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사키와 마주칠 때면 정말 곤욕스럽다. 적당히 인사정도만 해줬으면 좋겠는데 지나치게 이것저것 사적인 부분까지 질문이 끊이질 않는다. 그것도 정신없고 바쁜 아침 시간에... 사람이 다 내 맘같지 않은건 알지만 내가 이렇게 단답으로 대꾸하고 기분나쁜티를 내면 대충 눈치 채고 그만할 법도 한데. 질문하는 것도 늘 똑같아서 저게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가?싶다. 그저 형식적이고 뻔한 질문들을 왜 하는걸까.
오늘의 스시집은 어제보다도 더 한가했다. 어젠 그래도 청소라도했지 오늘은 그마저도 할게없어서 멀뚱멀뚱 서있어야했다. 결국 참다 못해 내가 먼저 한시간 일찍 퇴근하겠다고 말해버렸다.
한시간동안 뭘할까 생각하다가 결국 카페에 일찍 가기로했다. 원래 지난주 테브가 2시까지 와달라고 한거 한시간 늦췄었기에 오늘 대신 일찍 갔다.
마사와 함께 일하는데 늘 느끼는 거지만 마사는 참 일할 땐 일만한다. 그래서 처음엔 과묵한 스타일인 줄 알았는데 술마실때랑 너무 다른다. ㅋ
ㄹㄴ언니 집에서 송년회가 있는 날. 카페에서 케익 잔뜩 사들고 타카푸나로 갔다. 한국인들끼리 송년회라니 정말 한국에 온 것같은 기분이다.
한국인 플랫은 처음으로 가보는거였는데 우리 집이랑 비교하니 정말x1000 깨끗하고 쾌적했다. 거기다 방 한칸을 멀티룸으로 꾸며놔서 진짜 무슨 한국 신혼집에 온 기분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일찍 도착해서 이미 점심을 다같이 먹고 멀티룸에서 VR을 하며 놀고 있었다. ㄹㄴ언니가 늦게 온 나를 위해 남겨놓은 음식들을 내주었다. 메뉴는 월남쌈과 매밀국수. 일하면서 중간중간 빵을 먹은 탓에 그다지 배가 고프진 않았는데 오랜만에 먹는 한국 음식이라 정말 맛있게 먹었다. 월남쌈에는 피망, 사과, 아보카도, 양파, 무순, 토마토, 파인애플만 넣고 마치 비건푸드처럼 먹었는데 이렇게 맛있는 월남쌈은 처음 먹어보는 것같았다. 그렇게 한참을 먹고 배가 불러올 때쯤 ㄹㄴ언니가 깜빡했다며 월남쌈안에 넣을 치킨과 햄을 뒤늦게서야 꺼내준다. 뭐.. 없어도 맛있게 먹었으니까.
밥을 먹고 뒤 늦게 나도 멀티방에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 VR하며 노는 걸 구경했다. 이렇게 집 안에 멀티룸으로 꾸며놓고 간식거리랑 게임기랑 세팅해놓으니 너무 좋은 것같다. 뉴질랜드 오기전 한국에서 막 성행할 때 하고싶었지만 같이갈 친구가 마땅히 없어서 못해본거다. 막판에 나도 한 게임 해봤다. 촌스럽지만 처음이라 소리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 이게 뭐라고 왜 이렇게 무서운건지.. ㅋㅋ 한참 집중해서 하다 VR을 벗어보니 방 안이 휑하다. 내가 게임하는 동안 다들 치우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나보다. 나 왜 여기와서 이런 취급 받고 있는 걸까. 갑자기 현타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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