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스시집은 멘붕... 원래 출근시간보다 일찍인 10시에 오라고해서 갔더니 매장 한가득 채소 박스와 식재료 박스, 지난주 주문한 음료 박스들이 널부러져 있다. 본격적으로 점심 손님은 11시부터 밀려오는데 그전에 이 물건들도 정리하고 캐셔 준비도 해야했다. 캐셔는 나 혼자인데 백에서 해야할 일까지 내가 다 도와서 해야한다는게 이해가 안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워홀러들 제대로 부려먹는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어차피 몇개월 일하다 떠날 워홀러들 어떻게든 뽑아 먹으려 애쓰는 이 스시집 사장이나, 그걸 또 머리 조아리며 당연하다는 듯이 시켜먹는 점장과 매니저들에게 분노가 치민다.
전쟁같은 4시간이 지나가고 2시되니까 거짓말처럼 평온이 찾아왔다. 분노로 가득찼던 내 마음도 급속도로 평온해졌다. 빨리 잊으려고 애써 노력했다. 이 사람들도 다 자기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일텐데.. 최대한 악감정 안가지려 노력 중이다.
웃는 얼굴로 다같이 점심을 먹고 우유 스팀기 연습 한번 해보고 퇴근했다. 우유거품 내는건 이제 조금 익숙해져가는 것 같다. 라떼아트도 연습해보려했는데 잘 안됬다. 플랫화이트 치고는 거품이 좀 많았지만 점점 나아지는듯해서 뿌듯뿌듯!
오늘도 어느카페를 갈지 고민하다 굿타임즈 앞을 지나쳐 글로리아진스로 갔다. 좋아하는 카페, 좋아하는 장소가 일터로 바뀌니 이런 아쉬움이 생긴다는 걸 또 한번 느낀다ㅠㅠ
이대론 도저히 안될 것 같아 아이엘츠 시험을 등록해버렸다. 1월 12일 토요일. 한국에서 친구 오기 전 딱 1주일이다. 두달정도 남았다. 목표가 있어야 공부도하고 하루하루 의미있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385 뉴질랜드 달러. 한국보다도 5만원 정도 더 비싸다. 지난번에 비타민 산 것도 그렇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뭔가 내가 힘들게 번 돈으로 이렇게 알차게 소비를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요즘들어 윈야드 스시집 일이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하지만 내 꿈과 미래를 위해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훨씬 가치있는 나머지 시간들을 위해 일하는 시간동안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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