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8 일
일하러 가기 싫은 날. 실비아파크점이라서 그런가 일찍 마치는 날인데도 그냥 집에서 쉬고싶었다.
오픈 열심히 하고있는데 10시가 되도 아무도 안오길래 설마 오늘 캐셔 나 혼자인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한창 오픈 중에 ㅈㅎ오빠가 나와서는 내가 정리해놓은 오니기리보고 맘에 안들었는지 한마디 한다. 근데 그러면서 내 이름을 다르게 불렀다. 잔소리 듣는 것도 기분나쁜데 이름까지 잘못부르니까 더 기분이 나빴다. 그냥 이 사람 자체가 기분나쁘다. 그래서 잔소리 다 듣고 난 후 똑똑히 말했다. “제 이름 xx이에요.” 웃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특별히 기분나쁜 티를 내지도 않았다. 그랬더니 오히려 자기가 민망했는지 웃으면서 빈정대는 말투로 정~말 죄송하단다. 그러면서 하는말 “oo이나 xx이나”. 아오.. 병신같은게. 하마터면 나도모르게 입밖으로 소리내서 말할 뻔 했다 ㅋㅋ
오픈 다 끝내놓고나니 다행히 캐셔 한명 더 왔는데 브리토마트에서 부매니저랑 같이 일했던 애란다. 후다닥 몇가지 알려주고 쉬러 다녀왔는데 일머리가 있는지 곧잘 했다.
얘길 들어보니 브리토마트에 장매니저 간 이후로 알바생들 계속 그만둔단다 ㅋㅋ 너무 스트레스를 줘서 결국 자기도 그만둔거라고. 그래서 여기 이매니저는 더 심할거라고 말해뒀다 ㅋㅋㅋ
뉴페이스가 오니 궁금한게 많아서 이것저것 막 물어봤다. 뉴질랜드 온건 나랑 비슷하게 6개월정도 됬고 브리토마트점에서 3개월 정도 일하다 지금은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한지 한달이란다. 남자친구랑 같이 워홀 온건데 얘도 나처럼 한국에 다시 돌아가서 살 생각은 없나보다. 이렇게 나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랑 이야기 나누는게 너무 좋다 ㅎㅎ 역시 내가 가고자하는 길을 같이 걷고 있는 사람들과 소통을 해야지 의욕도 더 생기고 발전이 있는 것 같다.
오늘은 ㅇㅎ가 없어서 15분밖에 안쉬었는데도 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마감 부탁받았지만 거절했다. 예전같았으면 어차피 하는 것도 없고 돈이나 벌자는 생각에 했겠지만 이제는 좀 바뀌려고 노력중이다. 내가 선택하는 걸로. 뭘 선택하든 내 입장, 내 감정이 최 우선인걸로. 그래서 그 시간에 운동을 가든, 휴식을 취하든, 내가 하고싶은 걸 해야겠다.
일 마치고 거의 30분만에 최단 시간으로 집에 도착했다. 집에 들어오는데 창문을 통해 거실 쇼파에 겹쳐 누워있는 쉐인과 벨라가 보였다. 0.5초동안 순간 고민을 했지만 그냥 당당하게 문을 열고 들어가기로 했다. 근데 날 보고도 떨어질 생각을 안한다.ㅋㅋ 민망한 맘에 오히려 큰 소리로 뭐하고있는거냐고 물었다 ㅋㅋ 벨라가 민망한지 쉐인보고 무겁다고 내려오라고 하는데 은근 싫은 목소리가 아니다. 쉐인은 내가 보이지도 않는지 계속 벨라에게 뽀뽀를 해댔다 ㅋ 오늘따라 둘이 분위기가 좋아보인다 ㅋㅋ 아니 요즘들어 쉐인 컨디션이 너무 좋아보인다. 그동안은 보이지않는 목줄이라도 매고있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완전 자유로워 보인다.
평소엔 정말 심하다싶을 정도로 벨라의 입김이 세다. 쉐인을 부하 다루듯이 부려먹는데 오늘 둘이 있는 모습을 보고는 밤에는 완전 역전이겠구나싶다 ㅋ
스시로 간단히 저녁을 먹었더니 졸음이 쏟아졌다. 빨래를 돌려놓은 탓에 잘 수도 없고 귀찮은 몸을 이끌고 샤워를 했다. 또 금새 잠이 달아나 개운한 기분으로 차한잔하면서 영화나 오랜만에 한편 보기로했다. 어렵사리 쉐인이 알려준 무료 웹사이트에 로그인해서 예전부터 보고싶었던 “The shape of water”를 봤다. 판타지 영화라 딱 내 스타일이었다. 다만 동화같은 이야기에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들어가니까 좀 오글거렸다.ㅋ
세탁이 끝난 노래소리를 듣고 옷을 빼내는데 세탁기 속에 뭔가 굴러다니는게 보였다. 뭔가싶어 꺼내보니 왠 양파가.......... 아놔... 다시 돌렸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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