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D+35]

by noopy00 2020. 9. 30.
반응형

오늘아침엔 뭐가 그렇게 정신없었는지 지갑이랑 필통도 안챙기고 나와서 헛걸음했다. 요샌 버스도 시간 딱맞춰 타는터라 이렇게 실수하면 수업늦기가 일쑤다.

오늘 수업은 나름 괜찮았다. 점점 나아지는것같긴한데 다음주면 또 반을 옮긴다.

갤러리 구경을 끝내고 일본애들이랑 공원엘 갔다. Int1 class에 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친해질 기회가 없었던 유키와 유타랑 이야기를 나눌수있었다. 유키는 나랑 동갑이고 유타는 92년생. 생긴건 둘다 내 또래같아보인다. 둘다 참으로 일본인스러웠다. 미키와 아스카에게서는 느낄수없었던 오리지날 일본인 느낌. 집으로가려다가 누가먼저 얘길꺼냈는지몰라도 아쉬운지 카페를 가잖다. 다같이 카페가서 거의 4시간이상을 떠든것같다. 서로 안되는 영어와 일본어를 섞어써가면서 겨우 대화를 이어갔다.
모르겠다. 요즘 다시 자신감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져서그런지몰라도 한껏 즐기지못하고온것같다. 유키와 유타 둘다 뭔가 엄청 대단해보인다. 유키는 도쿄에서 엄청 큰 건설회사에 6년 일하다 영어공부하려고 넘어왔는데 일본엔 모델 와이프도 있다. 유키는 아직 대학생이지만 서핑하면서 자기 인생을 즐길줄 아는 친구인것같았다. 그런 그들앞에서 나자신은 한없이 작게만 느껴졌다.
홈스테이 저녁도 넘겨버리고 9시가 넘어서야 버스타러가는데 버스정류장 바로앞에 야시장을 발견하고는 다같이 들어갔다. 재밌었다. 정말. 그치만 마음껏 즐기지못했던것같다. 내 마음에 여유가 없는것이 문제인것같다.

버스타서 폰을 확인했는데 20분전에 지슬랭에게 연락이와있었다 어디냐고. 답장했지만 연락이없었다. 그시간까지 시내에서 놀고있는 줄 알았는데 집에와보니 차도 주차되있고 방문이 꼭 닫혀있었다. 화장지우고 얼굴만 간단히 씻고있는데 화장실문밖에서 쾅하며 큰소리가 들렸다. 두번씩이나. 문 닫는 소리인듯했는데 평소에 큰소리나는거 싫어하는 주인아줌만데 화가나서 일부러 저러나 싶었다. 안그래도 자존감 떨어져가는 와중이었는데 더욱더 쪼그라드는 기분이었다. 아마 어릴때 트라우마겠지만 쾅쾅 큰소리 나면 여전히 소심해진다.
그래도 거울보면서
“넌 정말 대단한아이야. 혼자힘으로 서울생활도 해내고 뉴질랜드까지와서 살고있잖아!”
“넌 정말 매력적이야. 너는 존재만으로도 빛나는 사람이야.”
라고 여러번 되뇌었다.

반응형

'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D+37]  (0) 2020.10.06
[D+36]  (0) 2020.10.01
[D+34]  (0) 2020.09.29
[D+33]  (0) 2020.09.25
[D+32]  (0) 2020.09.2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