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편해지는 순간 정신도 함께 나태해진다
부지런한 삶을 살고싶다면 우선 몸부터 편하지않은 상태로 만들어라.
분수에 맞게 살자. 지금 당장 먹고 사는것도 해결하고있지못하면서 좋은 레스토랑, 좋은 옷에 관심을 가지는건 사치고 허영심이다.>
ㅈㅇ이를 만날까말까 엄청 고민하다가 그냥 시티나가서 할거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나가려는데 전화가 왔다. 별로 만나고싶어하지않을것같아서 연락도 안올줄알았는데 왜 연락이없냐며 언제볼거냐고묻는다. 결국에 타카푸나로 향했다.
은행계좌 정리도 오늘 해버릴계획이어서 은행부터 들렀는데 결과적으론 2천불만 호주달러로 바꾸고 나머지는 그대로 뒀다. 호주에서도 같은 은행이있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ㅈㅇ이와 밥먹으면서 이야기나누는데 은근히 웃기고 착하다는걸 새삼 느꼈다. 아직 생각하는 건 한국인 마인드에서 많이 벗어나지 못했지만 그래도 1년 외국에서 살면서 우리나라의 비정상적인 부분들을 많이 깨달은것같다. 영어가 부족해서 외국인 친구들은 거의 없었고, 한국인 친구들이랑도 별로 가깝게 지내지못한 것 같다. 오로지 함께 일한 사장님과 여자친구. 그리고 내가 여기서 만난 유일한 친구인 것 같았다.
ㅈㅇ이와 헤어지고 도서관으로 가서 잠깐동안 호주 갈 준비를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절대 몸이 편해지면 안되는 스타일인 것 같다. 어떻게 해서든 몸을 불편하게 만들어야 부지런하게 이것저것 열심히 움직이게된다.
마감하고있는 ㅅㅎ 언니와 ㅇㅌ오빠를 만났다. ㅇㅌ오빠는 만나자마자 한국인 꼰대 마인드로 나의 앞길과 영어 실력에 대해 판단하기시작했다. 나보다 잘난게 뭐 얼마나 있다고 훈계하듯이 영어 이제 좀 늘었겠다며 토익 준비해야겠네?이런다. 요새 토익을 누가보냐고 아이엘츠 준비할거랬더니 전에 시험본다더니 얼마 받았냐고 묻길래 5.5라니까 와.. 너 정도에 5.5면 6.5이상은 어떻게 받냐며 힘들어서 어쩌냔다. 공부 하나도 안하고 쳤다는말은 굳이 하지않았다. 그치만 속에서부터 또 짜증이 치밀어올랐다. 대화 시작한지 10분도 안됬는데 이런다.
ㅅㅎ언니네 집으로 가는 동안 버스안에서 그동안 가게에서 있었던 일들을 들었다. ㅅㅎ 언니나 ㅎㅂ나 한명한명 떼놓고 보면 정말 괜찮은 사람들인데 같이 일하기에 맞지않는 사람들인건지 단지 그 둘이 안맞는건지 이야기들어보면 참 별로다.
ㅅㅎ언니는 다른 사람들에대해 불만을 토로하는데 들어보면 다들 똑같이 이기적이고 같이 일하면 불편할 전형적인 한국인 스타일들이다. 나 또한 거기에 있었으면 스트레스 받았을 거고 짜증냈을거고 뒷담화의 주인공이 되었을 것이다. 이런거 보면 앞으로 절대 일해서는 안될 근무 환경이 걸러진다.
언니 집 가기 직전 샤닐에게 지금 나와 함께 가는중이라고 문자를 했다. 그랬더니 Where?이라며 전혀 모르고 있는 듯한 답이 왔다. 까먹은줄 알고 살짝 걱정이 됬다. 공부하느라 바쁜 앤데 괜히 나땜에 공부 방해하고 언니랑 싸우는건 아닌가해서. 근데 다행히 알고보니 샤닐이 장난친거 ㅋㅋ
집 도착하니 샤닐이 집 청소도 해놓았다 ㅋㅋ
4시간동안 고기도 실컷먹고 언니가해준 된장찌개에 밥도 배터지게 먹었다. 누군가 집밥이라는 걸 해준다는 것이 이렇게 마음 따뜻해지는 일이라는걸 처음 느껴본다.
샤닐이랑은 안되는 영어지만 깊은 대화를 나누었고 또 거기에서 배울 점이 있어서 좋았다.
할머니 이야기를 했을 때 샤닐도 작년에 같은 일을 겪었다며 마음 깊이 공감해주었다. 할머니가 주는 사랑은 부모님과는 또 다르다면서. 그들은 우리에게서 아무것도 원하지않고 순수하게 100% 무조건적인 사랑을 준다고.
모르셔스라는 나라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어떤 곳이냐고 물었다. 크기는 제주도보다 조금 큰 정도로 엄청 작은 나라라서 서로에 대해 건너건너 다 알고있단다. 그래서 간섭도 많고 뭔가 하려고하면 주변에서 조언이랍시고 이런저런 참견이 많단다. 그걸 무시하고 자기 갈길만 갈수있는 그런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자신은 그정도의 레벨이 아니어서 다른 나라에 살기로 마음 먹었단다.
10시가 되어서 집에가려는데 버스카드에 돈이 부족했던 것을 깨닫고 어쩌나하고있었더니 샤닐이 자기 카드까지 내줬다. 뉴질랜드에서 참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난것같다.
유일하게 나 자신에게서 확실하게 믿는 것 중 하나가 사람이다. 아직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부족하지만 내면으로서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걸 확신하기때문에 내 주변에 머무는 사람들도 좋은 사람들이라는걸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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