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이른 새벽 뭔가가 나를 잠에서 깨게 만들었다. 시계를 보니 4시. 가만히 있어보니 침대가 일정한 간격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처음엔 잠결에 뭐가뭔지 바로 캐치하지 못했는데 곧바로 알아챘다. 내 아래 칠레 여자애 침대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남자 신음도 함께. 하.... 진짜 별에 별 경험을 다 해본다 ㅋㅋ 어제 저녁 둘이 끈적하다 싶더니 결국엔 이렇게 됬나보다. 곧 끝날걸 알기에 잠자코 기다렸다. 신음소리가 좀 크게 들린다싶더니 흔들림이 멈췄다. 으.. 뭔가 더럽단 기분이들었다ㅠ 그래도 2층 베드는 1층꺼보단 좀 낫겠지...
짜증이 몰려오기시작한건 이 다음부터였다. 이 놈새키들땜에 잠이 다 달아나버려서 거의 한시간동안을 다시 잠들지못하고 고생했다.
덕분에 겨우겨우 시간딱 맞춰 일어나서 정토회를 갔다. 버스에서 지난 주에 법당에서 봤던 남자를 만났다. 통성명을 나눴는데 이름이 기억안난다. 법당 가는 내내 수다를 떨었다. 중간에 ㅇㅈ언니 탈줄알았는데 늦는지 안탔다.
오늘 법률스님 말씀은 대체로 정치적인 이슈, 대외적인 것들이었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인간 한 개인의 문제부터 범국가적인 문제까지 다 아우를 수 있으려면 얼만큼의 경지가 되어야 가능할까.
그리고 또 하나, 뉴질랜드에서부터 노력해왔던 나의 목표중 하나인 습관과 속세로부터의 속박, 집착을 벗어나는 것을 스님이 또한번 짚어주셨다. 한국에서부터도 늘 고민하고 노력하던 것인데 해외에 나오고나서야 이제좀 성장했다는 기분이 드는데 과연 저 스님의 말씀을 듣고있는 한국사람들, 해외라고는 단한번도 나간적없는 우물안 개구리같은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깨달을 수 있을까 싶었다. 우선은 우리 가족부터 생각이 났다.
중간에 엄마한테 전화가 와서 다음주 귀국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왠일인지 내 표정을 보고는 들어오기싫으냐면서 내 마음을 읽어준다. 그러면서 날 자주 못보고 이야기 못나누는건 엄마로서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또 내가 하고싶은거 하면서 지냈으면 좋겠다며 안타깝단다.
정토회 사람들에게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알렸다. 내가 제일 좋아했던 키작은 거상님이 크게 아쉬워하는 눈치다 ㅋㅋ 내 카톡도 가져가셨다.
지금까지 세네번 정토회 온 것 중에 오늘이 가장 편안하고 좋았던 것 같다. 기존 멤버분들과도 이제는 좀 편해져서 이야기하기가 편했고 새로 본 분들도 너무나 좋았다. 부산 아주머니도 인상이 너무 좋으셨고 애기데리고 오신 부부도 너무 좋았다. 특히 아빠분이 아기한테 너무 잘하시고 인상도 좋으시고 말씀도 재밌으셔서 우리 아빠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내 또래 남자도 한명 있었는데 인상도 좋고 나한테도 호감이 있어보여 더 대화를 나눠보고싶었지만 아쉽게도 먼저 자리를 떠버려서 더이상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
다들 헤어지면서 너무나도 감사하게 따뜻하게 보내주셨다ㅠ 정말 잠깐동안의 시간이었는데 어쩜 이렇게 마음들이 따뜻하실까... 나중에 또 기회가 된다면 만날 수 있겠지 ㅎㅎ 나도 예전보단 많이 성장한 것 같다... 헤어짐에 어느정도 의연할 수 있는걸 보니.
ㅇㅈ언니는 결국에 오지않았다. 마지막이라 인사도하고 연락처도 교환할 생각이었는데 한참 뒤에 답장이 와선 몸이 안좋아서 쉬었단다. 서운한 감정이 밀려올라왔지만 애써 침착하려고 애썼다. 그럴수도 있다고. 내가 준 마음만큼 상대방에게도 받을 생각하는 건 욕심일테니까. 다만 아쉬운 이 감정이 과연 순수하게 언니와 헤어지는 것 때문인지, 도쿄 일 때문인지 그게 좀 찝찝했다. 도쿄 일자리 문제가 없었다면 이정도로 아쉬움이 남았을까?
숙소 바로 들어가기 아쉽고 출출해서 내가 찾아낸 International cake 카페를 가기로했다. 근데 버스안에서 갑자기 몸이 너무 안좋아졌다. 속도 안좋고 머리도 아프고.. 어제밤 제대로 못자서그런건지 뭔지...
비도오고 숙소바로 갈까하다가 그래도 카페에 들렀다.
아쉽게도 커피가 너무별로였다ㅠ
숙소가는 길 네네치킨 반마리 사서 들어가는데 Marcus에게서 연락이왔다!!! ㅎㅎㅎ 얼마전 번호를 바꿔서 그것땜에 또 연락온건가 ㅋ Marcus말론 Baxter에 청소부 리스트에 내 이름이 올라가 있더란다. 암튼 그렇게 또 오랜만에 대화를 했다. 거의 한 3시간은 한것같다. 꽤나 깊은 대화를 나누는데도 참 알기 어려운 앤것같다. 좀처럼 가까워졌단 기분이 안든다.
그래도 드디어!!! 인스타 친구를 맺었다 ㅎㅎㅎㅎㅎㅎ
비록 인스타에 사진은 하나도 없었지만 뭔가 조금 연결됬다는 기분?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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