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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오해

by noopy00 2021.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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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밤늦게까지 다같이 일하고 나니 왠지 모르게 카페 직원들과 좀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카페에 출근했다. 마사와 둘이서 일하는 날이다. 퇴근 쯤 손님이 갑자기 많이 들어오기도 했고 정리해야할 것들도 많이 남아있어서 퇴근시간이 조금 넘은 김에 평소처럼 그냥 조금 더 도와주며 카페에 남아있었다. 그러다 마차 케익이 많이 남아서 퇴근 전에 저녁으로 떼우고 있는데 갑자기 마사가 물었다. Wage 더 받으려고 남아있는거냐고. 

순간 너무 기분이 나빴다. 테브가 그렇게 물어보더냐고 했더니 그건 아니란다. 테브가 그렇게 물었든, 마사 본인이 궁금해서 물었든, 어느쪽이든 기분이 나빴다. 도와주고싶은 순수한 마음에 그리고 더 같이 얘기하고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남아있던 것들이 순식간에 정이 뚝 떨어질 정도로 차갑게 식어버렸다. 같은 아시아인이고 여기 직원들 중 그나마 가장 친하다고 생각해서, 밤에 혼자 일하는게 얼마나 외롭고 힘든건지 잘 아니까 30분, 1시간만이라도 더 같이 있어준 거였는데 저런 식으로 오해를 할줄이야. 내가 더 일한다고해서 본인의 Wage에 피해가 가는 것도 없을 텐데 저렇게 생각을 한다는게 좀 의외였다. 뭐, 그래도 속으로 오해하고 끝내버리기보다 직접 물어봐주는 편이 낫긴하다.

 

 예전 같았으면 믿고 좋아했던 친구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큰 상처로 힘들었을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기분은 나쁘지만 상처받기보단 내 행동들을 곰곰히 돌아보게된다. 나는 그냥 마냥 잘해주는 것 같은데, 피해를 주거나 공격적이거나 같이 있으면 불편한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 하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 2021.04.01

오해를 받았을 때 그 자리에서 바로 내 기분과 생각을 차분하게 얘기할 걸 그랬다. 이러이러해서 좋은 마음에 남아 있던 거였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기분이 너무 나쁘다고. 그랬더라면 오해도 좀더 확실하게 풀고 상대방의 의도도 확실히 알 수 있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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