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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연애 실패 원인

by noopy00 2021.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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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도 캐셔보는 나

2018.12.13 목

 

 새벽부터 일어나 카페로 출근했다. 카페 일 시작 후 처음으로 피크타임에 일을 해보니 잠도 덜깬 상태에서 정말 힘들었다. 거기다 카미 일하는거 보니까 이 카페 일하는 스타일을 이제야 좀 알 것같았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다들 손님 한명, 한명과 편하게 대화를 나누고 농담도 하면서 마치 친구대하듯이 반겨준다. 그 중 인형같이 귀엽게 생긴 칠레인 카미는 유독 좀 심하다싶을 정도로 술집에서처럼 끼를 부려댄다. ㅋㅋ 신기했다.
 왠지 모르게 일을 하면 할수록 내 자신이 초라해져가는 기분이 든다. 평소 놀 때는 외국인들이랑도 아무렇지 않게 어울리고 거리감 같은건 전혀 못느꼈는데 여기선 좀 다른 것같다. 일적인 관계라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현지인 잡은 여기가 내 인생에 처음이니까 당연히 어색하고 서투를 수 밖에 없는거라고 스스로 위로했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 질거라고.

 10시가 넘은줄도 모르고 일하다 급하게 테브에게 말하고 퇴근했다. 바로 스시집으로 뛰어가야했다. 이미 카페에서 한바탕 정신을 다 쏟고나서 또다시 정신없는 세시간을 보내야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힘들었다. 배도 고프고 잠도오고ㅠㅠ

 

재미있는 놀이 중인 학생(?)


 정신없는 3시간이 지나고 또 다시 카페로 향했다. 정신을 리프레쉬하고, 한인잡 모드에서 키위잡 모드로 마인드를 다시 세팅했다. 오늘은 마사랑 일마치고 저녁먹기로 한 날. 끝나고 놀 생각에 즐겁게 일하고 있는데 퇴근 준비 중이던 테브가 갑자기 내일 오전 10시에 비지니스차 중요한 단체 고객들이 오는데 실수하지 않으려면 오늘 저녁엔 다들 다른 약속 잡지말고 일찍 들어가서 쉬란다. 와... 진짜 소름돋았다. 늘 느끼는거지만 테브의 눈은 왠지 모든 것을 다 꿰뚫어 보는 듯하다. 나랑 약속 있는걸 마사가 이미 바이런한테 말해서 바이런이 테브한테 말한 건 줄 알았지만 나중에 마사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말한 적 없단다. 테브는 좀 보통사람이 아닌 느낌이다... 아니 여기 애들이 좀 다 그렇다...

 그래도 혹시 몰라 바이런에게 오늘 저녁에 시간되면 같이 놀지 않겠냐고 슬며시 떠봤는데 예상외로 너무 당황해 해서 내가 더 당황스러웠다. 평소에 나보다 더 마사랑 친하게 잘 지내는 것 같길래 좋아할 줄 알았는데 너무 당황스러워했다. 직원들끼리 개인적인 자리를 왜 가져야하냐는 그런 느낌이었다.

 

 오늘은 마사가 쉬는 날이라 바이런이 마감을 했다. 퇴근때까지 날 기다려준 마사와 함께 한국인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좀 걷다가 술한잔하러 비아덕트 근처 바에 들어갔다. 무조건 신분증을 보여줘야하는데 잊어먹고 안가져오는 바람에 진짜 어쩔 수 없이 내 나이를 공개하고 말았다ㅠㅠ 마사는 24살... 역시나 어렸다.
 나이를 알고나서그런가 대화 주제 찾기가 힘들게 느껴졌다. 내가 나이를 먹어서인지는 몰라도 인생얘기, 철학얘기, 꿈얘기하는게 즐거운데 마사에게는 아직까진 연애얘기, 여자얘기가 제일 흥미롭나보다. 과거얘기, 첫사랑 얘기, 이성에게 호감을 사려면 어떻게해야하는지 그런 얘길 자꾸 꺼내길래 크게 관심은 없었지만 나름 흥미롭게 들어줬다. 예전엔 그렇게 재밌기만 하던 이야기가 이제는 흥이나서 내 얘기를 하지 못하는걸 보면서 진짜 많이 바꼈다는걸 느낀다.

 그래도 마사와 대화 중에 하나 배운건 있다. 거의 매번 내가 먼저 고백하거나 적극적으로 마음표현을 하는 편인데 사귈 때도 있지만 무언의 거절을 당할 때도 많아서 이제는 너무 지친다고했더니, 앞으로는 절대 먼저 고백하지말란다. 그건 남자의 일이라고 생각한단다. 그리고 중요한건 내 관심사에서 100 중에 80은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나머지 20만큼만 그 상대에게 관심을 주라는 것이다. 남자들은 Independent한 여자를 좋아한다고. 많은 남자들의 이상형이 자신의 엄마같은 여자라면서. 지금껏 속으로만 생각해왔던 것을 이렇게 남자에게 직접 들으니 제대로된 연애 못하는 원인이 확실해졌다.

 

라떼아트 계속해서 실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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