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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생활 2019/...일기

시드니에서 마지막 날

by noopy00 2021.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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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 do you treasure? An object, a person, a memory?

시드니에서의 마지막을 늦잠으로 보낼 수없어서 오늘은 좀 일찍부터 움직였다.
시드니는 비가 온다고 한 날도 오전에는 비가 잘 내리지않는 것같다. 햇빛까지 비치며 날이 정말 맑았다.

역시나 오늘도 일찍일어난 존과 함께 아침을 먹으며 이따가 박물관을 가기로했다.
화장을 하고 나갈준비를 하는데 마침 조가 깨어났다.
어제 늦게까지 놀고 오늘 새벽 4시에 들어왔다는... 필리핀 여행갔던 이야기도하면서 내일 떠난다고했더니 인스타를 교환했다. 

방에들어와 계속해서 나갈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조가 와서는 커피한잔하러 나갈래?라며 물어왔다. 까암짝 놀랐다. 이건 도대체 뭘까? 나한테 관심있다는 표현인건지 아님 그냥 친구로서 제안하는건지??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결국은 그냥 친구로서 친해지려는거라고 단정지었다.
존과 함께 박물관을 가기로했는데 시간이 겹칠까봐 살짝 조마조마했다.

날 이성으로 본거든 아니든 일단은 나도 얘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는 좋은 시간이 될것같았다. 
동생 스탠리와는 다르게 좀 쑥쓰러움을 타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둘이있을땐 엄청 말도 잘했다 ㅋㅋ 나와 맞는 사람이건 아니건 일단 잘생기고 키크고 몸 좋아서 걍 설렜다 ㅋㅋㅋㅋ 

가족이야기를 엄청하고 인스타도 친구들과찍은 사진들이 많은 스탠리와는 달리 풍경사진이나 남동생들과찍은 사진뿐인걸 보면 확실히 동생보다 감성적이고 가족을 제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인듯하다.
엄마가 필리핀에서 호텔 사업을 하시는데 어려서부터 엄청 밝고 사교적이고 파티를 엄청 좋아하셨단다. 작년에만해도 어떤 큰 파티에서 남동생들이랑 놀고있는데 다른 한편에서 엄마가 친구들과 놀고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숨어다녔다는 웃긴 이야기를 해줬다 ㅋㅋ 
어머니 사진을 보여달래서 보는데 키도 엄청 작고 귀엽게 생기셨는데 밝은 에너지가 사진으로부터도 느껴졌다. 삼형제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는데 참 듬직하시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를 마시고 겨울 자켓을 사러간다는 말에 같이 다녔는데 나보다도 길치가 심한 사람은 처음 봤다 ㅋㅋㅋ

집으로 돌아왔는데 박물관 가는것에 대해 토히바와 이야기를 나누고있었다. 유료라는 말에 가지않겠단다 ㅋㅋ 고작 15불인데 뭐가 그렇게 아까운건지...
결국 나 혼자서라도 가야겠다고하고 나와버렸다. 아주 조금 서운했던것같다.

세인트메리 성당도 다시한번 가주고 호주 박물관으로 갔다. 꽤 크고 알찬 구성이긴했지만 굳이 갈 필요까진 없을것같았다.

나온김에 울루물루에 유명한 핫도그집을 가보기로했다. 가는 길이 꽤 예뻤다. 핫도그는 그냥 핫도그 맛이었다.

보타닉 가든을 쭈욱 둘러보고 카페로 향했다. 시드니 날씨가 정말 많이 추워진듯하다. 느낌에 뉴질랜드보다도 더 추운것같다.

카페에 앉아 비행기를 예약하고있는데 왠 동양남자가 불쑥 핸드폰 충전좀 할 수 있겠냔다. 전화 한통화만 할 수 있을 만큼만 충전하면 된단다. 나도 그 절실한 마음을 잘 알기에 해줬다. 근데 그 이후에 계속해서 날 쳐다보고 편한 자리로 옮겨가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다시 내 옆자리로 와서 앉으면서 고맙다고 재차 말하길래 너~~~무 불편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가 내렸다. 돌아와보니 오늘도 여전히 거실엔 토히바와 존이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저녁을 먹기엔 좀 늦은 시간이었지만 짐 줄이자는 생각에 까르보불닭을 만들어먹었다. 
그사이 존과 토히바가 새로산 펜으로 이름을 쓰며 장난을 치는데 갑자기 한국어로 자기이름을 쓰겠다며 난리를 쳤다. 근데 꽤 제대로 써서 한글을 공부했나?란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우연이려니했다.
그런데 갑자기 존이 편지를 하나 내밀면서 토히바와 존이 함께 쓴거란다. 하............. 괜히 최근에 존을 귀찮아한것, 토히바한테 짜증부린것들이 떠올라서 미안해졌다ㅠㅠ 내가 왜 오는 길에 한국 치킨이라도 사오지 않았을까 급 후회가 밀려왔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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