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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D+132] 첫 데이트

by noopy00 2021.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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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8 금

 

꿈같은 오전이었다.
마커스에게 늦는다고 연락이 와서 10분전에 도착한 나는 근처를 거닐며 마커스에게 선물로 줄만한걸 찾고있었다. 에너지 바 하나를 사서 나왔는데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딱 5분 늦었다 ㅋㅋ
카페 앞으로 갔는데 어제 백스터 주차장에서 본 파란색 경차가 보였다. 역쉬 내 예상이 맞았구나했다.

최대한 긴장하지않고 편안하게 친구라생각하고 만나려고했지만 카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순간 메뉴판을 올려다 보고있는 마커스의 옆 모습을 본 순간 패닉에 빠져버렸다. 굳게 먹었던 마음이 와르르 무너져버린기분이랄까. 반면에 긴장한 기색이라곤 전혀 보이지않는 그의 태연한 모습에 더 떨려왔다. 영원히 눈을 마주보지 못할것만같았다.
일단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보는데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않았다. 제정신아닌 상태로 추천해달라는 말은 용캐도 했는지 난 에그베네딕트를 주문했고 마커스도 같은걸 주문한줄 알았는데 나중에 음식이 나오고서야 다른거란걸 알았다.
카운터로 가서 마커스가 먼저 주문을 하고 내꺼도 가르키고하길래 내꺼까지 계산했나하는 착각을 해버렸다. 으.... 제발좀!! 언제쯤 남자가 다 계산해야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래? 으휴...
너무 어색하고 내 머리속은 점점 하얘져가고 제정신이아니었던것같다. 마커스 옆에 딱 붙어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아들을려고 최선을 다했다. 내껄 주문하고 계산하려는데 뭘 자꾸만 이것저것 물어보는게 많은지... 마실건 필요없냐, 사이드 디쉬는 뭘로 할거냐 등등 정말 쉬운 말들인데도 패닉상태라그런지 정말 겨우겨우 알아들었다.

 

힘들게 주문을 하고 자리에 돌아와서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여기서 집까지 그렇게 멀리 떨어져있는줄은 몰랐다기에 울 집 위치를 알려줬다. 그리고선 마커스의 집을 물었는데.... 놀랍게도 ㅋㅋㅋ NZLC 바~~~로 맞은 편 건물이었다 ㅋㅋㅋㅋ 엄청 놀랬다 ㅋㅋㅋㅋ 좋지않냐는 식의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내가 듣고싶은 대로 들은것같다 ㅋㅋ 착각하지말자.
울 학원 위치를 알려준 후 말은 안했지만 얘도 엄청 놀랬을것같다 ㅋㅋ 어쩐지 어제 분명 내가 물어봤는데 왜 대답을 안해주나했네. 직접 얼굴보고 서프라이즈로 알려주려고 했던건 아니겠지? 하.. 착각하지말자. 그냥 부담스러워서 말 안하려고 했던 것 같다.
가족 얘기도했다. Sister, brother, half brothers가 있고 sis는 할머니와, 본인은 brother이랑 엄마와 함께 살고 half brothers는 따로 산단다. 부모님은 별거중(?)이시란다. 시티엔 자기혼자 사는 연습을 하려고 이사왔단다. 지금껏 살면서 오로지 혼자 산적은 없었다고. 더니든에서 대학교를 다닐때도 기숙사에 살아서 완전 혼자는 아니었단다.
나에게도 형제있냐고 묻길래 남동생한명있댔다. 내 나이가 궁금했던건지 돌려돌려 동생의 나이를 물으면서 20살? 21살? 이런다.....ㅋ 젠장 ㅜ
날 20대 중반쯤으로 생각했던거겠지...................
처음에 엄청 긴장했던 것에 비해 밥먹으면서 나눈 대화는 정말 자연스럽고 편안했다.
뉴질랜드에서의 계획은 뭐냐고 묻길래 일단 일을 구하고 오랫동안 사는거라고했다. 한국에서는 다시 일을 하고싶지않다고.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길래 한국 잊어버렸다고 했다 ㅋㅋ 난 지금 여기있으니 한국은 최대한 지워버릴려고 노력중이라고.
나보고 참 특이하단다. 고등학교, 대학교때 자기가 만난 한국인들이랑 많이 다르다고. 자기가 만나온 한국인들은 한국인들끼리 어울리길 좋아했고 늘 한국 이야기에 한국을 그리워하고 몇몇은 돌아가기까지 했다고.
부산은 어떻게 알았냐니까 고딩때 부산에서 촬영한 런닝맨을 보고 알게됬단다. 흠.. 고딩때가맞나? 대학생땐가? 도대체 몇살인거지... 대학교는 3년제랬고 회사다닌지는 2년... 몇살인거지?

밥을 다 먹고 한시간정도 여유롭게 시간이 있어서 어디갈지생각하다 근처 콘웰 공원을 가기로했다. 걸어서 가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근처 주차장으로 가서 마커스의 차를 탔다. 내 예상과 달리 파란 경차는 커녕 검정색 중형차였다. 완전 새차 느낌에 깔끔하고 잘 관리된차였다. 시트도 까만색 털있는걸로 덮혀있고 운전하는 마커스의 모습은 말할 필요없이 멋있었다. 햇빛에 비친 마커스의 피부는 더욱더 빛이났다..... 아놔ㅠ
좋아하는 마음을 최대한 신경쓰지않으려 애썼다. 지금 순간을 즐기자 마음먹었다. 콘웰까지는 5~10분정도 걸렸다. 마커스는 정말 여유가 넘치고 상대방의 마음까지도 편안해지는 사람인것 같다. 이 순간이 평생 갔으면 했다. 꿈만 같았다.
중간중간 좀 어려운 영어 단어들을 알려주는데 그것마저 좋았다. Fur...로 시작하는 어떤 전문 용어를 알려줬는데 내가 어려워하니까 formal한 단어라 평소엔 잘 사용하지 않는다길래 내가 “응 너만 사용하지?”랬더니 웃는다 ㅋㅋㅋ“Because I’m a physicist?” 라면서 ㅋ
내가 “I have a question. Why Kiwis are walking without shoes?” 라고 물었더니 빵 터진다 ㅋㅋㅋ 대답을 들었는데 뭔가 역사 얘길 한것도같고 어려워서 기억은 잘 나질않는다 ㅋㅋ

알고보니 콘웰 공원은 원트리힐이 있는 바로 그 공원이었다. 봄이 와서인지 평일 오전인데도 사람이 엄청 많았다. 주차장에서 마커스가 역주행하는 바람에 마주오던 차 아저씨가 째려봤다 ㅋㅋㅋ 차에 내려서 넓게 펼쳐진 잔디밭을 걸었다. 큰 벚꽃이 두그루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아래에서 쉬고 사진을 찍어대고있었다. 바람이 불어 살짝 쌀쌀한 감이없지않아 있었지만 근래 최고의 날씨였다. 멀리 원트리힐 탑이 보이길래 저거 원트리힐이냐고 물었더니 잘 모른단다 ㅋㅋㅋ 나도 갑자기 확신이 없어져 아닐수도 있다니까 지도 확인해보니 진짜 맞단다 ㅋㅋㅋ 나보다도 오클랜드에서 가본곳이 별로 없는것같아보였다.
한참 걷다보니 막다른 길이 보여 돌아갈까 물었는데 그냥 도로쪽으로해서 가잖다. 그러지뭐 하고 따라가는데 보니까 사람다니는 길이없었다 ㅋㅋㅋㅋ 살짝 당황한듯 자기 여기 처음이라며 ㅋㅋㅋ 결국 소 똥 천지인 잔디밭을 가로질러갔다.
10대때 뭐하고 지냈길래 여기서 나고 자라놓고 가본곳이 없냐고했더니 고등학교 성적이 그냥저냥 괜찮아서 게임하고 일본 애니보고 시간낭비하며 보냈단다. 지금은 다 끈었다고. 나랑 비슷했다. 

그늘을 걸으니 바람이 불면서 꽤 쌀쌀했는데 마커스가 너무 추워했다. 나는 좀 걷다보니 금새 익숙해져서 괜찮았다. 치마 가리개용으로 들고다니던 남방을 주면서 이거 필요하니?라며 장난을 쳤다 ㅋㅋㅋ chicks 뭐라뭐라한것같은데 뭔말인지 못알아들었다 ㅋㅋ
시간이 좀 더 남아서 원트리힐 쪽으로 올라가기로했다. 오르막을 걷는데 마커스의 숨이 금방 차오르는게 느껴졌다 ㅋㅋㅋㅋ
마커스네 집에도 애완동물을 기른단다. 개 두마리와 고양이 두마리 ㅋㅋㅋ 길에 푸들이 지나가길래 어떤 종류 개 키우냐고 물었다. 큰 개일줄 알았는데 엄빠가 토이푸들을 좋아해서 푸들이랑 무슨 테리어? 키운단다. 이야기 나온김에 나도 또또 이야길 해주었다. 다들 그랬 듯 아빠친구가 잡아먹었다는 대목에서 충격을 받았다 ㅋㅋ 그때 난 아빠를 보지않기로 결심했다고하니까 더 놀란다. 난 그냥 가볍게 한 말인데... 그게 몇살때냐고 묻더니 그럼 그 이후로 아빠를 안봤냐고 묻는다. 아빠를 못본건 16살 이후라고했더니 방금 너무 깊은 이야기를 자기랑 공유한거 아니냐고 묻는다. 아 그런가... 늘 별생각없이 이런 얘길 해와서 아무렇지 않았는데 상대방입장에선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이건 그렇게 깊은 얘기 아니라고 그냥 내 개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가볍게 말해줬다.
원트리힐 오르는 샛길은 짧은 치마입고 오르기에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ㅋㅋㅋ 그래도 높은 곳에 올라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예술이었다. 시간만 좀더 있었으면 더 여유롭게 이야기 나눌수있었을 텐데...아쉽다ㅠ
다시 내려가는 길 내가 앞장 섰는데 뒤따라오는 마커스는 미끄러지고 난리였다 ㅋㅋ 아마 신발이 불편했던듯. 난 진짜 산길이 체질인가 ㅋㅋㅋ
내려오면서 다시한번 묻는다. 아빠랑은 정말 그 이후로 못본거냐고. 한번도 연락온적 없냐고. 그래서 페이스북으로 나에게 친구신청한적은 있다고 했다 ㅋㅋ 내가 거절했지만. 그러면서 정말로 단지 강아지 이야기였다고 생각하냐고 다시 묻는다 ㅋㅋ
마커스네 가족도 이슈가 있긴한가보다. 아빠가 일 스트레스때문인지 뭔지 나쁜 말들을 많이 했었단다. 나중에 관계를 회복하려고 했을땐 이미 늦었다고. 예전 얘기 꺼내며 어떻게 그런 말과 행동을 할 수가 있냐고 다시 싸움의 반복이었단다. 자기는 이제 많이 괜찮아졌는데 형은 아직도 예전 아빠와의 감정이 그대로 남아있어 사이를 극복하지 못했단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그렇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마커스가 어색하게 “그냥 그렇다구..”라고 하는데 아.. 내가 깊은 얘길 해줘서 본인도 배려해주는 거구나 깨닫고 어색하지않게 바로 물었다. 아버지는 거의 항상 일때문에 홍콩에 계시는거냐고. 예전엔 그랬는데 지금은 아니란다. 여기보다 홍콩에 친구들이 많으시단다.
마커스네도 사연이 많은 집인 것같다.
다시 차로 돌아가는데 너무도 아쉬웠다. 차안에 탔는데 공기가 달라져있었다. 아니 최소한 나는 그렇게 느꼈다. 강한 햇살 때문에 차안 온도가 높아져서 일까. 오늘 처음 만났을 때보다 훨씬 편해지고 가까워진 느낌에 헤어지기아쉬운 기분까지 복잡했다. 집까진 딱 10분. 뭐든 대화를 나눠야했다.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다. 주말은 엄청 바쁘단다. 특히 일요일. 오전엔 늘 교회를 가고 오후엔 친구를 만나고 겨우 저녁 6시쯤이 되어서야 자기시간이 있단다. 하... 철벽인가 싶을 정도로 마음을 뺏기가 힘들다ㅠ
운전중이라 깊은 얘긴 더이상 나눌수없었지만 마지막까지 즐겼다.
울 집 앞까지 데려다줬으면 하는 마음에 빌리지 입구에서 급하게 말을 했더니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ㅋㅋ 그러면서 오늘따라 자기 운전이 형편이없단다 ㅋㅋ 하루종일 운전 잘하는 편이 아니라는 말을 입에 달고있더니ㅋㅋ 뭐야.. 마커스도 나랑 있어서 당황했나 ㅋㅋㅋ 아냐.. 착각하지말자.
집앞에 도착해서 내리는데 또다시 어색해졌다. 뭐라고 말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어색하게 다음에 또봐 하고는 내려버렸다. 챙겨갔던 매너용 껌이랑 에너지바는 결국 주지못했다ㅠ

집에들어와 이 행복하고 설레고 뭔가 가득찬 기분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싶었다. 그냥 무작정 ㅎㅇ이한테 영통을 걸었다가 시간을 보고 아차싶어 끈었다. 평일 오전 다들 출근 시간이었다. 쏭갱 단톡방에 영통할수있냐 톡을 남겼다.

 

저녁에 청소 일 하기위해 다시 실비아파크로 갔다. 카페에서 일기쓰느라 한참을 보내고도 미드 공부하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겨우 지켰다. 뿌듯한 맘으로 백스터로 출발했다. 저녁으로 핫도그 하나를 씹어먹으면서 걸어가고있는데 그 넓은 도로 한 가운데 달리던 차 안에서 남자가 “You so sexy!!!”라고 외쳤다...... 나는 순간 벙쪄서 핫도그를 입에 한가득 물은 채로 쳐다봤다. 남자는 순식간에 손을 흔들고 사라졌다. 뉴질랜드와서 처음 겪는 Cat calling인듯...

백스터 도착하니 6시가 아직 안되어서 탈의실에서 ㄹㄷ언니를 기다리는데 옷을 갈아입기가 너무 싫었다ㅠㅠ 오늘 엄청 꾸미고왔는데 머리도 묶고 화장도 지워야 하다니.... 시간을 보니 30분 뒤쯤이면 마커스가 저녁먹고 들어올 것같아 기다려보기로했다. 백스터에서 풀메이컵하고 스커트입고 서있기란 여간 눈치보이는게 아니었다 ㅋㅋ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다 쳐다봤다 ㅋㅋ 나는 또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마커스가 아닌가 심장이 쿵쾅댔고 ㅋㅋ
6시가 좀 지나자 ㄹㄷ언니가 왔다. 나를 보더니 너무 이쁘다며 칭찬을 해준다. ㅠㅠ 고맙게도. 오늘따라 이쁘다는 소리 엄청 듣네 ㅎㅎ 아침에 집에서 준비하는데 사키한테서도 오늘 이쁘다는 말 듣고, 쏭한테도 듣고 지나가는 차에서도 듣고 ㄹㄷ언니까지. 오늘 만난 사람 중에 마커스만 빼고 다 들은거같다 ㅋㅋㅋ
ㄹㄷ언니가 어디갔다왔냐고 묻는데 차마 마커스만나고 왔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6시반쯤 사람들이 대거 들어왔다. 두근거리면서 폰만 보고있는데 마커스가 내 옆을 훅 지나가는게 느껴졌다. 마커스도 깜짝 놀랬는지 순간적으로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칸막이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난 너무 떨리고 어색해서 ㄹㄷ언니랑만 얘기하고있는데 뒤에서 마커스가 나오는게 느껴졌다. 뒤돌아 볼수가 없었다. 마커스는 신발을 갈아신으며 ㄹㄷ언니에게 인사를 했는데 나를 부르진 않았다. 그렇게 마커스가 나가고 ㄹㄷ언니가 나에게 “쟤가 걔지?”라며 물었다 ㅋㅋ
그렇다면서 결국에는 오늘 마커스만났다는 말을 해버렸다...ㅋㅋㅋㅋㅋㅋ 어색해서 눈을 마주칠수가없다고ㅠㅠ 언니는 빵터졌다 ㅋㅋㅋㅋ

청소하러 들어가서 CDSC룸을 봤는데 마커스인듯한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눈이 땡그레지며 커졌다. 모징... 암튼 그렇게 일을 하다가 ㄹㄷ언니와 얘기하고 있는데 유리를 가운데 두고 이번엔 제대로 마주쳐서 손인사를 했다. 함박웃음을 지어줫다...ㅋㅋㅋ

그.런.데.
ㄹㄷ언니로부터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되었다. 1주일 전쯤 카페테리아에서 생일파티가 있었단다. 바로 마커스의 생일!! 자기들끼리 얘기하는걸 우연히 들었단다. 어떤 여직원이 마커스에게 이제 그럼 몇살 되는거야? 라고 물었더니................. 23살..........
순간적으로 멍 해지고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하... 신이시여ㅠ 왜 저에게 이런 가혹한 사랑을 주시나이까ㅠㅠ 도대체 왜ㅠㅠ 25살이어도 힘들판에 23살이라니!!!!!!! 이 기분은 마치.... 죄를 짓는 것만 같았다ㅠㅠㅠ 원조교제도 아니고 무슨...... 하..... 그러고보니 오늘 있었던 일들이 전부 이해가 갔다. 어쩐지 고등학교 이야기를 많이한다 싶었고 남자다워보이려는 행동들이 다 뭔가 어설퍼보였던 것들... 그래서 순진해보였는데 실제로 순진한 '아이'였던것이다.... 주차장에서 장애인용자리에 잘못 주차한 한걸로 싸우던 저 멀리 있던 남자를 보고 자기까지 무서워진다며했던 거... 하....ㅠㅠ

마커스 나이를 들은 직원이 "너 정말 어리구나!"라고 하니까 마커스는 "나도 내가 어린거 알아요"라고했다는...ㅋㅋㅋㅋ(귀엽다)

내 나이를 알게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ㅠㅠ 나이를 밝히는게 더욱더 두려워졌다.
카페테리아에서 잠시 쉬고와서는 CDSC마칠 시간쯤 다시 들어갔다. 일끝나고 나온 마커스를 마주했다. 어리든 어쨌든 얼굴보니 여전히 떨렸다. 내가 여기 있을 줄은 전혀 생각도 못한 얼굴이었다. 몇시에 마치냐며 묻길래 11시랬더니 집엔 어떻게 가냔다. 그래서 “걸어서?”라고 장난스럽게 말했더니 진지한 얼굴로 “Seriously?”란다. 마치는 시간에 따라 다르다니까 서둘러야겠네란다. 그렇게 마커스는 가고 나는 탈의실에 볼일이있어 갔는데 또 다시 거기서 만났다. 나보고 오토바이 살 생각은 없냔다. 차보다는 싸니까 중고로 사면 천불정도면 살수있을 거란다. ㅋㅋ 나 걱정해주는건가ㅠㅠ
그렇게 몇분 일하면서 멀리서 보이다가 퇴근했는지 사라졌다. 일하는 내내 월요일 오전에 또 보자고할까? 오늘은 마커스가 문자를 먼저 해놨을까? 아니다 마커스에게 뭘 바라지말고 그냥 좋아하는 감정그대로 내 마음가는대로 해주고싶은걸 해주자. 반응 생각하지말자 다짐했다. 그래도 23살이라는 사실을 알고나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 어떻게 다뤄야할지 조금은 알것같아서.

12시쯤 ㄹㄷ언니와 함께 일을 마치고 나와서 폰을 봤는데 뭔가 잔뜩 와있었다. 엄마 영통부재중 부터 지슬랭, 마커스 문자까지!!!! 와..... 기대도 안했는데 정말로 문자가 처음으로 와있었다!!! 11시 정도까지 근처에 있을 것같은데 마치면 연락달라는!! 그치만 12시 조금 전 집에가는 중이라며 조심해서 집에 가란다. 하.... 너무 착하잖아ㅠ 날 감동시키다니ㅠ 비록 친구의 마음으로 문자를 한거겠지만 처음으로 먼저보낸 문자라는 것 자체만으로 감동이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집도착!이라고 답을 보냈다. 그리고선 엄마와 영통을 하는 동안 답이왔고 영통을 끝낸 후 답장을 했지만 이미 잠들었는지 조용했다. 이왕 이렇게된거 그냥 막 질렀다. 오늘 너한테 줄거있었는데 깜빡하고 못줬다는 궁금증 유발 작전을 펼쳤다. 주말엔 바빠서 아마 거의 연락 못할테지만 그래도 내 생각 해주길 바라며...

씻고왔더니 종욱이한테서도 오랜만에 전화가 와있었다. 왠일이지 ㅋㅋ 다시 전화햇더니 안받고 일기쓰는 중에 전화가 왔다. 같이 일하는 외국인 친구들이랑 술마시고 노는데 한국인 여자 아는 사람없냐는 말에 내 생각이 나서 전화했단다. 하... 애는 착한 것 같은데 너무 한국의 세속적 마인드에 찌들어있고 한남기질이 다분하다. 날 단순히 남자와 연결 시켜주는 도구로 생각하다니 ㅋㅋ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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