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이별

by noopy00 2021. 3. 31.
반응형

 이번 주면 실비아파크 스시 일도 마지막이다. 지긋지긋했는데 막상 끝이라고 생각하니 시원섭섭하다. 이매니저랑도 미운정이 들었는지 아쉬웠다. 알고보면 참 불쌍하고 안된사람인데...

마감하면서 이매니저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연휴때 보너스 많이 받으시겠다는 말을 시작으로, 뉴질랜드에 있으면서 여기 말고 다른 곳에서 일해본 적 있으시냐고 물었더니 여기가 처음이란다. 한국에 있을 때도 식당일 같은건 해본 적이 없었다고. 30대에 영어도 안되는 상태에서 처음와서 이 곳 사장님을 만나 그 후로 쭉 함께 하신 것같다. 한국에서도 험한 일 한번 안해보셨는데 처음에 정말 많이 힘드셨겠다는 나의 말에, 한숨을 쉬시며 그땐 정말 하루에도 몇번씩 하늘을 쳐다보셨었다고. 그렇게 악마같이 굴던 사람도 사연을 들어보면 참 마음이 아프다. 그때 하늘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지 나는 상상도 못하겠지.

매번 뜨내기로 오는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여기 사람들은 어떤 기분일까? 한명, 한명 매번 정을 주지는 않을테고, 모두가 같은 무게로 기억 속에 남지는 않을텐데. 나는 과연 어떤 사람으로 남겨 질까?
 만남과 이별에 언제쯤이면 익숙해지고 담담해질까?

 


 날이 길어 퇴근하고 8시가 다되어 집에 도착했는데도 밖이 환하니 너무 좋았다. 아직도 하루가 많이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이다. 한국에서 받은 택배를 이제서야 모두 정리하고 방 청소도 좀 했다. 쓰레기를 챙겨 현관 바로 앞에 있는 분리수거 통에 버리려고 나갔는데 순간적으로 나도 모르게 잠금장치를 누르고 문을 닫아버렸다... 젠장... 습관이 이렇게나 무섭다.
 핸드폰이고 지갑이고 아무것도 들고 나오지 않아서 그냥 무작정, 외출 중인 벨라와 쉐인이 집에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ㅠ 우리 타운 하우스 단지 내에 있는 공용 수영장에 가서 시간을 떼우기로했다. 수영장에 발도 담그고 수영장이랑 어이져있는 농구코트장도 왔다갔다하다가 문득, 사키 생각이 났다. 혹시 집에 있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에 현관문으로 가서 벨을 눌렀다. 한참을 누른 끝에! 드디어 사키가 나왔다.ㅠㅠ 와 사키 얼굴이 이렇게 반가운건 처음이다.

 


 오늘은 벨라와 쉐인의 결혼기념일이다. 그래서 저녁에 다같이 거실에 둘러앉아 둘의 결혼식 날 찍은 비디오를 봤다. 인도네시아 전통 결혼식이었다. 외국생활 하면서, 또 외국 친구들과 함께 살면서 좋은 점이 이렇게 다른 여러 나라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다가 결국 너무 졸려서 먼저 올라왔다.. ㅋㅋ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