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난줄 알고 아침에 잠깐 공부좀 하고 출근하려했는데 시간 계산 잘못해서 밥도 겨우 먹고 출근했다.
아침부터 천둥번개치고 난리였다. 덕분에 스시집 도착할때쯤엔 신발이 다 젖어버렸다. 카페도 일하는 날인데 이 젖은 발로 하루종일 어떻게 버티나 걱정됬다.
오늘도 뭔가 스시집에서 몸이 엄청 가볍게 느껴졌다. 일도 이제 좀 익숙해져가는 듯하다. 아직 암산하는건 많이 느리지만 ㅋㅋㅋ
퇴근 후 날이 거짓말처럼 좋아졌다. 햇빛이 내리쬐는 뽀송한 날씨 덕분에 바다보고 앉아서 신발과 우산, 젖은 양말을 말렸다. 카페도 평소보다 1시간 늦게 출근이라 딱이었다. 고기잡이 배에서 남자 둘이 생선 손질을 하면서 대가리를 물에 던지면 갈매기가 날아와서 그걸 주워먹었다. 열댓마리의 갈매기들이 배 주변을 날고있었는데 유독 덩치가 큰 갈매기 두마리가 다른 갈매기들이 직접 구한 생선을 굳이 위협해서 뺏어 먹고있었다. 덩치도 좋고 직접 충분히 구할수있을텐데도 왜 굳이 약탈하는 걸까 ㅋㅋ
카페 앞에 도착했을때 시간이 10분정도 여유가 남았다. 스카이 타워 앞에 크리스마스라고 꾸며져있길래 처음으로 들어가서 구경했다. 마침 성가대(?)에서 크리스마스 노래를 부르러 나왔다. 여름이라 그런지 정말 크리스마스 느낌이 1도 나질않는다 ㅋㅋ
마일라와 바이런이 퇴근을 하고 오늘도 마사와 둘이 일하는 날이다. 카페일도 이제 좀 많이 익숙해진듯하다. 물론 아직 잘 못알아듣고 음료 레시피도 100% 다 외운건 아니지만 일단 테브랑 같이 일을 안해서그런가 마음이 너무 편안하다 ㅋㅋㅋ
마사는 내년 4월까지만 뉴질랜드에 있다가 일본으로 돌아갈거란다. 아무한테도 말 안한건데 일본 여행사에 취직이 되어 뉴질랜드는 계획보다 조금 일찍 떠나게될거란다. 내년 4월이면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벌써부터 아쉬워할 필요는 없겠지. 그사이 더 친해질 수도있고 뭐 또 계획이 변경될 수도있는 거니까.
내가 영어가 자유롭지 못하다보니 친해지고싶어도 마음만큼 쉽지가 않은것같다.
퇴근시간쯤 되서 바이런이 또 카페로 들어왔다. 정말 여기 카페를 좋아하는 것 같다 ㅋㅋㅋ 오늘은 손님이 별로 없는 날이라 할것도 다 했고 그냥 수다나 떨고 있었다. 바이런은 원래 엄청 바쁠줄알고 도와줄 생각으로 온거란다.
8시가 되서 이미 일은 마쳤지만 더 놀다가고싶어서 라떼아트 연습을 했다. 바이런은 우리한테 계속 뭔가 알려주고싶어한다 ㅋㅋ 마사는 그래도 일을 더 많이 해서그런지 나보다 조금은 더 능숙하게 아트를 만들었다. 내가 만든건 Nuclear라고 이름을 지었다 ㅋㅋㅋ
퇴근 후 바이런과 처음으로 함께 걸어가게됫다. 바이런 영어 엑센트도 정말 알아듣기 힘들다. 알고보면 문법도 다 틀려서 더 알아듣기가 힘들다 ㅋ 시간이 지나면 또 점점 익숙해지겠지.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 헤어지려는데 나한테 질문이있다며 한국인들은 헤어질때 어떤식으로 인사하냔다. 자기네 나라들은 친구들끼리면 허그나 볼키스나 아님 손인사를하며 친근함을 표현하는데 여기 사람들이랑은 그렇게 인사하고 싶어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서 그럴 수가 없단다. 나는 동양인이라 더 그렇게 느껴졌을 것 같다. 내가 포옹하고 헤어지자고 했다.
나도 아직 외국생활에 적응하려면 멀었나보다.
오늘은 집에서 애들을 마주치는게 좀 껄끄러웠다. 오전에 집주인이 방문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와서 우리집 화장실을 보고 한마디했었단다. 그래서 청소가지고 쉐인이 단톡방에 공지를 한 상태라 사키랑 최소 한번은 청소가지고 얘기를 해야만 했다.
집에 도착하니 애들 전부 거실에 있었다. 바로 내 방으로 올라가고싶었지만 그래도 참고 쇼파에 앉아 다같이 이야길 나누었다. 한참동안 안부같은 가벼운 얘길 나누다가 쉐인이 갑자기 우리들한테 전할 뉴스가 있단다. 나는 속으로 올 것이 왔구나 했다. 그런데 왠걸.. ㅋ 소식은 바로 벨라가 임신을 했다는 것이다! 어쩐지 어제 밤 벨라가 자기 방에서 거실에 있는 쉐인을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었는데 그게 바로 테스트기 확인하라는 거였던거다.
아직 엄청 초기라 함부로 막 축하해주기도 뭐해서 별말을 하진 않고 파티 열자고만 했다. 한달정도 지나서 안정기 접어들고나면 선물같은거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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