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짜증이 급 밀려왔다. 새 직원중 한명인 Maddy라는 키위랑 테브랑 셋이서 일하는데 나한테는 4달째에나 우유스팀을 시켜주더니 이 여자는 지금 일 시작한지 얼마나됬다고 벌써부터 우유랑 다 하고있다. 푸드 쪽은 아예 모르는걸보니 평소에도 첨부터 계속 커피만했나보다. 나는 곧 그만두고 이 여자애는 앞으로 계속해야하니까 가르치는건 알겠는데... 잡일이나 청소도 아직까지 나만 주구장창 시키는데에서 제일 열이 받았다. 그동안은 진짜 암말않고 기분좋게 뭘 시키든 열심히 해왔었는데 오늘은 정말 너무 짜증이났다. 그렇다고 뭐라 할수도 없는 상황이라 더 답답하고 당장 그만두고싶었다. 아무리 테브 입장에서 이해해보려고해도 이건 차별이라고밖에 생각이 되지않았다. 그와중에 걸음이 느리다느니 잔소리까지 시작되니 내 표정은 더 굳어만가고 대꾸도 안하는 지경까지 왔다.
결국엔... 내가 기분나쁜걸 당연히 눈치챈 테브가 오늘 무슨일 있냐며 왜그러냔다. 참나. 서러워서 정말 눈물이 다났다.
정말로 외국에서 산다는게 쉽지가 않구나.. 여자라서 힘들고, 영어를 못해서, 동양인이라서 더 힘들다. 그리고 전문직도 아니라서.
오늘은 가게에 새로운 커피 블라인더가 들어왔다. 그 핑계대며 일하는 시간 끝났는데도 테브랑 폴이 가게를 떠날때까지 기다렸다가 필리페랑 둘이 남았을때 저녁으로 이것저것 먹었다. 그러면서 필리페랑 이야기도 나누고 일도 도와주고 시간을 보냈다. 딱히 왜 집에 안가냐느니 묻지않고 필리페도 편하게 나를 대하는 느낌이었다.
어차피 얘도 자기네 나라 돌아가서 다시 은행 일 할 생각이고 우리는 그냥 이렇게 끝날 관계라는 걸 안다. 그럼에도 그냥 순간순간 내가 하고싶은 대로 즐기자는 생각으로 오늘도 조금이라도 더 함께 시간을 보냈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정말 웃긴 추억이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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