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부지런히 일어나 남은 식재료들을 처분할겸 음식을 엄청 만들었다. 여기 호스텔은 점점 더 손님들을 불편하게 만들 작정인건지 주방에 따뜻한 물도 안나와, 이젠 스토브까지 다 못쓰게 막아놨다. 보수하려는 거겠지만 이 많은 사람들이 고작 두개의 스토브를 쓴다는건 정말 말도 안된다. 거기다 객실 청소도 2, 3일에 한번씩 하는 듯하고..
오늘 아침엔 진짜 경악했다. 이른 시간이라 내가 주방 첫 사용자였는데 바람에 비닐봉지 흔들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해서 봤더니 여러마리의 쥐가 사람들 주방식기 담아놓은 가방들을 들락날락 거리고있었다. 와... 진짜 21세기에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환경이다 ㅋㅋㅋ
요리하는 내내 쥐들이 내 발 밑을 뛰어다녔고 테이블에 앉아서 밥먹는 와중에도 쥐들이 자기들끼리 놀이를 하듯 객실을 옮겨다녔다.
윈터마켓 갔다가 선물을 왕창 사버리는 바람에 걱정했는데 이것저것 많이 버려서그런가 다행히 적당히 다 챙겼다.
아래층 칠레 애랑도 포옹하며 헤어졌고 마침 아침 먹으러 나온 Freddy도 만나서 인사를 나눴다. 근데 마지막까지 내 짜증을 돋궜다. 가방을 매는데 굳이 그걸 또 말도 없이 내 몸에 터치까지 하면서 도와준다. 하.. 정말.. 허락없이 내 몸에 터치좀 안했으면 좋겠다.
비행기를 탈때까지도 내가 한국에 돌아간다는게 실감이 안났다. 동시에, 1년 이상 나와있었다는게 믿기지않을 정도로 다시 한국 가면 다시 바로 익숙해 질 것 같기도하다. 분명 멜번 생활이 그리워질텐데. 쥐들 나오는 호스텔 조차도... 마지막 날을 많이 담아두려 애썼다.
방콕으로 가는 8시간 뱅기안에서 영화만 4편은 본 것 같다. 보고싶었던 Us랑 Five feet apart를 봐서 정말 만족스러웠다.
태국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해서야 조금씩 실감이 나기시작했다. 우선은 태국이란 사실이 마냥 기쁘기만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라 중 하나인 태국의 이 습한 날씨와 특유의 냄새..ㅎ 공항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했다.
한국 말들이 많이 들리기 시작하니까 슬슬 실감이 나면서 또 불편한 감정들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린다언니 말처럼 주변 환경에 대한 신경과 소리들을 딱 차단 시키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내 목표만을 바라보고 주변 것들에 방해받지않는 연습...
한국 도착하자마자 이어폰끼고 영어만 들어야겠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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