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opy00 2021. 5. 3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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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an의 오토바이를 타고 푸드트럭에 일하러 올림픽 공원을 갔다. 한국의 백스코같은 큰 전시장에서 맥주 축제를 한다는데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컸다. 

 

Renan 덕분에 이런 큰 축제에서 일도 해보게되다니. 푸드 트럭 직원이다보니 길게 늘어선 줄을 지나쳐 당당하게 먼저 들어갈 수 있었다 ㅎㅎ

처음 해보는 일이고 엄청 작은 공간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다닥다닥 붙어있으려니 엄청 어색했는데 일 시작하고 러쉬 몇번 치고나니 금새 익숙해졌다. 
한국 직원에 한국인 사장이었으면 몇번이고 험한 말이 오갔을텐데 역시나 외국인들이라 전혀 그런게 없었다. 처음이라는거에 충분히 이해를 해줬고 각자 딱딱 맡은 바 열심히 일했다. 

4시반까지 엄청 바빴는데도 시간이 잘 안가는 느낌이었다. 4시가 되어 전시장 전체 브레이크타임에 들어가면서 좀 여유로워져서 푸드트럭 위에서 전시장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는데 내가 지금 여기에 있다는 사실자체가 정말 신기했다. 천명은 족히 넘어보이는 사람들 중에 아시아인이 단한명도 보이지않는다는게 이상하리만큼 신기했다. 도대체 그 많은 한국인 중국인들은 다 어디에있는 걸까? 스트라라는 한인 동네에 다 모여서 그곳을 벗어나지않는 걸까? 
호주에 와서도 나는 지금 외국인들 틈에서 일이라는 걸 하고있는데 도대체 카톡 오픈채팅방에 사람들은 왜 그리도 한인잡에서 벗어나지못하고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것일까.

브레이크 타임에 Renan과 같이 일한 네팔 여자애와 셋이서 같이 돌아다녔다. Renan은 나랑 둘이서 쉬고싶어하는 듯했지만 여자애혼자 두기가 마음에 걸려서 같이 다니자고했더니 왠지 심술난 듯 했다. 
네팔 여자애는 첨엔 엄청 차가워보였었는데 가까워지니까 엄청 수다쟁이에 낯가림도 없었다. 
걸어다니다 결국 벤치에 드러누워서는 네팔 노래도 듣고 커피를 꼭 마셔야한다며 카페에가서는 카드를 안가져와서 결국 Renan에게 얻어마셨다 ㅋㅋㅋ 카페에서도 내내 수다를 떨다 시간맞춰 나왔는데 Renan이 슬쩍 네팔 여자애 불평 하는 소리를 들었다. 말이 너무 많단다 ㅋㅋ 제대로 못들은척하긴했지만 별로 맘에 안들어한다는 건 예상했다. 

나머지 애들은 다시 일을 시작하고 Renan과 인사를 하는데 정말 어이없었던게 갑자기 나보고 헬멧 가져갈 생각 없냔다. 정말 진지하게.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라 내꺼도 아닌 헬멧을 도대체 내가 왜 들고가라는건지 정말 궁금해서 되물었다. 헤어지고서 생각해보니 의도를 알 것 같아서 너무도 괘씸했다. 자기가 두개를 다 들고 가기 귀찮으니 나보고 그 귀찮은걸 챙겨가라는 거였다. 이게 도대체 좋아한다는 여자한테 할 행동인가? 하.... 문화차이인건지 뭔지. 정말 얘는 아니구나싶은 생각이 더 들었다.

돌아가는 Train안은 사람들로 가득차 정신이없었다. 너무도 당연한 듯이 들으며가던 음악 소리는 알고보니 어린 청소년들 무리가 켜놓은 노래소리였다. Train안에서 팝이 흘러나온다는것 자체가 이상하긴 하지. 

푸드트럭 직원 찬스로 무료입장 가능한 특권과 즐거운 분위기 속의 붐비는 사람들 틈에서 막상 벗어나려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축제를 혼자서라도 좀 더 즐기다 갈까 생각했지만 무료인줄 알았던 관람차가 6불이나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빈정이 상한나는 맥주에 취미도 없기에 그냥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또,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존, 토히바랑 수다떨고싶기도했기에. 

역시나 집에오니 존은 영어 숙제를, 토히바는 방학을 맞아 빈둥빈둥 취미생활을 하고있었다. 
얘네랑 내 수준이 딱 맞는건지 수다떨고 노는게 너무 재밌었다 ㅎㅎㅎㅎㅎㅎ 

토히바가 갑자기 남자친구있냐고 물어서 좀 놀랬다. 뭔가 알고있다는 듯한 눈빛이어서 당황할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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