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
점심 먹고 산책 중 문득 요즘같이 매일 똑같은 일상생활 속에서 이게 과연 내가 원하던 삶인지, 잘 살고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지금은 너무 평온하고 이런 삶에도 만족하고있지만 며칠뒤에 또다시 지루함을 느끼고 새로운 무언가를 찾기시작할게 뻔한걸 알기때문에 이대로는 아닌 것 같았다. 다사다난한 인생을 살아오면서 평화로운 삶은 나에게 평화롭다못해 지겨운 삶으로 느껴지는 걸까? 그토록 이너피스와 여유로운 삶을 원했으면서 정작 그런 삶이 주어져도 받아드리지 못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소유자인걸까?
즐겁고 활기넘치는 삶은 무엇일까. 몇달전, 길다면 길었던 해외생활에서 고향으로 오랜만에 돌아와 친구들을 만났을때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입가에 미소가 생길만큼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 내가 정말 좋아하고 즐거운 일이다. 한국을 떠나오기 힘들었던 이유중 하나이기도하다.
그렇다면 할머니는 어떨까. 할머니를 만나는 생각을 하면 친구들만큼 마냥 좋고 즐겁지만은 않았다.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인데 그말 한마디로 표현하기엔 너무나도 복잡한 감정이다.
좋아한다는 건 단순히 만나서 즐겁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은 거라면
사랑한다는 건 그보다 더 깊은 감정으로 좋아하는 마음과 동시에 싫고 마음에 안드는 부분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마저도 품고 이해하고싶어지는게 아닐까.
오랜만에 6시 기상해서 그런가 머리도 아프고 하루종일 제정신이 아니었다ㅠㅠ 왜자꾸 이러는걸까ㅠ 체력이 정말 약해진 것 같다. 뭔가를 하고자하는 의욕도 안생긴다. 이러다 다 놓아버리고 또 무너지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된다. 오늘은 집에가서 아무것도 하지말고 저녁도 먹고싶은거, 간식도 맘껏 먹고 보고싶은거 보면서 일찍자야겠다.
힘든 몸을 이끌고 겨우 퇴근해서 집에 왔다. 씻지도 않고 바로 눕고싶은 기분이었지만 일단 밥부터 먹었다. 끝방언니가 저녁으로 라면을 먹었는지 온 집안에 라면 냄새가 가득해서 유혹을 뿌리칠수가없었다ㅋㅋ 라면 끓이는데 언니가 나와서 잠깐 이야기도 나눴다. 가운데방 친구랑 둘이 친한 줄 알았는데 어디간줄도 모르고있었다. 그래서 집주인 아저씨한테 들은 이야기를 해줬다. 한국 들어갔다가 대구 들르는바람에 입국을 못하고있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면서, 돌아오면 안되는거아니냐며 난리다. 언니네 회사는 이번주부터 재택근무 시작이라는데 부럽다ㅠ
저녁 먹고나서 퍼질러 쉬고싶은거 분명 후회할것같아서 겨우겨우 씻고 설거지도 끝냈다. 그래도 힘들다고 예전처럼 다 놓아버리지않고 작은 것부터 할수있는건 한다는게 대견스럽다 ㅎ
오늘 낮에 컨디션도 안좋은데 기분까지 안좋았던 이유가 생각났다. 홈히카리 관리자 사이트 개발이 끝나고 테스트 기간인데 설화씨 뿐만 아니라 파견회사 사장님까지 모두 홈히카리 프로젝트의 공을 안부장님께 돌리는걸 보고 소외감과 허무함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부장님이 기획부터 시작해서 서버구축 등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다 만드신건 인정하지만 나를 완전 투명인간 취급하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같은 회사 직원이었더라면 존재자체는 인정을 해주지않았을까싶다.
기술력에 대한 인정에는 큰 욕심이 없지만 내가 만든 무언가가 누군가에게 도움이될수있다는 것이 정말 큰 보람인데 왠지 오늘은 프로그램 만드는 하나의 작은 기계 부품이 된 기분이었다.
내가 기획하고 내가 주체가되어 프로젝트를 진행할수있는 무언가를 하고싶다. 꼭 웹개발이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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