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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아이엘츠 시험

by noopy00 2021.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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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공부 1도 안하고 아이엘츠 시험보는 날이 왔다. 분명 한국에서 미리 책도 다 받았는데 오늘 처음 펴볼줄이야.. 그래도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에 아침에 나가기전 잠깐 30분정도 보고 시험장에서도 봤다.
어제 밤에 일부러 빵도 따로 포장해놓고 컵라면도 챙겨놨는데 시티도착해서보니 포장해둔 빵도 놓고와, 젓가락도 빠뜨려... 도대체 어젠 왜 준비한거니? 휴...
아침에 햄&치즈 크로와상 먹고왔는데 부족했는지 12시 되기도전부터 슬슬배가 고파져왔다.
길치라 일부러 30분 일찍 도착했는데 의외로 엄청 찾기쉬운곳에 있어 덕분에 더 한참을 기다려야했다. 기다리는데 뭔가 감회가 새로웠다. 뉴질랜드라는 나라에서 내가 아이엘츠라는 영어시험을 치다니. 한국사람은 거의 볼수가 없었고 아이엘츠 시험을 볼 정도면 다들 어느정도 영어실력이 되겠다란 생각에 신기했다. 아직까지도 내가 영어로 외국인들과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실이 믿겨지지않나보다.

시험당일, 많이 늦긴했지만 시험치러가기 직전까지 열심히 책을 봤다. 12시가 되어 시험장에 들어가서 슬슬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공부를 하나도 안하고온 상태라 앞으로 장장 5시간 가량의 시험시간을 어떻게 버티나 막막했다. 그렇게 리스닝부터 리딩, 라이팅이 차례로 어떻게든 끝이 났다. 예전같았으면 수천번이고 뻔하게 나쁠 결과를 예측하며 진작에 포기하고 자괴감에 빠져 아무것도 할수없는 마비상태에 빠졌을텐데 “최선”이라는게 어떤것인지 깨달은 이후라서 문제풀고있는 이 순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스피킹 테스트만 남겨놓고 배가 너무 고파서 그냥 참을까하다가 한시간정도 텀이있어서 챙겨온 컵라면을 꺼냈다.
토요일이라 크리스찬이 밋업하러 시티 나온다는 걸 알고있는데 아무 연락이없어서 솔직히 하루 왠종일 신경이 쓰였다. 분명 어제는 시험어떻게 되가는지 알려달라고까지 해놓고 오늘은 문자하나없다. 심지어 내가 보낸 문자에 몇시간째 답장도없다. 날 좋아하는게 맞나싶을정도. 외국인인 얘도 밀당하는건가싶다.
일단 시험에 집중하자 다시 정신을 차렸다.

마지막 스피킹이 아마 최악이었던것같다 ㅋㅋ 너무 긴장을 하기도했고 뭐 준비가 하나도 안되있었던게 가장 큰 문제였다. 아마 가장 쉬운 난이도였을 것 같은 집에 관련된 topic이었으니까ㅠ
후련한 마음과 동시에 자괴감도 장난아니게들었다. 하루종일 답은 커녕 읽지도 않는 크리스찬 대신에 연락할 사람들 여기저기에 톡을 보냈다. 시험끝나면 기분이 엄청 좋을 줄 알았는데 망친것때문인지 크리스찬때문인지 스트레스지수가 엄청나게 올라갔다. 처음 가보는 스시집에가서 세일하는 맛없는 스시를 먹고있는데 길건너편에서 사야카와 얀이 보였다. 진짜 오클랜드는 좁은 것같다. 신이나서 뛰쳐나가 인사를 나눴다. 어디 좋은데 놀러갔다 오는지 사야카 패션이 딱 피크닉 패션이었다 ㅋㅋ 물어보니 나중에 밋업에 갈거란다. 파오, 파울라도 간다고. 에휴.. 씁쓸하다.

그러고 혼자 다시 스시를 먹는데 기분이 한층 더 나빠졌다. 분명 크리스찬에게 연락이올거라 생각하고 시험끝나면 연락해서 같이 저녁을 먹을까도 생각했었는데 하루종일 연락없고 혼자서 이런 맛없는 스시나 먹고있다니.. 내가 왜 고작 이런 남자때문에 이렇게 신경을 써야하는건지 짜증이났다.

옷도 챙겨왔겠다 헬스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한숨 잤더니 판뮤어역에 내려서 아주 잠깐 고민을 하고 닷 버스에 올라타버렸다. 내일 해야겠다ㅠㅠ
그사이 크리스찬에게 연락이왔다. 오클랜드 바깥에있는 바다에 놀러갔다왔단다. 시험 어땠냐고 한번 묻고는 별다른 말없이 또 몇시간만에 답장이온다. 그것도 단답으로;; 하... 진짜 별로인것같다. 이러는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날 행복하게 해줄 남자는 아닌것같다.

요즘 플랫애들때문에도 스트레스다. 침대에 누워 뻗어있는데 크리스찬에게 연락이왔다. 내일 뭐할거냔다. 운전연습을 미룰수가 없어 혹시 시간되면 도와줄수있냐고 했다. 사실 얘 없어도 혼자 할 수 있지만 이렇게 물어보기까지하는데 안볼수가 없어서 이왕하는거 같이하자고한거. 그런데 거기다 하는말, “I think so” 참나.. 내켜서 하는 대답이 절대 아니다. 내가 해달라고 부탁하니 “그럼 해줄게” 정도인거다.
으... 스트레스...

 


3시간 낮잠을 자고 밤 12시가 다되어 미국인 다니엘에게 연락이왔다. 얼마전부터 계속 영통하려고 시간 맞추고있었던 애다. 거의 1년만에 얼굴보고 얘기하는 거였다. 워낙 한국말을 잘해서 문자도 보통 한국말로 대화를 많이했었는데 전화도 역시나 처음부터 한국말 ㅋㅋ 참 신기한 경험인것같다. 특히 이제는 왠만한 영어는 다 알아듣다보니 이렇게 한국말 잘하는 외국인이랑 대화할때 상황마다 편한 쪽으로 한국어 영어 섞어쓴다는게 참 재밌다. 좀 어려운 표현을 써서 설명해야할땐 서로의 언어로 설명하고 ㅋㅋ 또 서로 다 알아듣고 ㅋㅋ
다니엘은 참 다 좋은데 자기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너무나도 공격적으로 비판하고 싫어하는 걸 넘어서 혐오한다는 것이다. 특히 나라에 있어서. 자기나라를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또 남이 미국 욕하는 건 정말로 싫어한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미국이 얼마나 우월하고 좋은 나라인지를 증명하려하고 다른나라를 엄청 비하한다. 가끔은 이런 얘길 들을때 불편하긴하지만 그외에는 참 열심히 살고 가치관이나 신념,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같은게 나와 비슷해서 멀이 잘 통한다. 자기 말로 인간관계가 그닥 좋지않아서 가족들 이외에는 이렇게 영통하는 사람이없고 이런 대화 나눌사람도 없단다.
너무나도 한국에서 살고싶어하길래 미국과 사회구조나 정치적인게 너무나도 닮아있는 나라에 왜 그렇게 오고싶어하냐고 팩폭을 했다. 예상치못했던 사실이었는지 좀 충격을 받은듯한 표정이었다. 다니엘은 나중에 한국에서 정치쪽으로도 관심을 두고있는듯했다. 참 목표가 큰 보통이 아닌애같다.
어쨌든 2시간동안이나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시간대를 살기위해 통화를 끊었다. 친구사이로 지내기에는 정말 좋은 애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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