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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D+51] 전 여자친구와의 재회

by noopy00 2020.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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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8 일

 

지슬랭이 나오미랑 완전히 정리하러 만나러 가는데 나보고 같이 가잖다. 나오미는 현재 로토루아에 있단다. 어차피 딱히 할것도 없고 따라 가기로했다.

확실히 외국인이라 다르긴한가보다. 헤어진 여자친구와 아무렇지않은 듯이 만나서 이야기나누고. 속으로야 어떨진모르겠지만.
나오미는 정말 괜찮은 사람같았다. 끼리끼리만난다고 지슬랭이 좋은 사람이니 3년씩이나 함께 만난거겠지.
둘이 어떻게 3년씩이나 사귄건지 모를정도로 성향이 정말 달랐다. 뉴질랜드에 함께 워홀 오면서 프랑스에선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되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졌다고한다. 역시 여행을 한번 가보면 확실히 서로의 성격이나 가치관, 추구하는 것을 알게되는것같다.

나오미랑 처음 만나서 인사하는데 그렇게 어색할 수가없었다. 지슬랭이랑 둘이 오랜만에 만난걸텐데도 만나자마자 양 볼에 키스를 하며 인사를 한다. 나에게도 다가오길래 악수를 해야하나 어찌해야하나 망설이는데 얼굴과 상체를 들이밀길래 나도 볼에 키스를 해야하는줄 알고 나오미 볼에다 내 볼을 갖다댔는데 그냥 가볍게 포옹만 하면됬나보다. 어정쩡하게 포옹도 키스도 아닌 인사가 되버렸다. 한국인으로서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과 인사하는 것도 참 쉽지 않다.

 

레드우드 트레킹하는 중에 K한테 전화가왔다. 한국애들은 왜 이렇게 뉴질랜드 생활을 지루해하고 뭘하며 보내야할지 잘 몰라하는걸까? 난 주말 이틀도 부족할 정도인데 얘네들은 주말이 제일 싫단다. 지루해서. K는 일하던 곳을 그만뒀단다. 그 이유가 같이 일하던 한국인 매니저 누나가 자기 뒷담화하는 메시지를 자기한테 잘못보내는 바람에 다음날 바로 그만두겠다고 했단다. 그러게.. 한국인들이랑 많이 알고 지내서 좋을 것 하나 없는데 말이다. 한국사람도 성격봐가면서 친하게지내야지..

저녁시간이 한참지나 집에 도착했다. 다행히 앤마리가 저녁을 준비해줘서 그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지슬랭은 저녁안먹고 또 나간단다. 최근들어 밤에 나가서 안들어오는 일이 잦다. 지슬랭이 나간 후 한참을 지슬랭 전여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지슬랭이 데이트하자그러면 어쩔꺼냐고 묻는다. 생각해본적 없다면서 대답을 안하고 있으니까 뭐든 대답해보란다. 나쁠건 없을거같댔다. 정말 지슬랭을 남자로 생각해본적이 없어서 어떨지 몰랐다. 그치만 평소에도 그랬고 오늘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많은 얘길 나누면서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나와 비슷했고 사람을 대하는 방식도 내가 추구하는 것과 같았다. 앤마리가 무슨 생각으로 우리 관계를 보고 질문한건진 모르겠다. 아마 한국의 여느 아줌마들 처럼 젊은 남녀를 보고있으니 둘다 젊은 날이 아깝다고 생각해서 던져보는 말이었을수도.

원래 다음주 일요일에 이사나가려고했는데 앤마리말로 내가 머물수있는 날이 토요일까지란다. 오늘 로토루아에서 지슬랭, 나오미(뉴질랜드 도착하고 한동안 지슬랭과 함께 여기서 머물렀었다.)와 앤마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나서인지 마음이 마냥편치가 않았다. 이 집에서 함께 지내면서 단 한번도 앤마리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한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지슬랭 입에서 안좋은 말이 나왔고 나에게도 앤마리 좋냐고 직접적으로 물었다. 적잖히 충격이었다. 어쩐지 어느순간부터 지슬랭이 앤마리를 형식적으로만 대하는게 느껴졌었는데 아마 중간에 나도 모르는 어떤 계기가 있었던 것 같다.

오늘 하루종일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와서 그런지 집에와서 미드를 보는데 평소보다 더 잘 들리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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