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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이젠 내 나라같은...

by noopy00 2021.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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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지슬랭과 같은 집에서 자고 일어나니 아침에 기분이 색달랐다.
오늘따라 애들이 전부 일찍 나가서 오전엔 우리둘뿐이라 좀더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오늘 하루 더 자고 가는 줄 알았더니 오늘은 아마 친구랑 같이 있을 것 같다며 짐을 다 챙겼다.

시티까지 태워다 준대서 같이 아침을 먹기로했다. 윈야드 스시집 옆에 있는 레스토랑이 생각 났다.

시티가는 동안 오랜만에 차안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ㅎㅎ 예전엔 참 이렇게 자주 대화 나눴었는데.. 4달이 정말 순식간이기도 했지만 긴시간이기도 한가보다. 정말 신기하게도 참 편했다. 외국인이란게 믿겨지지 않는다. 물론 여기서 사귄 대부분이 친구들이 다 그렇긴하지만.
학교다닐때 친구들이랑 연락하냐고 서로 물었다. 지슬랭 친구들은 거의 대부분이 자기네 나라로 돌아갔고 그나마 있는 몇몇의 친구들은 자기 온댔는데도 아무 말이 없단다. 좀 서운한듯하다.

 


함께 먹은 브런치는 비싸긴했지만 정말정말 맛있었다. 이런 로컬 식당에서도 이제 아무렇지않게 들어와 먹고 정말 많이 변했다ㅎㅎ 우리나라인냥 마음 편해진 것도 그렇고 크게 부담 안느끼고 사먹을 수 있을 만큼의 경제적인 것도 그렇고 ㅎㅎ

만 하루정도 같이 있으면서 지슬랭이 나에게 내내 했던 소리가 꼭 남섬에서 살아보라는 것이었다. 아마 정말 만족할 거라고. 얘기 들어보면 정말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온 듯했다. 여기보다도 더 릴렉스할 수 있고 사람들도 좋단다. 내 생각에도 나와 잘 맞을 것같다. 하지만 만약 4달 전 지슬랭이 함께 가자고했을때 무작정 따라갔더라면 난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았을 것같다. 내가 계획한 것이 아니었고 당시엔 내가 원하는 것도 아니었기때문에. 아무리 좋은 것들을 하고 좋은 것들을 본다고한들 내가 진짜로 하고싶은것이 따로 있는 이상 지슬랭이 느꼈던 행복만큼 즐겁진 않았을 것같다.

 

 

요즘 매일같이 보는 스카이타워


스시 일을 마치고 카페로 향하는길.. 어제 너무 패닉이어서 잘못하면 짤릴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에 오늘은 정말 최선을 다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자존심이고 뭐고 다 버리고 해야지했다. 사실 그건 자존심도 아니고 아집이다. 로마에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피고용인으로 들어가는 입장에서 내 생각은 아무것도 중요한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지금까지는 뭐든 내가 생각했을때 아니라고 생각되면 일단 내 식대로 밀어부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다. 20살 이후로 알바든 직장이든 늘 그런 마음가짐으로 일을 해왔었는데 잘못된 것이라는 걸 이제서야 깨닫는다.
나보다 더 오래 그 자리에서 일해온 사람이 맞다고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고 맞을 확률이 높다. 만약 틀리다하더라도 우선 처음에 일을 배우는 입장에선 일단 시키는대로 배워야한다. 그리고나서 일이 익숙해졌을때쯤 그래도 아니라고 생각되어진다면 윗사람에게 말을해서 내식대로 수정을 하던가하는게 맞는거였다.

오늘은 정말 최대한 집중해서 빠르게 움직이려고 노력했다. 사실 오늘도 실수를 꽤하긴했다. 중간중간 애들이 정색하는걸 보기도했다ㅠㅠ 무서웠다. 이러다 날 자르는건 아닌가하고ㅠ

 


일끝나고 도서관에가서 카페관련해서 공부를 했다. 레시피랑 빵 메뉴들 등등...
도서관이 일찍 문을 닫아서 일찍 집에 들어왔다. 집에선 벨라와 쉐인이 와인한잔 하고있었다. 쉐인이 기말고사같은걸 쳤는지 축배를 들고있단다. 나도 함께 앉아 술대신 차를 마셨다. 사키가 그걸 듣고서 내려왔다. 이해할 수 없는게 왜 항상 내가 없을땐 자기혼자 시간을 보내다가 내가 와서 셋이 얘길 나누고있으면 내려와서 함께 술을 마시려하는 걸까? 내가 오기전에도 벨라랑 쉐인은 계속 거기있었을텐데... 커플 사이에서 술먹자고 말하는게 어색해서 그러나?
나는 요즘 사키랑 자리를 함께하는게 어색해서 오늘 사키가 내려오자마자 표정이 굳고 말수가 확 줄었다. 의도하지않았지만 더이상 수다떨고싶은 마음이 사라지고 피곤이 몰려와서 어쩔 수가없었다.

 

 

울집 뒤뜰에서 술마시는 벨라


엄마랑 통화하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새롭게 시작한 알바얘기, 실비아파크 스시집 사람들 비정상적인 이야기, 마커스 얘기, 경제관념얘기, 어릴때 울집 얘기, 등등. 갈 수록 이야기가 심도깊어지자 나보고 철학자되려고그러냔다 ㅋㅋㅋ 알렉스 유튜브가 생각났다 ㅋㅋㅋ
그래도 오랜만에 이런 깊은 얘길 하고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ㅎㅎㅎ

 

 

(+) 2021.03.15

사키는 나랑 한집에 살면서 어떻게든 대화로 잘 풀고 친해지려고 했던 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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