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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생활 2020 ~ Current/...일기

루틴

by noopy00 2021.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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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드디어 불금!!! 오늘 하루만 열심히 보내고나면 3일 연속으로 쉰다 ㅎㅎ 
어제 좀 늦게 잠든 바람에 피곤했지만 저녁에 밋업 나갈려고 일찍 일어나 밥은 못먹어도 꽃단장을 하고 출근했다.
요즘 출근 길 지하철 역 바로 옆에 빵집에 들러 빵과 커피를 사들고 출근한다. 사무실에 정수기도 없어서 집에서 챙겨온 카누도 못먹는다ㅠㅠ

오전에 ppt 작업 하고 점심엔 ㄷㅇ씨와 라멘집을 갔다. 그래도 나름 같이 들어온 동기라고 편하게 이야기나눌 상대가 있어 너무 좋다 ㅎㅎ 
내가 카페 좋아한대서 근처 카페들 눈여겨 보고 다녔다면서 마카롱 맛있는 카페를 소개해준다 ㅎ
울 회사가 파견직이라 언제 떠나갈지 모르지만 오래 붙어있었으면 좋겠다 ㅎㅎ

오후에는 개발 환경 세팅을 했는데 퇴근시간이 넘어서까지도 못끝냈다. 6시반 땡하자마자 퇴근할려고 맘 설레며 기다리고있었는데 불금은 커녕... 평소보다도 훨씬 늦게 퇴근했다ㅠㅠ 하....
안부장님은 가족도 있으신데 외로우신건지 뭔지 나를 붙잡고 거의 30분넘게 수다를 떠셨다. 밋업은 커녕 집에라도 빨리 가서 쉬고싶었는데 뜬금없이 둘다 자리에 선채로 서로 호구조사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계획과 월급까지 물어보셨다. 순하고 참 사람좋아보이기는 하는데 자꾸만 일본인들 앞에서는 다이조부하면서 뒤에서 욕한다는 이야기를 강조하시는게 당하신게 많으신건지 아니면 본인도 그런 스타일이라는 건지 알수가 없었다. 

 

 

그러고보면 12년도 처음 회사 생활 시작했을 때랑은 정말 많이 바뀐것같다. 일하는 태도부터 시작해서 사람 대하는 자세까지. 
예전엔 아무 생각 없이 전공따라 외삼촌 덕분에 편하게 IT 회사 들어와서 죽어라 야근 시키는 회사 욕만하고 실력은 없으면서도 나와 맞지 않은 일이라는 핑계(?)를 대면서 공부는 안하고 업무시간엔 늘 딴생각뿐이었다. 어차피 야근할꺼 근무시간엔 놀자면서... 그렇게 시간을 낭비했던 것같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었는데...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그때까지만해도 아직 타인의 관심과 사랑에 목말라 애기처럼 정에 매달리기만했던 것같다. 가족도 친구도 아닌 그들이 나를 거둬줄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 그나마 날 조금 좋아해서 친해진 사람들에게 그들의 자식처럼 당연하다는 듯이 배려와 희생을 요구했었다. 타지에서 아는 사람 한명없이 회사사람들에게만 목메었던 것 같다.

지금은 일이됬든 사람이 됬든 나에게 주어진 일은 책임감을 가지고 다하고 남에게서 무언가 기대하기에 앞서 내 앞가림은 내가 해야한다고 생각하면서 살고있다.



퇴근 후 집에 들어오는 길에 시간이 벌써 9시여서 아무것도 먹을 순 없겠지만 긴 주말을 위해 장이나 보려고 마트를 들렀다. 비싸도 나를 위해 몸에 좋고 맛있는 걸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결국엔 돈을 안볼 수가없어서 몸에 좋은 건 몇개 못사긴 했지만 비축 식량을 잔뜩 사고나니까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집에 들어가는 길 다 닳은 내 구두굽 쇳소리를 들으며 느긋하게 걸어가는데 허무하기도 하면서 뭔가 평온한 기분이들었다.

집에 도착해서는 장본거 정리를 하면서 냉장고 위쪽과 서랍장 청소를 했다. 해야지해야지 하면서 평일엔 오자마자 씻고 자기 바빠 주말만을 벼루고 있었는데 기분 꿀꿀한 김에 해치워버렸다.
일주일 열심히 회사 생활하고 주말에 딱 집안 일 하는거 이런 패턴이 생기는 것도 참 좋은 것 같다. 지금껏 살면서 강박적인 엄마 밑에서 커온 탓에 패턴같은건 일부러라도 다 깨버리려고 노력해왔는데 34살인 지금 내 인생은 또 달라지고있다. 
매주 토요일 마다 오전엔 일주일동안 밀린 집안일 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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