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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생활 2019/...일기

Movie 43

by noopy00 2021.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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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늘은 Renan과 데이트를 하기로한 날인데 일을 하는바람에 저녁에 연극을 볼 생각이었다. 근데 예약이 벌써 다 차서 볼수없게되었고 굳이 말은 하지않았는데 Renan은 전혀 기억을 못하는지 자연스럽게 자기네 집으로 간다. 그래도 그새 며칠 같이 다녔다고 오토바이도, Renan도 많이 익숙해지고 편안해진 느낌이다. 

오늘 푸드트럭 장소는 강아지이벤트였는데 좀 일찍와서 구경할껄하는 후회가 들었다 ㅋㅋ 

Coogee에 도착했더니 Renan친구도 와있었다. Renan 샤워하는동안 친구들이랑 같이 티비보면서 놀다가 장보러간다는데도 그냥 따라가지않고 혼자 집에 있었다. 

초반엔 좋았다. Renan이 저녁을 만들어줘서 맛있게 먹고 다같이 영화보면서 웃고 떠들고.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다들 포르투기로만 대화하고 계속 맥주랑 대마초만 하고... 그러면서 점점 애들 눈은 풀려가고... 다른 친구들은 그러던 말던 상관없었지만 Renan이 점점 취해가는 모습을보니 도대체 나는 여기 왜 와있는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지하고 깊이있는 대화는 커녕 대화 자체를 1분도 지속하기 힘들었다. 
그러다 옆방 여자애가 한 말 한마디에 빵 터져버렸다. 몇시간동안 자기들끼리 포르투기로 얘기하다가 갑자기 그제서야 내 생각이 났는지 영어로 대화해야하는거아니냐고한거다. 그걸 Renan이 전달해줬고 거기에 진심반 장난반으로 It’s too late이라고 버럭했다. 거기에 Renan은 기분이 상한듯했고 이후부터 다들 나를 의식해서 억지로 영어를 쓰려고 애썼다. 참 거지같은 상황이었다.

솔직히 기분이 너무 나쁘고 Renan과는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확실해졌다. 친구로 지내면 참 재밌을 애이긴한데 남자친구로서는 절대 행복할것같지않다. 
물론 그냥 가볍게 만나는 걸로 생각하면 나쁘지않을것같다. 친구들도 재밌고 Renan도 일단 물질적으로는 나름 잘 챙겨주니깐. 

마지막에 함께보던 Movie 43이란 영화를 보고 기분을 완벽하게 잡쳤다. 처음부터 왠 남자 턱에 부랄을 달고나오질 않나 실제 여자 몸 전신을 다 보여주며 성적인 물건 취급을하면서 희화화 하질 않나... 남자친구, 형, 아빠까지 첫 생리 터진 여자애를 둘러싸고서 피를 보고는 Disgusting이라는 단어를 몇번을 사용하는지... 거기에 다들 웃기다며 배잡고 쓰러지는데 도대체 뭐가 웃긴건지 수치스러움이 들 정도였다.

가야할 시간이 되어서 일어났긴했지만 더이상 보고 있기가 힘들었다.

버스타러가는길 Renan과 이야기하는데 나보고 도대체 왜 화가났냔다. 말하고싶지않았지만 그것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에 난 여기왔을때 대화가 하고싶었다고 했다. 그런데 내내 맥주만마시고 대마초만 피어대서 좀 그랬다고. 그랬더니 자기가 계속 말 걸어도 대답도 안하고 기분 표현같은 것도 안하는데 자기보고 어쩌라는 거냔다. 날 이해해보려고하는데 힘들단다. 할말이 없었다. 그냥 안맞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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