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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생활 2019/...일기

한국 친구

by noopy00 2021.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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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 먹으려고 알람 맞춰놓고 잤다. 내 윗층 여자애가 아침부터 요란스럽게 부스럭거리며 짐정리를 하는 통에 알람시간보다 조금 일찍 일어났다. 비몽사몽에 침대에 걸터앉았는데 맞은편 2층 침대에 있던 한국 여자애가 나갈준비중인듯해서 말을 걸어보았다. 외국나와서 한국인들이랑 같이 지내는건 이번이 거의 처음이나마찬가지인데 내 위층 여자애가 워낙 딱딱하게 굴어서 조금 상처받은 상태여서 또 말걸기가 살짝 두려웠다. 그런데 다행히도 이 여자애는 마음이 열려있는 듯했다.
그렇게 함께 조식까지 먹으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에 대해서 꽤 깊은 대화까지 나눴다. 차로 2시간 정도 떨어진 근처 농장에서 1년째 워홀 중이라는 윤주. 가끔 이렇게 대도시로 나와 특별할건 없지만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맛있는 것 먹고 수다떠는게 낙이란다. 한국에서 사회생활 3년정도 하고 사람에 지쳐 나왔는데 해외생활이 자기랑 너무 잘 맞는단다. 
어제밤 주방근처 구석진 테이블에 앉아 친구들이랑 영통하는 걸 들었을땐 참 가볍고 생각없고 깍쟁이같아서 첫인상이 별로 좋지않았는데 대화를 나눠보니 완전 딴 사람이다. 물론 내가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어서 그런 걸 수도있지만 대화의 깊이만 봐도 첫인상처럼 그렇게 가벼운 애는 아니었다.

10시쯤 체크아웃시간이 다가와서 헤어지는데 이번에도 나는 거의 들어주기만 했는데 나와 대화가 너무 잘 통하는 것 같다며 어제 먼저 말을 걸어볼껄하고 아쉬워하며 번호까지 물어본다. 화장은 커녕 씻지도 않은 채로 그렇게 2시간을 떠들었다. 한국같았으면 분명 나의 겉모습만 보고 이미 선입견을 가지고 다가오지도 않았을 것 같은데 신기하다. 뭔가 해외 나와서 마음이 잘 통하는 한국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되는 것같다.

오늘은 브리즈번 근처 여행을 위해 시티로 나가 여행사를 알아보려고했는데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 그냥 호스텔에 계속 머물렀다. 점심때쯤 ㅎㅇ이랑 또 오랜만에 통화하면서 힘을 얻고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하루가 후딱 가버린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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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술 등과 같은 마약류는 물론이고 게임이나 술자리, 심지어 클럽같은 곳도 의도적으로 피하고있다. 손쉽게 쾌락에 빠질 수 있는 수단을 아예 차단하기위해서다. 워낙 쉽게 유혹되고 중독되는 나인걸 알기에..
그래서 자꾸만 평온한 상태, '무'의 상태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흥분에 빠지지않기위해 애쓴다.
그래서일까? 또 다른 방법으로 쉽게 쾌락에 빠질 수 있는 것에 의존하게되는 것같다. 자꾸만 대안을 찾는 것같다. 유트브와 같은..
나쁜 것에 노출되지 않는 것에 집중할게 아니라 좋은 것에 노출되는 것에 집중한다면 좀더 좋은 효과가 나타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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