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처음으로 윈야드점 출근한날!! 새벽같이 일어나야해서 좀 힘들었지만 새롭게 뭔가를 시작하는 기분에 상쾌한 기분이었다.
바다를 옆에 나란히 하고 열심히 걸어서 매장에 도착했다. 여기 윈야드점은 주위에 사무실이 많은 위치적인 특성상 커피도 함께 판다. 그래서 매일 아침, 커피머신에서 커피를 내려 한잔씩 하면서 미팅을 한다 ㅎㅎ
ㅇㅎ에게 스시 패킹과 몇가지종류 스시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 뉴질랜드와서 김밥 마는 기술까지 익히게 생겼다 ㅋㅋㅋ
오전 3시간이 후다닥 정신없이 흘러갔고 점심을 먹은 후 나머지 3시간 캐셔일을 배웠다. 마치고 카페가서도 새로 익혀야할게 태산인데 갑자기 이게 다 무슨일이람 ㅋㅋㅋ 기분좋은 스트레스다 ㅎㅎㅎ
아직 하루밖에 일하지않았지만 윈야드 점은 실비아파크랑 비교했을때 정말 깨끗하고 군더더기 없는 느낌이다. 손님들도 거의 대부분 직장인이라 젠틀하고. 다만 단점은 실비아파크처럼 손님들과 수다떨 시간은 주어지지않는다는 것 ㅠㅠ
너무 바빠서 캐셔 3시간은 정말 눈 깜짝하니 지나가버렸다. 마치고 폰을 확인했더니 카페에 Tev에게 문자가와있었다. 오늘 대신 내일 나와달란다. 직원한명이 아프다나뭐라나... 진짜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계속 이런식이면 좀 같이 일하기싫을 것 같다. 첫인상은 정말 좋았는데 제발 실망할 일 없기를...ㅠㅠ
운동이나 가야지하는 생각에 브리토마트쪽으로 향하다가 갑자기 전에 마커스가 말했던 아이스크림집이 생각이 났다. 대화내용을 찾아서 그집 이름을 알아냈다. 쭉 늘어선 바들 사이에 끼어있었다. 케익도 함께 파는 디저트가게였다. 카푸치노맛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ㅎㅎ 역시나 맛났다... 여유롭게 테라스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인증샷을 찍어 마커스에게 보냈다. 엄지척과 함께 ㅋㅋ
그러던 중 ㅇㅈ이에게 연락이왔다. 새로 시작하는 스시집이 ㅇㅈ이 사무실 근처라 다음에 시간될때 또 보자하고 헤어진게 그저껜데 이렇게 바로 보게될줄이야 ㅋㅋㅋ 카페 일 안가게되서 대신 ㅇㅈ이랑 또 수다떨게되니 좋았다.
근데 커밍아웃 이후로 다시 얼굴을 마주하려니 좀 어색한 감이 없지않았다. 마치 이성과 대화를 하는 듯한 기분...
만나서 얘기하는데 겉으로 보기엔 전과 다를것 없어보였지만 ㅇㅈ이에 대한 느낌이 확실히 달랐다. 예전엔 마냥 애같은, 좀 답답한 면이 있는, 많이 챙겨줘야할 것 같은 그런 아이였다면 오늘은 뭔가 좀 든든한 느낌?을 받았다. 커밍아웃 한 그날이었다면 동성애를 주제로 이것저것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계속 대화를 이어갔을텐데 오늘은 갑자기 그 주제를 꺼낼 수도 없어서 말도 꺼내지 않았다. 다음에 물어볼 기회가 있겠지 뭐.
ㅇㅈ이가 인턴하고있는 사무실에 들어가봤다. 구경시켜준다길래 어떤 사무실이길래 외부인이 이렇게 막 들어가도 되나 궁금했다. 그런데 와... 올라가보고 정말 문화충격을 받았다. 티비나 유튜브에서만 보던, 그리고 소문으로만 듣던 그런 오픈공간의 카페와도 같은 업무공간이 펼쳐졌다. 그냥 카페라고 해도 믿을만한 그런 곳이었다. 다들 자유롭게 수다를 떨듯 업무를 하고있었고 책상도 높이 조절이 가능해서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서서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집에서 키우는 개도 데리고와서 옆에 두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충격적이었다. 관광온 듯 입을 다물지 못하고 구경을 했다. 그땐 몰랐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동양 여자라곤 우리 둘 뿐이었는데 얼마나 눈에 띄였을까 ㅋㅋㅋ 대화도 내내 한국어로만 했는데 ㅋㅋ
키친공간에서 커피한잔을 (무료로)내려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뭔가 다시 IT 공부를 시작하고 일자리를 알아 보고싶은 의욕이 생기기 시작했다.
ㅇㅈ이는 사무실로 다시 돌아가고 나는 CBD로 가는 길 처음 가보는 길로 여유를 만끽하며 걸었다. 바다를 바로 앞에 둔 오피스텔들이 쭈욱 들어서있었다. 발코니를 통해 집 안이 들여다보였는데 정말 꿈만 같은 집이었다. 내 인생에 저런 집에서 한번 살아볼 수 있을까? 이래서 돈이 필요한거구나 새삼 느꼈다...
오전에 스시집에서 먹은 밥이 전부라 배가 정말 고팠지만 나름 운동을 열심히 했다. 하기싫은 마음을 이겨내고 마지막에 마사지받고 있는데 내 자신이 스스로 대견했다 ㅋㅋ
집에 도착하니 다들 놀란다 ㅋㅋ 이렇게 날 밝을때 집에 들어오는 내가 익숙하지 않은거다 ㅋㅋ (시간은 저녁 7시였지만 서머시즌이라 날이 밝았다.)
내 머리속에는 밥먹을 생각뿐이었다. 우동샐러드를 데워서 먹는 동안 사키랑 벨라가 말을 걸어도 귀에 들어오질 않을 정도로 흡입을 했다 ㅋㅋㅋ 이렇게 배고파서 허겁지겁 먹는 것도 오랜만이다 ㅋㅋ
6시 이후 단식의 약속을 지키기란 정말 어려운것같다. 우선은 최대한 7시를 넘기지는 않으려고 노력중이다. 암튼 이렇게 시간을 정해놓고 먹다보니 하루에 먹는 양이 확연하게 줄었다. 영양결핍은 없어야할텐데... 일단 해보고 살 좀 빠지기 시작하면 영양소도 생각하며 먹어야겠다.
오늘은 꼭 해야할 숙제가 있다. 바로 화장실청소. 샤워를 한 후 바로 해치워버렸다. 내가 아무리 화장실 청소를 안한다지만 사키는 정말 화장실을 더럽게 쓰는 것 같다. 왜 자기 쓰레기를 안버리고 방치해두는지... 그러면서 나한테 자존심 상하긴 싫어서 할말은 다 하고.. 어이가없다. 또 한번만 더 나한테 커피한잔 하자거나 작업맨트 날리면 관심없다고 직구 날려버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