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첫출근! 여유롭게 준비하고 아침밥까지 챙겨먹고 일찍 사무실에 도착했다. 15분까지 출근하라고 했는데 ㄷㅇ씨는 나보다도 일찍 도착해 있었다.
우리 첫출근과 함께 대학생들 현장학습(?)도 시작하는 날이래서 정신없을 줄 알았는데 방이 완전 달라서 사무실에만 있었던 나는 전혀 부딫힐 일이없었다.
ㄷㅇ씨말고 다른 남자 한명도 더 있었는데 들어보니 워홀로 일본에 왔다가 취업활동 중에 실력이 부족해서 면접에서 떨어지고 인턴으로 들어왔단다.
그래도 입사동기(?)라고 ㄷㅇ씨랑 딱 두번봤는데 말동무도 되고 편해서 넘 좋았다. 주말 동안 뭐했냐고 물었는데 첫출근이 긴장되서 잠을 제대로 못잤단다 ㅋ
사실 나도 아침에 출근하면서 꽤 긴장되었다. 새로운 일, 새로운 환경에 놓여지는게 자주 있던 일이라서 나름 괜찮을 줄 알았는데 이런 정식 회사는 오랜만이라 너무 떨렸다.
ㄷㅇ씨는 이사님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이사님 전담으로 이것저것 지시를 받았고 나는 파견되는 회사의 과장님이 출근하실 때까지 기다렸다.
과장님이 출근하고 잠시뒤 함께 개발할 프로젝트에 대해 회의를 했다. 서로 소개도하고 경력도 주고받았다. 다행히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문제는 화면개발과 문서 참고시에 일본어가 있다는 것과 실제 개발 들어갔을때 내가 스프링 개발을 안까먹고 혼자서 해낼 수 있어야한다는 거다ㅠㅠ
오전엔 대기와 회의만으로 시간이 모두 흘렀고 점심시간은 ㄷㅇ씨와 함께 과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순식간에 지나갔다.
오후 동안엔 계속 사이트 분석(이라지만 사실은 일본어 번역기돌리기...)과 API 사양서를 파악했다. 오랜만에 긴 시간을 책상에 앉아 있으려니 배고프고 졸려서 죽는줄 알았다ㅠㅠ 6시간동안 아무것도 안먹고 어떻게 지냈나싶다..
중간중간 한국친구들과 카톡하며 놀기도했다. 개발 사이트를 보며 ‘로그와또’나 ‘아르화베또’ 같은 어이없는 일본식 영어를 공유하며 웃었다.ㅋㅋ 친구중 한명도 오늘이 첫 출근이라 고생꽤나 한 것 같다. 말하는 걸 들어보니 오늘이 첫날이자 마지막날이될지도 모르겠다ㅋㅋㅋ 여자들 많은 곳은 사람이 너무 힘든 것 같다ㅋ
야근을 해야하나 걱정하고있는데 다행히 7시에 퇴근을 했다. 다행인건가...
오늘은 퇴근하고 드디어 100엔샵에 가보기로했다. 일단 회사앞에서 밥을 먹었다. 회사 앞이라고하니 마치 고층 빌딩 숲의 번화가 같지만 정말 시골에 있는 읍내 느낌이다. 사실 첫날 공항에서 사장님 차를 타고 시내로 들어올 때는 사람도 바글바글하고 확실히 관광지같은 느낌에 도쿄가 엄청 커보였다. 딱 이틀 돌아다녔는데 일본스타일이 원래 이런건지 너무 다 아담해서 시골 읍내 느낌이 물씬난다.
100엔샵에서 이것저것 장을 봤다. 드디어 동전지갑도 사고 도마도 샀다. 근데 신기한거 발견. 이름인지 성인지 모를 한자가 박힌 수백개의 도장들이 꽂혀서 팔고있었다. 절대 한국에선 볼수없는 관경이다.
오늘 회사에서도 그랬고 퇴근하고서는 더더욱 마사 생각이 났다ㅠ 하.... 이놈에 금사빠ㅠㅠ
친구말대로 심장관리 잘해야지... 타지에 있는 몇 없는 친구 중 한명인데 괜히 이상한 관계됐다가 완전 혼자 되버릴라...ㅠㅠ
집에와서 엄마랑 영통을 했다. 물론 내가 필요한게 있어서. 몇가지 한국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보내달라하려고 낮에 동생한테 연락을 해놨는데 저녁에 전화가 온 것이다. 용건만 간단히 하고 끊으려는데 이것저것 궁금한게 많은지 물어본다. 솔직히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부산 집에서 4달넘게 있는 동안 진지한 대화는 물론이고 가벼운 대화조차 하지않고 나에대해 궁금해하지도 않아놓고 또 떨어지니까 이제와서 저러는게 너무 기가찬다. 거기다 동생은 내 카톡에 답장조차 하지않는다. 도대체 내가 뭘 얼마나 잘 못했길래 가족들과 제대로된 대화를 나눌수 없게 된걸까? 자기연민에 빠지지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이럴때마다 자기연민이 아니고선 마땅한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친구들만이 나를 찾고 궁금해하고 멀리서 응원해준다. 너무나도 고맙지만 언제까지고 이들에게 의지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친구들도 결국 나보다 자신들의 가족이 우선일테니. 당연한거고 이해하기때문에 그래서 더 두렵다. 혼자가 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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