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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문화차이

by noopy00 2021.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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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다

2018.12.20 목

 

 어제, 오늘 스시집 손님이 적어서 여유롭게 스트레스 안받고 일해서 너무 좋다. 그런데 오늘따라 ㄹㄴ언니 기분이 좋은지 나에게 갑자기 칭찬을 해댄다. 그런데 그럴때마다 기분이 너무 나쁘다. 칭찬이라는 건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나이, 지위, 정신적)이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때문에 누군가 나에게 칭찬을 한다는 것이 그렇게 썩 좋지않고 나또한 남에게 일부러 칭찬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칭찬 대신 그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에 고마움을 표할 뿐이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일 할 뿐이다. 실수할 때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익숙해지고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쩌다 실수한번 했다하면 그렇게 인격적으로 자존심을 깍아내리고 욕을 퍼붓고, 잘한다싶으면 마치 보상이라도 주듯이 칭찬을 해댄다. 

 


 다음주면 크리스마스 연휴기간이다. 연휴가 끝나고 그 다음주는 한국에서 놀러오는 친구와 함께 남섬으로 여행가기로 한 날이다. 카페와 스시집에 얼른 말을 해서 미리 스케줄을 빼야하는데 타이밍만 보고 있다.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는 뭔가 내 주변 상황이나 주변 사람들의 행동이 어느정도 예상 범위 안에 있지 않으면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같다. 내 머리속의 논리회로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결국 무기력해지는 것같다.



 요즘 카페 일 가는게 스트레스다. 테브가 날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 같아 너무 신경이 쓰인다. 내 할 일만 집중해서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갔지만 역시나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테브 때문에 맘고생이 너무 컸다. 오늘은 퇴근하면서 나에겐 인사도 하지 않고 바이런에게 내 이름을 거론하며 한마디하고서는 가버렸다. 무시당하는 기분이들었다.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단지 영어를 잘 못한다는 것 때문에 나를 바보취급하는 것 같다. 
 테브가 나간 후 엄청 바빴다. 평소 같으면 러쉬한번 있은 후 재정비할 시간정도는 주어졌었는데 그럴 시간도 없이 두세번 더 몰아쳤다. 그 바람에 설거지거리는 쌓여만 갔고 치워야 할 테이블도 여기저기 넘쳐났다. 그런데 너무 화가 났던 건 이렇게 바쁜 상황에서 바이런은 오늘도 보스놀이가 한창이다. 설거지며, 2층 테이블 청소며, 본인은 커피만 만들면 끝이었다. 손님이 쫙 빠지고나서 뒤치닥거리는 전부 나에게 맡겨놓은채 바이런은 화장실로 들어가 전화통화를 한다. 영어가 아닌 스페니시로 대화하는 것을 보면 일적으로 하는 통화가 아닌게 분명했다. 오늘 같이 바쁜 날, 하루종일 틈 날때마다 화장실가서 통화하고 노는데, 나 혼자서 1, 2층 뛰어다니며 쉬지않고 일하는데도 점점 더 일거리가 쌓여가는게 화가나 미칠 것 같았다. 테브가 하는 행동 똑같이 따라하는건지, 나랑 둘이 있을 땐 자기가 선배랍시고 커피 만드는 일 빼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하.. 이런 상황에서 낸가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테브에게 인정받는 것 뿐인데 일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있고 테브와는 단 한시간도 함께 일하지를 않으니 내가 아무리 발악해봤자 바이런 이야기만 들을게 뻔하다. 빨리 라떼 아트나 손에 익혀서 나가야겠다는 생각만 든다.

 

 

퇴근 시간 조금 전에 마사에게 연락이왔다. 일마치고 뭐하냐고. 뭔가 이상하게도 느낌이 왔다. 한시간 뒤쯤 답장을 해보니 혹시 약속없으면 맥주한잔 하러가잖다. 물론 정말 그냥 친구로서 술한잔 하자는 걸 수도 있지만 이상하게도 내 느낌은 그렇지가 않았다. 지난번에 ㅅㅅ하고싶다는 말도 그렇고 뭔가 논리적이고 타당한 근거는 댈수가 없지만 직감으로 이건 그냥 부르는게 아닐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불쾌했다. 당장 다음달이면 카페 일 그만두고 일본으로 돌아간다는 아이가 나를 진지하게 여자로서 생각하는 건 아닌게 분명했다. 물론 이 모든게 내 망상일 수도있지만. 내일 출근해서 보면 알겠지.

 

 

 퇴근하고 집에 바로 가려는데 스시집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회식 1차가 끝나고 2차로 간단하게 펍에 왔는데 잠깐 들를 생각 없냐고. 분위기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물론 사장님도 없었고 2차라 그런지 더 부드러운 분위기였다. 일 얘기는 없었지만 화장얘기, 성형얘기, 돈얘기만 나눴다 ㅋ 내 스타일 아니다. 매니저님이 크리스마스라고 초콜렛을 다 돌리셨다는 말에 좀 놀랐다.

 


 퇴근후 엄마랑 택배 보내는 것 때문에 영상통화를 잠깐했다. 동생이 왠일인지 암말않고 폰 카메라를 들어주고있었다.

 만약 호주 워홀을 가게된다면 사이가 좋지 않은 동생과 관계 개선을 위해서라도 함께 가볼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지난번 지슬랭을 만났을 때 이런 얘길 했더니 왜 그런 짓을 하려고 하냐고 되물었다. 그래서 나는 나중에 후회하기 싫고 이게 누나로서의 Responsibility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고했다. 그랬더니 자기도 형과 사이가 좋지 않은데 그렇다고해서 자기는 형한테 굳이 먼저 연락하거나 손을 내밀지 않는다고했다. 지슬랭말에 의하면 형은 정말 이기적이고 가족 중에 제일 모난 사람이라고했다. 형이 먼저 본인에게 다가온다면 언제든지 반겨줄 마음이 있지만 싫다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단다. 그게 아무리 형제일지라도. 문화차이 일 수도있다. 지슬랭도 그렇게 말했다. 서양 사람들은 워낙에 가족간에도 개인주의가 강해서 그런 걸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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