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먹으면서 Freddy랑 잠깐 대화를 나눴다. 말이 많은 애라서 대화거리가 많아 좋긴한데 안타깝게도 발음이랑 영어가 잘 알아듣기 힘들다.
그래도 어제 내 고민을 얘기했더니 자기일처럼 같이 고민도해주고 내가 생각하는 교육 관련 대학원도 같이 찾아줬다. 얜 내가 좋나보다.
Vee와의 점심약속에 나갔는데 조금 늦는대서 연락올때까지 ㅎㅇ이랑 통화를 했다.
통화하고나니 내가 하고있는 고민이 대략적으로 정리가 되었다. 우선 교육관련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건 처음 접하는 길이다보니 아는 것이 적어 실패할까 두려운 것이고, IT는 이미 5년가까이 일해오면서 얼마나 힘든일인지, 나와얼마나 안맞는지, 사회적 분위기와는 별개로 내 인생만을 봤을때 앞으로 얼마나 전망이 좋지않을지가 너무나도 명확해서 돈을 목적으로 한것이 아닌이상 다시는 그 분야에 몸 담고 싶지않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왕 혜영이도 IT쪽으로 발을 들였겠다, 생각있다면 일본으로 함께 가게된다면 대학원비 준비하는 기간동안만큼은 즐겁게 버틸수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의 완벽할만큼.
Vee에게서 연락을 받고 우린 시티 거의 반대편에서 서로를 기다리고있었다는 걸 알았다. 순간 짜증이 밀려왔지만 내 잘못도 있겠다싶었다.
함께간 사우디아라비아 식당은 나에게 또 다른 신세계였다. 자그만한 식당안이 흑인들로만 가득차있었고 그들사이에서 유일한 동양인인 나는 거의 백인과도 같았다. 건너편 테이블엔 젊은 흑인 남자만 거의 10명이 앉아서 밥을 먹고있었다. 대화를 나눠보고싶었다 ㅋㅋ 해외생활하면서 흑인 친구는 단한명도 없었는데 Vee랑 친구가된것도 참 내 인생에 특별한 기억이될것같고 감사한 일이다.
다시 시티로 가서 지난번 비가와서 못갔던 Flagstaff park를 갔다. 이란에서온 Sam도 함께 만나 셋이서 거의 두시간동안 수다를 떨었다. Sam이란애가 겉보기엔 엄청 어눌해보이는데 생각도 깊고 괜찮아보였다.
Vee에게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들을 수 있었는데 내가 우려했던 대로 혹여나 아버지에게 현재 자신의 거주지를 들킬경우 자국으로 끌려가서 죽임을 당할 위험까지 있다고 한다. 자신이 알고있는 아버지를 봤을땐 분명 그럴 수있는 사람이라고. 23살에 이렇게 어려운 삶의 길을 살아야하다니 마음이 아팠다.
어쩌다 여자 가슴 얘기가 나왔는데 Vee가 Sam에게 왜 남자들은 여자 가슴을 그렇게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Sam이 하는말, 아마 가슴이 joyful해서 그런것같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랑 Vee 둘다 상상이되서 빵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Sam은 본명이 따로 있었는데 바로 무슬림이라고. 스펠링도 똑같고 의미도 똑같단다. 그러고보니 영어에선 크리스찬이라는 이름이 존재하는데 이슬람이라고 안될건 뭐있겠나싶다. 그래도 워낙 드물다보니 자기소개할때 사람들이 깜짝깜짝 놀랜다고 ㅋㅋ 종교는 좀 민감한 부분인데 이름물어봤더니 종교를 덜컥 얘기하니까 충분히 그럴만하다ㅋㅋ 근데 더 웃겼던건 Sam은 무슬림이 아니라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날이 어두워지고 저녁먹을 시간이 됬는데 더 이야기하고 놀고싶었지만 ㅇㅈ언니한테서 연락와서는 같이 갈비를 먹자고한다. 얘네랑 거의 반나절 시간을 보냈으니 은정언니네를 가기로했다.
약속시간보다 20분이나 늦어서 도착했지만 어쨌든 맛있게 잘 먹고 후식으로 와인까지 사왔다.
ㅇㅈ언니는 여전히 자기 얘기하기 바빴다. 처음엔 나랑 대화도 잘 통하고 가치관도 비슷하고해서 더 얘기하고싶은 마음에 자주 보고 연락하고 지냈던건데 점점 가까워질 수록 자기얘기만 하는 것 뿐만아니라 언니라는 입장에서 나를 자꾸 가르치고 자신의 눈높이로 나를 판단하려는게 보여서 불편해져가고있다. 아무리 나이가 많다고 어린 사람의 생각을 본인 마음대로 재단해서는 안되는건데.....
나는 절대 그러지말자. 앞으로 나이가 더 들어도 절대 나보다 어린 사람들을 내 마음대로 잘모를거라고, 부족할거라고 판단해서 이야기하지말자. 그리고 절대 내 이야기만 하는 사람이 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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