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기복이 정말 심한 것 같다. 분명 아침만해도 기분이 나쁘지않았다. 무료 팬케익도 잘 먹고, 어떤 투어 일행들만 먹을 수 있는 식빵도 토스트해먹었다. 그리곤 방에 올라와서 ‘조른’(?) 이라는 내 아랫침대 애랑도 기분좋게 이야기를 나눴다. 코크 통아라고하는 뉴질랜드에있는 작은 섬에서 온 마오리란다. 생긴건 브라질이나 통가 사람같이 생겼다. 전혀 마오리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신기했다. 뉴질랜드에서도 못만든 마오리친구를 호주에서 만드는건가!
아침에 찾아둔 멜번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카페로 가는길 기분이 다운되려고하길래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노력했다. 일자리 안구해지면 어쩌나하는 걱정보단 아직 모르는 거니 구해지는 쪽으로 생각하고 안구해지더라도 여행할 시간 많아지는거니 괜찮다고.
카페는 소문만큼이나 북적였다. 앉을 자리는 커녕 주문하기도 힘들 것 같아 일단 나와서 근처를 돌아다녀봤는데 왜 다들 멜번, 멜번하는지 알것같았다. 건물들은 계획도시같이 일정하게 잘 설계되어 지어져있었고 도로도 엄청 널찍하고 교통체증따윈 없을 것같았다. 또 반대로 골목들은 아기자기하니 너무나도 힙하고 느낌있었다. 사람들은 다들 패셔너블한 느낌. 시드니도 큰 도시지만 멜번은 뭔가 좀 더 현대적이고 예술적인 느낌이랄까?
결국 스타벅스를 찾아들어갔다. 멜번 스벅은 시드니보다도 훨씬 깔끔하고 넓었으며 콘센트도 여러자리에있어서 좋았다.
카페에선 일자리 구하고 계획도 제대로 세우고 메일 정리도하면서 노래까지 흥얼거릴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너무 집중해서 일자리를 알아보다보니 시간이 벌써 3시가 다되어가고 있었다. 그때까지 아침에 먹은 팬케익과 토스트가 전부여서 배가 고프다못해 아파왔다. 하는 수 없이 카페를 나와 식당으로갔다. 일자리구하기가 어렵다는걸 깨닫고 이렇게 계속 사먹었다간 금방 한국으로 돌아가야할 것 같았다. 요리는 죽어도 싫기때문에 시드니에서부터 생각했던 파스타 대량으로 만들어 재워두는 방식을 써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마트로 바로가려다 배가 엄청 고픈상태여서 필요없는 것도 다 지를것같아 식당부터 찾았다.
페퍼런치라는 곳이었는데 한인 식당인줄 알고가서 영업 스타일이며 메뉴며 맛에 감동하다가 일본식당인걸 뒤늦게 깨달아서 좀 아쉬웠다 ㅋㅋ
마트가서 재료를 다 사고보니 약 15,500원.
파스타, 토마토소스, 다진고기, 브로콜리, 레드빈, 양파, 마늘, 버섯.
10인분은 나올 양이었다. 그럼 한끼에 1,550원!!!
대박이다.... 요리가 성공해야되겠지만...ㅠ
집으로 돌아가는길 급 기분이 우울해졌다. 분명 카페에서 초집중하여 할것도 다 하고왔는데 뭐가 이렇게 우울한건지... 아마도 친구가 없는게 가장 큰 이유같다. 멜번은 너무나도 예쁜 도시이지만 시드니에서처럼 친구가 없다는게 살고싶다는 확신을 안생기게한다.
숙소로 돌아와 주방엘 가보니 딱 저녁시간때쯤이라 사람들이 부글부글했다. 방으로 올라와 침대에서 시간을 좀 보내다 8시가 넘어서 주방으로 향했다.
그시간에도 주방은 사람들이 넘쳐났고 요리하는 내내 짜증이 나서 죽는 줄 알았다. 안그래도 요리하는거 세상 귀찮은 일인데 10인분 파스타는 처음해보는 데다가 주방이 너무 불편했다. 자리잡는데도 한참, 불쓰는데, 싱크대쓰는데, 물쓰는데도 절대 원할때 바로 사용할 수가 없었다. 무조건 다 기다려야했다. 요리를 모두 끝내고 나서도 계속 불안했던게 워낙 사람들이 많이 들락거리고 손도 계속 음식위로 오가다보니 음식에 뭐라도 들어갈까 겁났다. 움직이는 것조차 힘든 주방이었다.
그래도 1시간이 걸려서 드디어 10인분 파스타를 만들어냈다!! 그렇게 귀찮아하던 요리를 내가 해내다니.... 이렇게 기특할 수가없다.
맛은 역시나 없었지만 치즈랑 핫소스 사서 뿌려먹으면 그나마 괜찮을 듯하다 ㅎㅎ
그나저나 일자리 연락은 왜 이렇게 안오는 걸까? 내 번호에 문제가있나 생각이 들 정도로 시드니에서부터 어째 연락이 한군데도 안올수가 있는지... 그래도 시드니랑 다 합쳐서 10군데는 넘게 넣은것같은데...
단톡방이 오늘 잠깐 활발해졌다. ㅅㅇ네 집이 어제 불에 탔다는 것. 거기다 ㅅㅇ어머니께서 돌발성난청으로 병원에 입원중이시고. 그러다 부모님이 병원에 입원하지면 지원금 나간다는 말이 나왔고 거기에 드디어 참고참아왔던 곗돈 얘기를 꺼냈다. 좋은 타이밍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왜인지 모르겠지만 오늘이 아니면 힘들것같다는 생각에 말 나온김애 해버렸다. 역시나 거기에 대답하는 사람들은 정해져있었지만 그래도 일단 내 생각을 전달했다는 것에 만족한다. 최소한 나중에 계모임 빠지고싶을때 이유정도는 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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