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4 수
아직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안함을 느낀다. 현재까지 아주 원만한 관계로 지내고있는 사람들과도 문득문득 '관계가 나빠지진않을까?' '날 싫어하게되지는 않을까?'하고 걱정이되기시작한다. 이런 걱정을 가진채로 그 사람들을 만나게되면 분명히 티가나게되어있다. 상대방도 느낄테고.
왜 이런 기분을 느끼게되는지 생각해봤다. 지난번 일기에도 썼듯이 내가 내 자신에게 정직하지않아왔기때문에 발생하는 두려움이었다.
딱 두가지만 명심하고 사람들을 대하자.
1. 나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행동하기
2. 모든 사람들과의 대화를 진솔하게 하기 (사랑과 연민을 가지고 대하기)
점심시간에 폰을 봤는데 벨라에게 온 연락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 어제밤 새벽 2시 벨라만 안자고 침대에 누워 폰을 보고있는데 사키가 갑자기 방에 들어오더니 벨라방 화장실을 들어가려고 하더란다... 그러다가 벨라와 눈이 마주치자 다시 아무말없이 방을 나가 1층 화장실로 갔단다. 와... 그게 내방이었다고 생각하면 정말 소름이 끼친다. 내가 깨있던 안깨있던 상관없이 너무도 무서운 상황이다. 몽유병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벨라는 절대 아니란다. 자길 봤고, 오늘 아침 분명 기억을 하고서 미안하다고 사과까지했단다.
그치만... 나도 몽유병이있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방에 들어가서 중간에 갑자기 잠을 깼을 가능성도 있다. 어찌됫건 어떤 이유에서건 너무도 소름끼치고 무서운 상황이다. 쉐인에게 사키와 이야기해보라고했고 오늘 당장 문 잠그는 뭔가를 사러갈거란다. 내방꺼까지.
오늘은 스시집 inspection있는 날. 출근해보니 거의 다 끝난 상태였다. 진열대와 주방 내부는 장사를 할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ㅋㅋㅋ 거슬리는 물건들은 대부분 창고나 차에 실어놓고 진열대에 스시는 여기 손님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ㅋㅋㅋ 그래도 이렇게 1년 6개월마다 한번씩 대청소를 하게되니 그건 좋은 것같다. 뭐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지만.
ㅊㄹ이는 보면볼수록 참 일을 FM대로 한다. 이매니저도 마찬가지인데 서로 그런점을 싫어한다 ㅋㅋ
ㅊㄹ이는 유치원 선생님을 하다와서그런지 자꾸 자질구레하게 소일거리를 만든다. 규칙과 패턴을 만드는건 참 좋은 일이긴하지만 이렇게 바쁜 매장에서는 사실 더 비효율적일 수 밖에없는 것같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잠깐동안만 일할 알바생인데 굳이 나서서 책임질 일을 더 만들 필요는 없는 것같다.
이매니저가 오늘 나에게 월급을 올려줄테니 계속 여기서 일하면 안되냐고 딜을 해왔다. 내가 그만둔다고하니 이제서야 올려준다는 말을 꺼낸다. 또 이럴땐 한없이 다정하게 대한다. 여기계속 일해봤자 돈이야 더 벌겠지만 내 생활환경은 나아질게 없는게 뻔하다. 가는게 맞는 것같다.
마감하면서 나에게 ㅊㄹ이 욕을 한다. 고자질을 하듯 평소에 마음에 안들었던 부분을 나에게 일러바친다. ㅊㄹ이는 이것도 모르고 어떻게든 이 가게를 시스템적으로 더 낫게 바꿔볼까 애쓴다.
이매니저는 오늘도 마감 후 매장을 떠나는 사장에게 굽신거린다. 사장이란 나에게 돈을 주는 사람이고 나는 그만큼의 노동력을 주는 직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관계일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