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두번째 Flatting

by noopy00 2021. 4. 14.
반응형

기다리지 않기도 다짐을 했었지만 결국 크리스찬의 연락을 기다리며 반나절을 뒹굴거리는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다. 나갈준비 다해놓고서 몇시간째 침대에 누워 게으름 피우고있는데 일본인 플랫에서 집보러 오라고 연락이왔다. 오전에 쉐인이 이번엔 내 빨래가지고도 뭐라고하길래 너무 열이받아서 사야카에게 받은 일본인 사이트를 보고 연락을 돌렸었다.
늦은 오후인데도 해가 엄청 밝고 따가웠다. 처음 간 플랫은 동네가 정말 맘에 들었다. 시티랑도 엄청 가깝고 근처에 분위기 좋아보이는 bar들이 많아서 다 가보고싶었다. 집자체는 그저그랬다. 일본인들 사는 곳 치고는 더러웠고 거실 천장 대부분이 커다랗게 구멍이 뚫려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일본인과 방을 쉐어해야한다는것.
1층에는 큰 강당같은게 있었는데 거기서 세미나도하고 랭귀지익스체인지 같은 밋업이나 뮤지컬도 한다고해서 정말 끌렸다.

 

 


집을 보고 나와 시티쪽으로 천천히 구경하며 걸었다. 동네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었다. 건물들도 다 유럽풍에 딱 기분이 해외 여행중인것같았다. 이렇게 좀 자주 여유를 즐겨줘야겠다ㅠ
걷다보니 전부터 항상 들어가보고싶었던 공동묘지가 나왔다. 햇빛 쨍쨍한 날인데도 묘지에는 나무가 울창해서 어두컴컴하고 습했다. 크게 무섭지는 않았는데 오히려 중간에 거미줄이 내 몸에 휘감겨있는걸 느끼고 비명을 질러버렸다 ㅋㅋㅋ

어쩌다보니 시티 중심까지 30분이 걸려 걸어왔다. 아직 날은 한창 밝고 집엔 들어가기싫은데 뭘 할까 고민하다 일단 저녁먹으러 버거킹을 갔다. 핸드폰 배터리는 점점 닳아가고 보조배터리는 없고... 카페가서 충전하며 책이나 읽을까 하다가 문득 오늘 아침에 봤던 또 다른 플랫이 생각났다. 시내에서 서쪽으로 꽤 멀리 떨어져있는 곳이었는데 답답한 내 기분탓이었을까.. 멀리 완전 새로운 분위기를 경험해보고싶었다. 폰으로 겨우 게시글을 찾아내 연락을 했더니 다행히 바로 답이왔다.

Te atatu 라는 완전 생소한 오클랜드 왜곽 지역으로 가는 길은 또한번 여행의 기분을 느끼게해줬다. 오클랜드 시내 랜드마크가 저 멀리 바다건너 보이고 호수 근처 공원엔 거위와 여러종류의 새들이 바글바글하고 푸른 들판엔 말들이 풀을 뜯어먹고있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풍경을 한참 지나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니 바로 앞에 집이었다.

집으로 들어서서 사람을 부르고 안으로 들어갔더니 플랫메이트들이 온통 남자뿐이어서 엄청 당황스러웠다. 그것도 20대 초중반쯤밖에 안되보이는 일본애들... 어이가 없어서 웃음밖에 안나왔다 ㅋㅋㅋ
집은 꽤 괜찮았다. 깨끗했고 방도 싱글룸에 큰 침대였다. 다만.... 현재 남자애가 쓰고있는데 냄새가 빠질려면 꽤 걸릴듯했고 아무리 외국이라지만... 같은 동양인들끼리 남자 셋에 혼자 여자로 같이 산다는건 좀 많이 불편할것같았다ㅠ 애들은 다 참 착해보였는데...
같이 살면 재미있을 것 같긴했다. 나이들이 다 어려서 노는거 좋아하고 주말마다 서핑을 간다니 가끔 같이가서 배우고 놀고하면 또 다른 추억을 쌓을 수도 있을것같았다. 흠... 그치만 여러모로 불편한게 엄청 많겠지..

 

반응형

'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가치  (0) 2021.04.15
유이와의 마지막 날  (0) 2021.04.15
마이 송별회  (0) 2021.04.13
오래된 친구  (0) 2021.04.13
지금 이 순간  (0) 2021.04.1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