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2 수
일 때문에 스트레스 안받으려고 요즘 계속 마인드 컨트롤하는데도 쉽지 않다.
스시 집 일만 끝나고나면 정신적으로 너무 지치는게 느껴진다. 그렇게 윈야드점 좋다고 극찬하던 ㅇㅎ도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지 오래다. 나도 이제 더이상 매니저, 부매니저랑 일 말고는 말 섞기 싫어서 퇴근하고 밥먹을 때도 일부러 구석에 앉아 먹는다.
일은 엄청 빡세게 쉴틈없이 시키면서 중간중간 잔일거리도 캐셔한테 다 시켜먹는다. 시간을 분단위로 쪼개서 사용한다는게 뭔지 알 것같다. 같이 일하는 알바들조차 틈만나면 날 시켜먹는다. 손님만 없으면 캐셔는 노는 줄 아나보다. 2시 퇴근 시간이 되어서도 프렙직원들한테만 하던거 두고 그만 퇴근하라고하면서 캐셔인 나한테는 아무 말이 없다. 이전 알바생들은 눈치보면서 퇴근시간 지나도 무료봉사로 더 해줬는지 몰라도 나는 시간되자마자 알아서 유니폼 갈아입으러 들어갔다. 손님오든 말든 핫푸드가 나오든말든. 내가 할만큼 다 했으니까.
밥먹고나서 가려고보니까 버려야할 박스가 아직 잔뜩 쌓여있었다. 평소에 그렇게 상식밖으로 일 시키고, 감정 쓰레기통으로 취급하지만 않았어도 내가 버리고가겠다고 나서서말했겠지만 그냥 인사하고 나와버렸다.
스시집을 나온 순간 스시집 일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이제 카페 일을 생각해야했다. 그래도 다행인건 오늘은 마사랑 바이런고 함께 일하는 날이라서 어제보단 스트레스가 덜 할 것 같다.
6시 퇴근이라 일찍가서 내일 오전출근 대비해 일찍 자려고 생각 중이었는데 갑자기 오늘 저녁 스카이타워 앞에서 추모식이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1,000명이상 모일거라는 말에 혼자 일해야하는 마사가 좀더 해달라고 부탁하길래 8시 반까지 있게됬다. 러쉬 걱정이 되었는지 테브가 퇴근할때 쯤 잠깐 들렀다. 어제 이후로 테브가 계속 좀 껄끄럽다. 내 기분탓인지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것 같아서 신경이 쓰인다. 추모식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고 카페에 있던 손님들도 모두 추모식을 보러 밖으로 나갔다. 테브, 바이런, 마사 모두 일을 멈추고 추모식을 구경하길래 나도 잠깐 보고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테브가 날 부르더니 추모식보지말고 카운터에 집중하란다. 진열대도 엄청 더러워서 계속 치워줘야한다면서 방금 자기가 다 치웠단다. 너무 어이가 없었다. 방금전까지 본인도 같이 추모식 보고있었으면서..
기분이 급 나빠져서 뭐든 해야겠다싶어 싱크대 기름때 청소를 했다. 진짜 너무 서러워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 이런 기분은 20대 초반 이후로 오랜만이다. 그래.. 매니저급 직원들이랑 알바 나부랭이가 같을 순 없겠지.
생각해보면 이게 다 내가 영어가 부족해서인 것 같다. 내가 말만 잘했으면 이렇게 억울할 일도 없을 거고, 나를 일 못하는 멍청이로 생각하지도 않을테니까. 날 무시하는 것 같은 기분 때문에 더 서러웠던 것 같다. 영어공부 더 열심히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내 기분을 알아챈걸까, 마사가 갑자기 내일 퇴근 시간을 묻더니 끝나고 같이 한국식당가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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