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yla도 이번주가 마지막이란다. 나도 가는 마당에 다들 줄줄이 떠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씁쓸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어디에가든 새로운 사람을 만나겠구나라는 희망도 보였다.
Kayla가 5시까지 대신 일해주길 부탁했다. ㄹㄷ언니와의 약속을 몇시간 미루고서라도 그러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필리페와도 둘이 일할 수 있고 돈도 더 벌고. 근데 그냥 마음을 바꿔먹었다. 필리페는 아니라는걸 이미 몇번이고 다짐했는데 또 남자때문에 내 소중한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는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따라 왜 이렇게 잠이 오는지... 일도 너무 힘들어서 돈이고뭐고 더이상 하고싶지않았다.
필리페는 오늘 10분정도 지각을 했다. 평소 지각하는 애가 아닌데 왠일인가싶었다. 그런데 표정을 보니 전혀 미안해하는것같지도 않았고 여자의 감인건가... 왠지 느낌이 앨리샤를 만나고 오는 길인 것 같았다.
인사는 커녕 얼굴도 보기싫었다. 나한테 자꾸 말을 걸고 장난을 치는데 정말 ㄱㅁㅇ이랑 똑같단 생각이 들었다.
앨러슬리에서 ㄹㄷ언니를 만났다. 먼저 연락해준 언니가 정말 고마웠다. 낮시간에 만나서 어딜갈까하다가 새로운 곳을 가고싶어 미리 찾아둔 Ambury Region park로 향했다.
정말 그냥 맵에서 찾은 곳인데 최고였다. 오클랜드 근교에 이런 곳이 있을줄이야... 언니는 나 덕분에 좋은 곳을 찾았다며 고마워 했다 ㅎㅎㅎ
두시간을 걸으며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외국인들의 자기네 나라언어로 대화하는 걸 들으면 몇몇 나라는 정말 귀를 막고싶을 정도로 시끄럽다. 예를 들어 중국, 스페니쉬, 이탈리아 등. 그런데 사실은 단지 우리가 그 나라언어를 못알아 듣기 때문일수있다. 중국인들과 같이 일하는 ㄹㄷ언니는 중국어를 공부하기시작한 이후로 중국어로 대화하는 그들의 목소리가 노래 음율처럼 들린단다. 나또한 카페에서 필리페와 카미, 바이런의 대화가 단지 소음일 뿐이었는데 요즘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예전에 블라도와 나눴던 대화이야길 했다. '많이 알 수록 빨리 늙는다'라는 슬로바키아 속담을 이야기하면서 서로 슬퍼했다며 이것저것 많이 경험해보다보니 정말 뭔가 이제는 다 흥미도 없고 늙어서 죽어야할때가 온것처럼 느껴질때가 있다고했다.
그랬더니 언니가 바로 언니의 생각을 통해 해답을 내놓았다.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고 좋은거지만 이후에는 몇가지 나와 맞는 것들을 찾은 뒤 그것들에 대해 깊이있게 공부하고 계속 연습해나가는 것이 나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단다. 단지 경험의 스펙트럼을 늘리는 것이 아닌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발전한 내일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고.
ㄹㄷ언니와도 이렇게 인사를 했다. 언젠가 서로가 원하는 조금더 나은 모습으로 만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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