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6] 친구가 뭔지...
2018.07.03 화
어제밤 알람을 안맞추고자는 바람에 늦게 일어났다. 어쩐지 게운하다했다. 버스시간을 보니 여유로워서 천천히 새로운 수업에 들어갈 준비를했다. 앤마리는 오늘도 내 눈치를 보며 회사갈 생각을 안했다. 아침먹으러 내려갔는데 앤마리가 Living room에서 나오면서 오늘은 학교 가냐고 묻는다. 내가 가든말든 지가 무슨 상관인지. 본인없이 집에 있는 꼴을 못본다. 저렇게 사람을 못믿어서야... 그래서 넌 회사 안가냐고 내가 물었다. 자긴 시간당 페이를 받는게 아니여서 상관없단다. 그치만 넌 아니지않냔다. 대답안했다. 아마 느꼈을거다. 식탁에 앉아 토스트를 거의 다 먹을때까지 함께 주방에 앉아있다가 집을 나섰다.
이번 반은 그래도 저번 Int2 반 보다는 분위기가 나았다. 한국인이 두명있긴했지만 나쁘지않았다. 오전 수업은 저번에 CV check 했던 선생님이 담당이었다. 내 양옆엔 뉴칼레도니아와 브라질 여자애였는데 둘다 넘 어렸다. 어디든 처음 우리반 친구들만한 사람이없었다ㅠ 넘 그립다ㅠ
오후 수업은 여자쌤이었는데 한국에서 5년 살다왔단다. 끝나고 친해질겸 한국어공부 어떻게했냐고 물으니 자긴 초등학교 학생들 가르치며 배운거라 초등학생 수준이란다. 그러면서 부리나케 가버린다.
그런데 내 바로앞에 조엘이 있었다. 망설이다가 말을 걸었다. 몇마디 나누다 금방 다음에 보자며 가버린다. 분명 내 자신없는 모습을 봤을거다. 하... 기분이 너무 가라앉는다.
Countdown가서 점심용으로 빵이랑 컵라면 몇개 사고 바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러갔다. 기다리는데 K-boy한테 연락이왔다. 일하는중에 쉬는 시간이란다. 얘도 매일 일만하고 많이 심심할거다. 나보다 더 우울할 것 같긴하다. 영어도 더 안되지, 학교도 일찍 끝내서 친구들은 더 없지, 매일 일만 빡세게하고 사람 만날일은 거의 없지.. 그래도 유일한 한국친구라 전화오니 기분이 살짝 풀린다.
집앞에서 지슬랭을 만났다. 고작 몇시간만에 만나는건데도 넘 반가웠다. 집에 들어오면서 헬스장 갔다왔냐길래 오늘 그럴기분이아니랬다. 그래서인지 저녁 기다리면서 혜영이랑 통화하는데 밥먹고 시내나가서 술한잔 하겠냐고묻는다. 재정상태가 걸렸지만 바로 콜했다.
기분은 가는길에 차안에서 지슬랭이랑 대화하며 이미 다 풀렸다. 아마도 친한친구들 다 떨어져있고 혼자인 기분이 들어서 우울했었나보다. 서울에 살면서는 혼자 하는거에 익숙해져서 뭐든 혼자하는걸 선호했었는데 그럴수록 더 외로워지고 힘들다는걸 여기와서 깨달았다.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되었달까. 잊고있었던 것 같다.
다나라는 한국인 지슬랭 친구와 다나의 또 다른 한국인 남자 친구가 이미 앉아있었다. 별로 맘에 안들었다. 전형적인 한국인 스타일이었다. 앉아서 별로 먹지도 않았는데 24달러 나왔다면서 가위바위보해서 몰아주기하잖다. 누가봐도 지들이 내기 싫으니까 머리쓰는거다. 걍 뿜빠이 하자고 했다. 난 소주 두잔먹은게 단데 5달러씩이나 내는것도 아까웠다. 앉자마자 나이 묻는것도 그렇고 완전 한국인이다.
혜영이랑 통화했을때도 정말 기운이났다. 최근에 뉴질랜드식 영어때문에 힘들었던거 다 털어놨더니 마음이 후련했다. 혜영이도 나와 같은 상황이었었다니 뭔가 위로받는 기분이들었다.
술먹는 내내 블라도랑 연락했다. 여자친구 일찍자고 심심했는지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연락이왔다. 어서 일을 구해서 돈을 벌어야 친구들한테도 맘껏 연락해서 놀자고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