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일하는 내내 너무 괴로웠다. 크리스찬 생각이 날때마다 요동치는 내 감정때문에 울고싶었다. 아니, 울었다. 괴롭고 내 자신이 답답하고 슬퍼서.
이유를 알고싶었다. 도대체 무슨 감정인건지, 왜 난 항상 남자때문에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건지. 계속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물어서 답이 나온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럴 수가 없다. 결국 답은 내 스스로가 찾아야하고 생각하다보면 분명 찾을 수 있을거란 확신이 있었다. 예전에도 그런적이 있어서 믿고있었다.
스시집에서 러쉬 치기 바로 직전에 신기하게도 그 해답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이 괴로움의 원인을 찾고나니 갑자기 좋아지면서 머리가 쨍하니 맑아지는걸 느꼈다. 잠깐 스친 해답을 잊지 않으려고 머리속으로 계속 되뇌였다. 그러다 더 바빠지기 전에 버리는 영수증 뒷면에다 틈틈히 써내려갔다.
크리스찬과의 지금 이 상황이, 만약 내가 먼저 싫어서 관계를 끝내는 상황이었더라도 과연 이만큼 힘들었을까? 아니었다. 나는 사랑받기를 갈구하고 있었다. 내가 좋다며 먼저 다가왔던 사람이 갑자기 태도가 변해버렸을 때 나는 마치 내 존재자체가 버림 받은 듯한 기분에 고통스러웠다. 이것도 결국엔 엄마와의 관계에 연관이 있었다. 조건부적 애정을 주었던 엄마 밑에서 언제나 사랑을 갈구해왔다. 그러다 우연히 조건이 맞았다거나 엄마의 기분이 좋을때, 그토록 원했던 애정을 쏟아내 주었고 그제서야 마음의 안정을 느끼고 나 또한 사랑의 감정표현을 마음껏 할수 있었다. 문제는 이러다 어느순간 예고없이 마치 모르는 사람인냥 싸늘하게 돌아서는 엄마의 태도에 어떻게해야 다시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Despirate한 감정을 늘 느껴야했다.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엄마에서 남자로 대상만 옮겨왔을 뿐 여전히 나는 애정결핍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좋다던 사람이 냉정하게 돌아설때, 그 문제의 원인을 항상 나에게서 찾았고 그럴때마다 자기비하와 함께 내 자신이 싫어졌다.
그런데 이건 결코 나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건 오히려 그 남자의 문제였고, 단지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일 뿐이었다. 내 연애가 왜 항상 실패로 이어졌던건지 이유를 알았다.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들이 내가 좋다며 다가왔을때 나 또한 그들에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마음을 줬던 것이다. 한마디로 잘못된 선택을 했던 것이다.
내 가치는 남들에게 평가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그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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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이라는 새끼랑 오늘 카페에서 한바탕했다. 나보고 아직도 꽁해있냐는 말에 내가 이성일 잃었던 것 같다. 내가 우습나보다. 어떻게든 이성을 찾고싶었만 내맘대로 되지 않았다. 감정이 주체되질 않아서 정말 치사하게 굴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새끼한테는 더욱더 이성적으로 대처해야하는건데...
앞으로 같이 일하는 동안 어찌해야될지 모르겠다. 스시를 빨랑 그만두고 카페를 오전에만 할 수 있으면 정말 최상인데...
기분나쁜 마음을 가득 안고 헬스장으로 갔다. 열심히 운동하고나면 좀 괜찮아지려나...
아직까지는 문득 크리스찬 생각이 떠오를때면 조금 마음이 아팠지만 전보다는 확실히 괜찮았다. 참을만했다.
운동을 끝낸 후 버스를 타려는데 문자가왔다. 지난번 Te atatu에서 봤던 집의 메인태넌트였다. 그날 바로 다른 집 구했다고 답장을 했었는데... 혹시 괜찮으면 페북 친구해도되냐고 묻는다. 내가 마음에 들었나보다.
머리속에 여러가지 생각이 왔다갔다했다. 이번에도 내 외모만 보고, 나에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관심을 표해온다. 너무 속이 뻔하다. 애초에 기대감을 주고싶지가 않아서 거절의 의미로 페북 안한다고했더니 본인의 인스타 아이디를 알려준다. 사진을 둘러봤다. 역시나 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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