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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동성애자에 대한 내 생각

by noopy00 2021.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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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3 토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일어날때쯤 되서는 속이 너무 안좋아서 결국 두번이나 게워내고 말았다ㅠ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숙취 ㅠㅠ 어젠 블라도를 오랜만에 만나는 바람에 너무 신이났었나보다. 거기다 벨라만나서는 와인까지 마셨더니 속이 안좋을수밖에...
꼭 이렇게 다음날 아침일찍부터 일이 있을때 달려가지고 스스로 고생을 시킨다. 어제 일부러 화장도 안지우고 자서 후다닥 이만 닦고 출근을 했다. 오늘은 하필 마감에다 ㅇㅈ이랑 약속까지 있어서 내일까지 피로가 이어질 것 같다.

술이 덜깨서 헛웃음이 계속 나왔다. 어제 하루종일 영어로 대화한 영향이 술때문인지 오늘까지도 이어졌다. 어제 카페에서 일할 때 기분을 살려 손님들에게 더 친근하게 대할려고 노력했다. 이런식으로 일하면 정말 재밌게 일할 수 있을텐데 카페랑 비교하니 한국 스시집은 너무도 딱딱하고 기계적이다.

ㅇㅎ는 오늘 기분이 좋아보였다. 지난 주에 표정이 굳고 뭔가 고민있는 듯한 표정이었던 이유가 아마도 스케줄 조정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혼자서 이틀다 마감을 하면 너무 힘드니까 나랑 반반 하고싶었나보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고 싫다그러면 껄끄러워질테니 걱정이었을 수도...
솔직히 주말 마감 힘든거 아니까 하기싫었었는데 ㅇㅎ니까 하겠다고 했다. 일도 열심히하고 이기적이지도 않고 성격도 밝고하니까.

숙취가 쉽게 가시질 않아서 하루종일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마감까지 어떻게 버티나 괴로웠다. 그래도 ㅇㅎ가 5시 퇴근이라 거의 마감까지 도와주고 가서 힘들 덜 수가 있었다.
6시쯤 온다던 ㅇㅈ이는 7시를 5분 남기고서야 도착했다. 다행스럽게도 연어콤보가 남아 있어서 우동이랑 같이 할인해서 계산해줬다 ㅎㅎ

이제는 마감할 때도 그렇고 일할때도 ㅎㅅ오빠랑은 거의 말을 섞지 않는다. 득될 것도 없고 기분만 나빠지는 대화는 안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되서 딱 일적으로 필요한 이야기만 한다. 그런데 오늘 출근하자마자 ㅅㅊ오빠가 뜬금 없는 소릴한다. 내가 출근하기 직전에 예전에 내가 ㅎㅅ오빠한테 했던 말에 대해 대화를 하고있었나보다. 내가 ㅎㅅ오빠한테 30대로 보인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게 그렇게 듣기 좋았나보다. 사실 기억도 안났지만 37살이라는 사람한테 30대 같다고 한게 도대체 뭐가 특별한건가도 싶고 솔직히 이젠 별로 관심도 없었다.
기억안나는 듯한 내 반응을 보고는 정작 말했던 사람은 기억을 못한다고 ㅎㅅ오빠한테 또 쪼르르가서 말을 한다. 이런 얘길 이렇게 공개적으로 하니까 자기도 부끄러웠는지 당황하는게 보였다. 특히 요즘 나랑은 전만큼 가까운 사이도 아닌데 친한척 오진다...

 


어제 시티에서 만난 새로온 알바생이 결국 오늘까지만하고 안나오겠단다 ㅋㅋ 내 말 듣고 트라이얼하면서 직접 격어보니 알 것 같았나보다. 그런데 여기사람들이 그 친구에대해 이야기나누는거보고 또 한번 여기 한국사람들에 대해 어이가 없었다. 한국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외모가 어떤지, 자기들이 뭐라고 그렇게 판단을 해대는 걸까? ㅈㅎ오빠가 그 여자애를 별로 맘에 안들어했단다.(ㅈㅎ오빠가 뭔데?) 이유가 너무 뚱뚱해서. 참나. 정말 쓰레기같은 사람이다.

 


평소보다 조금 늦게 퇴근 후 ㅇㅈ이를 만나서 함께 스시로 저녁을 떼웠다. 스시를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이 보기좋았다. 푸드코트 문닫는 시간이 지나서도 앉아있었던 우리는 청소아줌마들에게 쫒겨나다시피 자리를 일어나야했다.
커피클럽으로 자리를 옮겼다. 고맙게도 ㅇㅈ이가 커피를 사줬다. 신나게 그동안의 수다를 떨었다. 어제 간 스트립바 이야기도 하고 서로 일얘기, 미래 얘기 등등... ㅈㅅ오빠 결혼 소식까지 ㅋㅋ
그러면서 ㅇㅈ이 말이 내가 한국에 있을 때랑 정말 많이 바꼈단다. 그전에 생각하면 완전 다른 사람같이 느껴진단다. 예전엔 늘 생각과 고민이 정말 많은 사람으로 보였었단다. 고민 할 때마다 하는 행동과 표정까지 기억하고서 말해준다. 신기했다. 이렇게 남에게서 나도 미처 알지못했던 내 모습을 듣는다는 사실이. 하긴.. 서울 생활하면서 특히 막바지로 갈 수록 생각 많다는 소리를 자주 듣긴했었다. 그때 당시를 생각해보면 여유라고는 전혀 없고 내 이상향과 말 그리고 행동이 전혀 일치되지않는 그런.. 행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서 늘 누군가를 쫓아가는 그런 삶을 살았던 것 같다. 내 삶도, 남의 삶도 아닌 삶을...
뉴질랜드 오고나서는 진정한 내 자신이 누군지 찾고 여유를 가지려 노력하다보니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을 단호하게 끈기 시작했다.

우리는 트레인 막차를 타기위해 급하게 뛰어서 올라탔다. 그치만 주말이라 막차가 아니었다 ㅋㅋㅋ 카페에서 좀더 이야기 나눌수있었는데 아쉬웠다ㅠ 얘길하니 ㅇㅈ이도 진심 아쉬워하길래 시티가서 더 시간을 보내기로했다.
내가 좋아하는 HQ bar에 갔다. 푹신한 쇼파는 다 치워져 있었지만 공기하나는 끝내줬다. 자리를 잡고 앉아 우리는 또 한참을 수다 떨었다. 주제는 뉴질랜드가 좋은 이유, 한국이 싫은 이유 등.

다시 버스 막차를 타러 가는길. 뜬금 없이 ㅇㅈ이가 자기 레즈라고 커밍아웃을 했다. 무슨말 하던 중에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장난치는거냐고 여러번 되물었다. 왜냐면 전혀 진지한 얼굴이 아니었기때문에. 여러번 진짜라고 대답하는 ㅇㅈ이... 갑자기 급 어색해졌다.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몰랐다. 그러면서 하는말이, 예전에 내가 엄청 무례한 행동을 한 적이 있단다. 여러 사람들 다 있는 자리에서 내가 ㅇㅈ이에게 레즈냐고 물어봤단다. 기억은 안나지만 너무 미안했다.

사실 누가봐도 레스같아보여서 오히려 레즈가 아닐거라고 단정지었던 것같다. 내 주변에 레즈가 종종 있기도 했었고 안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라서 더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꺼냈던 것같다.

커밍아웃을 한 ㅇㅈ이에게 솔직한 내 생각을 말했다. 나는 레즈에 대해 아무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다만 나는 이성애자이기 때문에 상대의 취향을 모르는 상태에서 동성애자가 이성애자에게 다가가는 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내 말을 듣고 ㅇㅈ이가 한 말에 또 한번 머리를 맞았다.

"언니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동성애자가 연애하기 힘든거야."

 

하긴.. 대한민국 사회에서 동성애자라고 당당하게 커밍아웃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들을 위한 커뮤니티에 일부러 찾아가지않는 이상, 이성애자들처럼 일상 생활을 하며 연애를 한다는건 거의 불가능이지않을까싶다.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는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인데 아직까지 한국에선 동성애자가 이성애자보다 사랑에 있어서 감수해야 할 것들이 너무 큰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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