2018.12.14 금
스시집 일 끝나고는 가게안에서 더이상 있고싶지가 않아서 마치자마자 바로 튀어나왔다. 결국 카페가기전 30분 겨우 빠듯하게 햄버거 먹고서 다시 출근했다.
스시집 사람들은 가면 갈수록 너무 심해진다. 캐셔인 나는 2시퇴근이지만 보통 1시면 손님이 딱 끊겨서 그때부터 소스담고 재고 정리&주문하고 음료 정리하고 홀 테이블 청소를 다하면 딱맞게 퇴근 할 수 있다. 그런데 어제오늘은 정말 너무 바빴다. 1시 반이 되도록 손님이 끊이지 않고 들어오는 바람에 해야할 일들을 다 끝내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물론 정신놓고 미친듯이 서두르면 겨우 어느정도 맞출 순 있겠지만 왜 그렇게까지 영혼까지 털어서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2시부터 5시까지는 손님이 한시간에 5명 들어올까말까 할정도로 한가한데 그시간에 정직원인 본인들은 다른거 해야할게 많다는 식이다.
어쨌든 2시가 되었는데도 프렙하는 알바생들은 퇴근하라며 보내면서 캐셔인 나한테는 말이 없다. 무언의 압박인 것이다. 땡하자마자 가려다가 그래도 음료라도 좀 채워놓고 가자싶어 뒤돌아서 정리하고 있는데 그사이 손님이 들어왔나보다. 매니저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손님왔다~”라고 한다. 그때 그냥 무시하고 옷벗고 나왔어야했다. 너무 기가 찼지만 줄서있던 손님들까지만 받고 아무말 없이 가게 나와서 화장실로갔다. 흥분 좀 갈아앉히고 다시 가게로 돌아가는길에 주방오빠가 박스를 잔뜩 들고 퇴근하는게 보인다. 오빠도 2시 퇴근인건데 가는 길에 쓰레기도 버리라며 쥐어 보냈나보다. 시키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이나, 이런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한국식 문화가 너무나도 화가난다.
가게에서 옷 후딱 갈아입고 밥도 안먹고 인사만 하고 나와버렸다. 카페가는 길 내내 생각했다. 당장 불만을 제기해서 들어주지 않으면 그만둬야겠다. 알바생들은 기본적으로 15분씩 일찍오게하고, 나같은 경우엔 어쩌다 프렙하는 날은 아직 속도가 느린걸 아니까 나때문에 피해 갈까 30분 자진해서 일찍 출근하고 있는데, 5분, 10분 퇴근시간 늦어지는건 너무 당연하게 생각을 한다. 내가 일하는게 맘에 안들고 이제 겨우 한달이지만 부족한 것 같아 싫다면 새로운 직원 뽑아서 처음부터 하나하나 다 가르쳐서 시키라고 해야겠다.
근데 신기한 건, 카페가는 길 20분 동안 딱 15분 화나고 그 이후로는 스시집 일은 머리속에서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카페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서 정말 오랜만에 엄마와 통화를 했다. 아직 2G폰을 쓰는 엄마는 동생한테 폰을 빌려서 통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걸고싶을 때마다 걸 수가 없다. 한국에서 택배 보내는 것 때문에 영상통화로 직접 물건들을 보면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엄마가 자꾸 폰에다 귀를 갖다대는 통에 한동안 귀를 보고 통화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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