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Freddy랑 마주쳤지만 그냥 조용히 아침을 먹고싶어서 따로 앉았다. 괜히 이걸로 서로 어색해지는건 아니겠지;;
좀 늦게 정토회에 도착했다. 법률스님은 오늘도 통쾌하게 해답을 내려주셨다. 내 나이또래의 결혼 안한 사람들은 왜 고민거리를 가지고 나오지않을까 좀 아쉬웠다. 물론 어떤 사연이든 그로부터 배울건 있겠지만 전부 자식 얘기, 배우자 얘기 뿐이어서 공감이 많이 가진 않았다. 그 어느 누구도 자기 자신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나오는 사람은 없었다.
ㅇㅈ언니가 말했던 젊은 남자분이 오늘 나왔다. 스타일이 좋아서 호감이 가긴했지만 말하는걸 들어보니 크게 매력을 느끼진 못했다.
오히려 키작은 아저씨 보살이랑 이야기 나누는게 재밌어서 계속 붙어있었다. 커피 이야기도 그렇고 철학적인 얘기 등등 나랑 공감대형성이 잘되서 배울점도 많고 이야기 듣는게 넘 재밌었다. 알고보니 제일 큰 여자 보살님이랑 부부셨다는 ㅋㅋㅋ 괜히 내가 계속 붙어있어서 신경쓰이셨을 것 같다.
정토회가 끝나고 나랑 ㅇㅈ언니는 같이 커피한잔을 하기로했다. 커피마시면서 언니랑 또 한바탕 언쟁을 벌였다 ㅋㅋㅋ
아이들에게 칭찬하는 것이 과연 좋은가, 안좋은가에서부터 시작해서 성선설, 성악설까지 나왔다.
한번은 아들과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가 이런 일이 있었다고한다. 언니의 행동을 보고 아들이 배워서 마트 바닥에 떨어진 상품을 주워 직원에게 줬더니 직원이 너무 고마워했단다. 그 모습을 본 언니는 아들을 칭찬해줬고 그것이 다음번엔 또 다른 좋은 일을 하게 만드는 좋은 일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치만 내 의견은 달랐다.
아이는 분명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행복함을 느낄수있다는걸 배웠을 것이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자존감은 물론 다음번에도 또 좋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거라 믿는다. 그런데 거기에다가 언니가 칭찬을 함으로 인해서 아이가 깨달은 것이 인정욕구로 덮혀져서 다음번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자신만으로 인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닌, 칭찬받기위해 그 일을 하게될 것 이라는 것이다.
성선설, 성악설 또한 언니가 들었던 어떤 교수님의 얘기에 따르면,
크기가 다른 사과를 아이에게 줬을때 아이는 무조건 큰 사과를 쥐게되어있단다. 그것으로 보아 사람은 성악설이라는 언니의 주장.
우선 나는 그 사례에서 두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하나는 사과 이론 자체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것. 그것이 통계로인한 것인지 알수없고 언니는 심리학 관점에서 본것이라는데 그것은 아이의 성향, 그때의 심리상태에따라 얼마든지 달라질수있는 사항이라고 생각된다. 둘째는 작은 사과가 아닌 큰 사과를 선택하는 것이 왜 악한것이냐는 것이다. 아이가 큰 사과를 선택한다는 이론은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욕구에 관련된 것인데 그것은 선, 악 그 어느쪽도 해당되지않는 다는 내 생각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 심지어 식물들까지도 생존욕구는 기본적으로 다 존재하는건데 그것은 그 사실 이외에 아무런 의미를 갖지않는다고본다. 단지 이후 성장해가면서 교육받지못할 경우 인지하지못한 상태에서 그 욕구로인해 남들에게 해를 가하고 악을 저지르는 것일뿐이다.
대화를 하면서 이런 논쟁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지만 언니의 대화태도가 나를 좀 불편하게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나를 자신보다 아래에 있다고 무의식중에 생각하는 탓에 내가 하는 어떤 말에도 자신의 생각과 조금만 반대되면 절대 받아드리려하지않고 반박부터 하기 시작했다. 거기에다 내 말을 중간에 자꾸 끊어먹어서 대화하기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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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시반쯤 정토회의 남자 거사님들끼리 술한잔 한다는 소식에 우리도 함께했다. 그 부인들은 나중에 얘기들으면 별로 안좋아하시겠지만 정토회에서 못다 나눈 이야기를 더 하고싶었다.
대화가 주로 군대얘기, 그들의 과거추억 얘기, 은정언니의 개인적인 수다로 이루어져서 지루했다. 그치만 그와중에 내 옆에 그 키작은 보살 아저씨가 앉아계셔서 그분과 둘이서 좀 재밌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정토회에 어떻게 들어오시게되었는지, 선 100번 보면서 사람을 보는 눈이 생겼다는 얘기, 결혼을 포기하고 몽골 고비사막으로 떠나 그 황량한 사막에서도 많은 동물이 살아가고있는 사실을 보면서 깨우침을 느낀것, 대마초 처음 했던 얘기 등등 너무나도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가 많았다.
다른 남자분들과도 좀 더 깊게 얘기나눌 기회가 있었더라면 분명 다 좋았을 것같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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