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07 화
아픈거 핑계로 침대에 누워서 뒹굴거리다 점심때쯤 급히 일어나 시티갈 준비를 했다. 거실로 내려오니 벨라가 일어나 세탁기 돌리고있길래 같이 우동먹겠냐고 함께 준비해서 먹었다. 어제 일본친구들이 가져온거 ㅋㅋ 같이 먹으면서 이전 flatmates들 이야기를 했다. 참 세상엔 신기한 사람들이 많구나.. 집을 렌트해서 flatmates 구해 함께 사는건 정말 피곤한일이겠구나싶었다.
이번 주말에 일마칠때쯤 쉐인이랑 같이 날 데리러와서 같이 한국인 식당에 가기로했다. 노는 약속은 여기 외국에서 정말 중요한 것 같다 ㅋㅋㅋ
카페에서 유이를 기다리는데 아스카랑 무쯔미가 각자 따로 먼저왔다. 미키에게도 오늘 저녁 뭐하냐고 연락을 해놓았다. 아스카가 오늘은 자기 미드보며 공부할 수 있다길래 일단 유이 오기 전까지 하고있자는 생각에 먼저 시작했다. 역시 애들이 어리니까 미키랑 비교했을때 배우는 속도가 달랐다. 진짜 나중에 한국돌아가게되면 영어를 가르쳐야되나.. 가르치는게 내 적성이랑 정말 잘 맞는것같다. 어떤 일이든 힘든 부분이 있는데 어떤종류의 고통을 견디고 싶냐고 묻는다면 나에게있어선 단연 강의준비인 것같다. 한국에서 아주 잠깐동안이었지만 강사 일 해본 것이 참 많은 도움이 되는 것같다. 영어 스터디도 물론.
뒤늦게 유이가 도착했지만 아스카해주느라 유이는 해주질 못했다. 바로 일을 가야했기에. 대신 수다를 떨었는데 데이비드라는 예전에 유이가 좋아했던 콜롬비아 남자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나와 첫 만남부터도 정말 맘에안드는 애였는데 여자친구가 있으면서도 유이를 가지고 놀았다. 거기다 이번엔 돈까지 빌려달라고했단다 ㅋㅋ 유이가 싫다고하니까 이번엔 갑자기 사랑한단다 ㅋㅋㅋ 어이가없다... 아무리 19살이라지만 너무 생각없이 사는거 아닌가?
유이한테 미키는 왜 안왔냐니까 오늘 하니한테 음식해주기로했단다. 그런가보구나하는 와중에 미키한테서 온 메시지보고서 미키에게 좀 실망했다. 하니 말은 하나도없이 정말 미안하다며 자기 목이 오늘도 여전히 아프다며 오늘은 패스하겠단다. 왜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걸까? 지난번에는 약속까지해놓고 이유도 말하지않은채 집에가야한다기에 기분이 나빴었는데 이번엔 약속한 것도 아니면서 왜 굳이 사과까지하며 사실을 말하지않는걸까? 다른 한국 친구랑 약속이있다고 말하면 내가 기분상할까봐? 이번엔 약속한 것도 아닌데왜? 금방 들통날 사실을 왜 숨기는걸까? 물론 목이 아픈게 거짓말은 아닐꺼라고 생각한다. 그치만 왜 사실을 숨기면서까지 미안해하는걸까? 잘못도 아닌데? 쩔쩔 매는 것같은 모습에 오히려 기분이 상한다.
7시가 다되어 우리는 스테이크하우스로 갔다. 스테이크를 시켜먹고 당구대에 자리가 날때까지 기다렸다 잽싸게 시작했다. 이번에도 한 나이든 키위가 다가와 말을 걸며 함께하고싶어하는 것같길래 네명이서 팀플레이하기로했다. 지난주 아스카랑 약속했던 키위 둘도 이미와서 기다리고있었나보다. 솔직히 못알아봤다 ㅋㅋ 나중에 아는체해서 알았다. 이미 술이 꽤 되있어보였다. 이번엔 무쯔미도 처음이라 가르쳐줬다. 아스카에게는 이번엔 각도에대해 좀더 알려주는데 도무지 내 말에 귀기울이질 않는다. 아스카는 가끔 자기 할말에만 집중하며 남에 말은 잘 듣지않을 때가 있다.
당구 끝나고 나오려는데 유이한테서 이제막 일끝났다는 연락이왔다. 한시간정도 더 유이랑 놀다가 헤어져도 괜찮지않을까했는데 둘다 집에가고싶은 눈치였다. 솔직히 여기서 좀 놀랐다. 얘네들 친구아닌가... 이제 막 마쳤다고 오고싶어서 연락이왔는데 그냥 냅두고 집에간다니;; 나는 한시간정도 더 있다 갈수있었지만 일단 나와서 다들 가라그러고 유이한테 사실대로 답장을 했다. 우린지금 집에가지만 만약 내일 아침 만날꺼면 오늘은 그냥 보지말고, 내일 안볼거면 난 1시간더 머무를수있다고. 결국 내일 보기로하고 기분좋게 대화를 마쳤다.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던 무쯔미가 신경쓰였는지 답장했냐고 물어본다. 지난번에 싸웠던것도 그렇고 얘네들 사이에 뭔가 있긴 있나보다.
오늘 아스카가 여러번 나에게 정말 잘 가르친다는 말을했다. 영어도그렇고 당구도그렇고. 그런데 그게 친구로서 하는 말이아닌 뭔가... 거리감이 느껴지는듯한 말이였달까? 예를 들면.. 어떤 물건을 무료로 사용해보고 정말 좋다며 신기해하는? 날 친구가아니라 마치 이용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버스 기다리면서 미키에게 답장을 했다. 미안해 할 필요없다고. 좀 딱딱하게 말했는데 뭔가 느꼈을진 모르겠다.
유이도 미키도 무쯔미도 다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걸까? 한국인들만 서로 이용하는건줄 알았는데 아닌가보다. 하긴뭐 나도 가끔은 목적이 있어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긴하니까 이건 국적을 떠나 사람으로서 당연한걸까..
난 그냥 단지 사람들의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이 무서울뿐이다. 나도 서울에서 6년 살면서 이젠 많이 변하긴했다. 처음 서울에 왔을때의 순수했던 마음을 유지하려고 크게 노력하지않는걸보면.
캐셔일 하면서 물건 사가는 사람들이 웃는 얼굴로 땡큐하고는 돌아서면서 순식간에 얼굴표정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섬뜩하기까지 했다. 자연과 함께 언제나 여유로운 삶을 산다는 뉴질랜드에서까지 많은 사람들이 겉과 속이 다른 생활을 하면서 지내는구나 싶었다. 도대체 어느나라에 가면 순수하고 깨끗한 어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집에 돌아와서는 또 벨라와 이야기꽃이 피었다. 오늘 미드를 보며 공부하다와서 그런지 확실히 이런날은 영어가 술술나온다. 스테이크하우스에서도 그랬고 지금도 확실히 아침보다 훨씬 말하기가 쉬웠다. 물론 내 목소리는 갈수록 잠겨갔지만...
정말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패션에서부터 화장품, 남자이야기, 다이어트 등등등 전형적인 여자들 이야기 였다. 사키가 오늘 보낸 메시지에 대해선 이야기하지않았다. 분명 말하면 쉐인 귀에도 들어갈테고 쉐인이 사키에게 말하진 않을테지만 남자입장은 또 다를테니 날 나쁜여자로 보는건 싫었다. 한참 수다떨다가 쉐인이 자러갈 준비를 하길래 시간을 보니 어느덧 12시가 훌쩍넘어가있었다.
오늘 들은 충격적인 이야기... 벨라와 서로의 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벨라 다리에있는 작은 흉터들에대해 얘기해주는데, 봄이되면 이곳 바닥 카펫에서 작은 벌레들이 나와서 살을 문단다... 물고나면 작은 물집같은게 생기는데 이후 흉터가 생겨서 지금껏 없어지지않았다는.......헐...
봄이 오기전에 하루빨리 이사가야할 확실한 이유가 생겨버렸다...ㅠ 어제 작은 바퀴벌레같은 것도 내방에서 발견했고 심지어 오늘 이야기듣고 바로 화장실 들어가 씻는데 무섭게 생긴 날아다니는 꽤 큰 벌레 발견하고 기겁.... 신경쇠약 걸릴판이다.ㅠㅠ 이제 겨우 좀 친해졌다 싶은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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