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다이빙하고 받아온 텀블러에 물 받아 먹으려고 꺼냈는데 발견한 편지. 언제 또 이런걸 써놓고 갔는지ㅠㅠ 자그만한 두장의 편지지에 너무도 진심어린 내용들이 적혀있어서 너무 고맙고 또 한편으론 미안하기도했다. 나만 준비한거 아닌가, 나만 더 고생하는 거 아닌가, 도대체 얘는 뭘하는건가 속좁은 마음으로 짜증을 냈던 순간들이 다 스쳐지나가면서 왜 난 좀더 괜찮은 사람이질 못했나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이렇게 감사한 편지를 받을 자격이 되나 다시한번 돌아보게되고 내 모습들에 반성하게된다.
마지막날 숙소에서 너무 더워서 벌떡일어나 전기장판을 끄고 이것저것 했을때 그때 적고있었나보다 ㅋㅋ 씻고와서 정리하나보다하고 아무런 의심도 안했었는데 ㅋㅋㅋ 다른 어떤 물질적인 선물보다 나에대해 잘 아는 친구가 적어준 진심어린 편지한장이 몇백배 감동적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나의 단점에 대해 또 한번 깨닫게되는 순간이었다. 이런저런 소소한것들까지 챙겨주고 신경써주는 친구에 반해 왜 스스로 챙기지 못하나 불만을 가지고 평가하고 엄격한 잣대를 친구에게 들이밀었다. 마치 선생님이라도 된 마냥 작은 실수에도 꼬투리를 잡아 혼내키려고하는... 오히려 친구의 작은 배려들이 귀찮게 느껴졌고 마치 나를 어린애취급하며 믿지 못하는 것같아 그럴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
이건 빼도박도 못할 엄마의 영향이 분명하다. 어릴적부터 우리들에게 사소한 것들까지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며 완벽주의적이던 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있었다. 우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사랑과 감정적, 정신적인 깊은 공감은 전혀 없었고 전혀 모르는 남들에게만 배려심 넘치고 사람좋은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엄마. 그러면서 사소한 것들에 귀찮을 정도로 간섭을 하고 챙기려드는 모습이 우리에게는 가식적으로 느껴졌었다. 그런 엄마 밑에서 자라면서 나는 절대로 저런 엄마가 되지말아야지 몇번이고 다짐을 했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내가 바로 그런 사람으로 살고있었구나를 크게 깨달았다. 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친구에게 그러고있었던것.
과연 나는 바뀔수 있을까?
noopy00
2021. 4. 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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