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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D+129] 행복한 날

by noopy00 2021.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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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시간 10분정도 남아서 평일이기도하고 기차역 커피집에서 커피를 한잔 사들었다. 다시 겨울이 온듯 너무 추웠는데 커피가 손을 녹여주었다. 어제밤 친구들이랑 한참 수다를 떨고 자서인지 왠지 모르겠지만 피곤했는데도 불구하고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고 어떤 짓궂은 장난이나 나쁜 말도 다 받아드릴 수 있을 것만 같이 마음이 너무 평화로웠다. 기차를 내려 촉박한 시간에 스시집으로 걸어가는데도 마음이 다 비워져 홀가분한 기분이었다. 명상을 하고나면 이런 기분일까?

어제오늘 이매니저 없는 스시집은 너무도 평화로웠다. ㅊㄹ이도 왠지모르게 오늘따라 기분이 좋아보였다. 어제 배운 표현이라며 이것저것 영어를 알려주고 같이 연습하면서 웃고 떠들었다. 오늘은 손님까지 많아서 정신없이 바빴는데도 오히려 더 신나게 일했다. 잘 맞는 초롱이와 함께한 이유도 크다. 그러다보니 살짝 어색했던 영훈이랑도 오늘은 편하게 장난도 쳤다. 내가 밝아지니 주변사람들도 덩달아 밝아진 느낌이다. 나를 대하는 태도도 한결 부드럽게 느껴진다. 이런 기분으로 평소의 나를 떠올려보면.. 뭐가 그렇게 항상 논리적이고 현실적이고 딱딱 따져들었을까? 나 자신에겐 한없이 관대하면서 남들에겐 왜 그렇게 엄격했을까? 그냥 웃으면서 엄마같은 마음으로 너그럽게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나를 포함한 모두가 행복해지는데..
내 의견을 표현 못해서 그냥 웃음으로 때우는 것과 자비를 베푸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마음이 여유로워야 이 모든것이 가능한것같다. 그래서 매일 명상을 하라는가보다.

오늘 스시를 엄청 챙겼다. 린다언니 하나 챙겨주고 두개는 저녁으로 먹고 나머지들은 내일이랑 모레 아침으로 먹어야겠다 ㅎㅎ

사람들에게, 특히 남자들에게 굳이 나의 깜찍발랄한 모습을 억지로 숨길 필요가 없는것같다. 내가 기분이 좋을때면 자연스럽게나오는 모습인데 혹시나 오해할까봐 혹은 날 우습고 쉽게 볼까봐 애교스럽고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않아왔던 오랜 세월이 좀 아깝다. 몇년동안 내 스스로가 이렇게 만든것같다. 나 자신의 장점을 숨겨온것이다.
오늘도 내 기분이 좋았고 남자들에게 굳이 내 끼를 억압시켜 감추지않았더니 오히려 날 더 편하게 생각하는 듯 했다.

6시쯤 화장품 가게에 일하는 깐죽거리는 남자 직원이 오더니 오늘 장사 어떠냐고묻길래 바빴다고 너넨 어떠냐니까 자기네들은 벌써 문을 닫았단다. 왜냐니까, 지금 난리났는데 모르냐고, 경찰들이 손님들 다 내보내고 바리케이트 치고있단다. 그래서 푸드코트 바깥쪽 가게들은 벌써 다 문 닫았단다. 엥.
알고보니 악세서리 가게에 왠 박스 하나가 배달이 되었는데 Do not open 이라고 적혀있었단다. 폭탄일지 뭘지 모르니 경찰들이 관리에 들어갔나보다. 근데 왜 우리들한텐 아무 얘기도 없냐고 ㅋㅋㅋㅋ 손님들은 다 내보내면서 푸드코트 직원들한테만 아무 말도 안해줘서 손님도 없는데 7시까지 장사를 하게 만드냐고 ㅋㅋㅋㅋ 젠장. 일찍 집에갈수도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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