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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두번째 한국술집

by noopy00 2021.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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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좀 일찍 잤는데도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었다.
그래도 최대한 빨리 새로운 일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 그치만 그릇도 깨고... 포장해준 비닐봉지가 찢어지는 바람에 샐러드도 다 터지고... 여러가지 실수들이 잦았다.
매니저한테 혼나기도했다. 어제 퇴근 후 비닐 갈아져있는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렸다고. 실비아파크에선 늘 그렇게 해와서 아무 생각없이 한거였는데 여긴 엄청 예민한가보다. 그래서 그러려니하고 네~ 대답했는데 거기다 한마디 더 붙이는 매니저... “아니 일 센스가 그렇게 없어?” 참나 ㅋㅋ 거기에 못참고 실비아파크에선 원래 그렇게 해서 한거라고 해버렸다. 물론 할필요없는 말이었다는건 알지만 너무 기가 막혔다 ㅋ 애들 다 듣는데서 그 한번 모르고한 실수가지고 내 사정은 들어보지도않고 센스 운운하는게 결국 이매니저랑 다를 것 없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근데 웃겼던건 내가 혼날때 다른 애들이 갑자기 조용해졌다는거 ㅋㅋ 분위기가 갑자기 싸해져서 좀 의외였다.

퇴근하고 밥먹고나서 급하게 카페로갔다. 다행히 밥먹을 시간은 있다는거 ㅎㅎ
오늘 커피 레시피 테스트하는 날이라 가는 길에도 계속해서 되뇌였다. 딱맞춰 도착하니 오늘은 바이런이 안보이고 어제 잠깐 봤던 동양인 남자가 있었다. 이름이 마사였던가?
테스트는 무사히 잘 마쳤다 ㅎㅎ 어제 열심히 외운 덕분이다 흐흐^^
오늘도 6시까지인줄 알았는데 금요일이라 바빠서 7시반까지 해달라고했었단다. 근데 어쨌든 결국은 8시 넘어서 일을 마칠수있었다. 이렇게 바쁜데 혼자서 어떻게하나 싶을정도였다.
베이커리쪽도 배워서 더 정신없었다ㅠㅠ 오후에 같이 일한 로리라는 여자애는 좀 까칠해서 무섭다. 말도 테브에 비해 엄청 빨라서 알아듣기도 힘들고 내가 잘 못알아들으면 친절하게 한번더 설명해주기보다 짜증부터 내는게 얼굴에 드러난다. 근데 사실 사람은 정말 첫인상과 나중에 느끼게되는 성격이 다르다는걸 너무 잘 알기에 처음부터 판단해버리고싶지는 않다. 정말 친절하고 매력있는 테브도 나중에 실제 모습은 어떻게 다를지 모를일.

이번주부터 카페일을 시작했지만 도대체 나는 페이를 받을 수 있는건가 물어보지도 못하고 계속 찝찝했는데 오늘 드디어!!! 마칠때 일한 시간 적으라고 했다 ㅎㅎㅎㅎ 이제서야 마음을 한결 놓을 수 있을 것같다. 일 배우는 거라 좋긴했지만 그래도 무보수였다면 좀 여기 카페 사람들에대한 인상이 안좋아졌을듯..ㅎ

폴이 사장인 것 같다. 낮에 퇴근하고 가는데 좀있다 테브가 밖에 스포츠카좀 보라고 하길래 봤더니 운전석에 폴이 있었다. 테브가 폴을 좀 동경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안지 얼마되진 않았지만 테브는 돈에대한 욕심이 있는 사람같다.

일을 마치고 바로 윈야드 스시집 사람들 회식하고있는 kuro로 갔다. 뉴질랜드 오고나서 한국식 술집은 여기가 두번째.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했다. 궁금증도 잠시, 그냥 뉴질랜드 속 한국인들의 세상이었다.
즐거웠다. 사람들이랑 안면 트고 좀 편해질수있는 기회였다. 그치만... 단점도 분명있었다. 그동안 여기와 외국인들이랑 부대끼며 살면서 느끼지못했던 한국인들의 술문화.. 역시나 다들 끝까지 달리자는 분위기였고 택시를 타고 가는 한이 있더라도 더 놀다 가라며 강요했다. 술도 몇번이고 잘 못마신다고 말했는데도 왜 안마시냐고 강요했다. 결국 술도 거절하고 자리도 일찍 떠났기때문에 분위기가 순식간에 깨졌다. 이것 또한 한국인 문화... 정말 이제는 적응이안된다.

집에가는길 소리라는 애와 같은 방향이라 같이 버스타도 가는데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나이 26정도인데 2년제 대학 졸업후 지금까지 계속 여행만 다니면서 살고있단다. 이탈리아 남자친구와 함께 앞으로도 쭈욱 여행다니면서 살다가 30살때즈음 한국이든 어디든 정착할 생각이라고. 생각이야 얼마든 바뀔수있는 거지만 일단은 목표가 확실해서 참 부러웠다.

이번 한주는 정말정말 길었다. 새로운 일을 두개씩이나 시작해서 그렇겠지. 그렇지만 스트레스하나없는 한주였다 ㅎㅎ 일이 점점 익숙해져가면 또 기계처럼 생각없이 움직이다 일주일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날이 오게될수도 있겠지. 매번 이렇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위해 극도의 긴장감속에서만 산다면 지금이야 괜찮지만 결국에는 스트레스받는 날이 오긴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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