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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D+54] 주차단속 걸린 날

by noopy00 2020.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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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1 수

 

오늘도 늦잠. 알람을 안맞춰놓고 잤나보다.
일찍이 아침 챙겨먹고 섹스앤더시티를 봤다. 예전엔 마냥 좋기만했던 미드였는데 나이 30넘은 지금 연애 몇번 해보고 사람경험 몇번 더 해보니 캐리같은 쌍년이 없다. 에이든같이 세상 자상하고 일편단심인 남자를 곁에두고서도 빅과의 위험한 불장난의 유혹에 넘어가다니... 그래놓고도 용서를 바라고 쉽게 용서해주지않는 에이든을 원망하며 뻔뻔하게도 자기자신을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미화시킨다. 순수한 로맨스를 추구하는 여자인냥 행동하지만 조건 좋은 남자를 만나면 사죽을 못쓰고 모조품 따위는 사지도 않는 그런 속물적인 여자다... 예전엔 이런 것들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는게 신기할 뿐이다.

존코벳이란 인물이 너무 매력적이다. 전 남자친구와 외모가 무척 닮긴했지만 그 이유때문은 아니다. 실제론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지못하지만 극중 캐릭터로만 보면 완벽한 내 이상형이다. 통통한 볼살, 큰 덩치, 얇은 입술마저 완벽했다.

섹스앤더시티를 보다보니 갑자기 frank의 말들이 거슬렸다. 본인이 뚱뚱하고 못생긴 거에 대한 열등감이 있는 사람인데 처음엔 그래도 그런 자기모습에 기죽지않고 나름 긍정적으로 솔직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오늘 일본인 여자친구를 갖고싶다는 말에 왜냐고 물었더니 일본여자들은 늘 상냥하고 뚱뚱한 남자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아서 좋단다. 그럼 반대로 본인은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들에게 한없이 상냥하고 친절한 사람일까? 여자를 성적이고 자신의 욕구를 채워주는 하나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남자들의 사고에 질려버릴 것 같다. 남자, 여자를 떠나서 인간 대 인간으로 친구가 먼저 될 순 없을까?

나는 과연 이중잣대를 들이밀고 있진않나 다시한번 생각해보게된다. 가슴에 손을 얹고 남자를 고를때 외모만으로 판단하지는 않는지. 최소한 외모의 유혹에 넘어가지않으려 노력은 한다. 그래도 잘생긴 남자앞에선 한없이 작아지는 내 모습을 보면 외모에 따라 내 행동과 태도가 달라지는건 내가 가진 열등감이지 않을까싶다.
블라도를 생각해보면 전혀 기죽거나했던 적이없다. 우선은 남자로 생각하지 않았기때문이고 두번째는 나자신에게 당당했었기때문인 것 같다.

2시반까지 인도인 supervisor랑 시티 라이브러리에서 만나기로했는데 어제에 이어 또 지각이다. 3시가 넘어서야 도착해서는 늦어서 미안하단다.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을거라 괜찮다고 생각했다나뭐라나.. 암튼 만나서 서류 건내줬는데 1분도안되 주차단속원이 오더니 우리에게 말을 건다. 잠깐 대놓은거라 Supervisor가 주차증을 끊지않았던 것 이다. 심지어는 장애인전용 자리였다. 생전 처음 있는 일인데다 남의 나라에서 이런 일이 생겨 쫄아있었는데 큰 덩치에 비해 엄청 상냥한 단속원이었다. 나에게도 계속 말 걸면서 남자친구냐고 묻는데 supervisor는 열받아있는 상황에 중간에서 어찌할바를 몰랐다. 이럴땐 정말 영어도 잘 안나왔다. 단속원은 주차권을 끊으라고하고 인도애는 잠깐 대놓은거라 아무문제없다고, 분명 관련법에도 그렇게 나와있다고 거의 20분가까이 실갱이를 벌인 것 같다. 추워서 덜덜덜 떨며 폰으로 관련법을 검색하는 Supervisor의 모습이 너무나 안쓰러웠다. 결국 주차권을 끊고 나중에 반환요청을 하기로하고 마무리됬다. 솔직히 인도인이 100프로 잘못한건데.. 참 대단한 것 같다.

오늘도 어김없이 방갈로8과 프로바도를 갔다. 여전히 불편했지만 오늘은 좀 독립적으로 잘 즐긴 것 같다. 지슬랭 자리에만 가지도 않고 내 클래스메이트들이랑 잘 논것같다.
친구들 다 가고 유이랑 나만 남았는데 카요 친구들이랑 함께하게됬다. 외모적으로 카요를 괜찮다고 생각하고있었는데 오늘 거의 처음으로 같이 길게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분위기때문인지 처음 펴본 전자담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자꾸 끌렸다. 카요도 그걸 느꼈던걸까? 나에게 직접 춤도 가르쳐주고 가까이서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나에게 넌 좀 특별한것같단다. 그러면서 이쁘단다. 그리곤 라틴계 사람들 평소 어떻게 생각했냔다. 솔직히 끌려서 응해주고싶었다. 그래서 섹시한 것 같댔다. 라틴계 사람이랑 키스해본적 있냔다. 없다니까 자기랑 하지않겠냔다.
솔직히 미친 듯이 끌렸었다. 근데 남들 다 보는데서, 특히나 반 친구들도 있는 곳에서 하고싶지않았다. 결국에 난 진지한 관계를 추구하는데 넌 다음달 떠나지않냐고했다. 그리고 이렇게 공공장소에선 하기싫다면서 거절했다. 그뒤로 춤추는 것도 빼서 아마 완벽한 거절이라고 생각했을 것 이다.
이후 다른 동양 여자만나서 한참 수다떨고 귀속말하는거 보기싫어서 유이랑 그냥 나와버렸다.

오늘 처음으로 전자담배를 펴봤다. 맥주 한병에 취해버린걸까 그동안 수많은 유혹에도 불구하고 잘 참아와놓고 오늘은 왜 그렇게 쉽게 펴보겠다고 마음을 먹은걸까. 처음 빨았을때 아무런 느낌이없길래 속담배를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가슴이 너무 따가웠다. 담배를 준 카요친구가 하는말이 전자담배는 속담배를하면 더 안좋다며 입으로만 피란다. 한번정도 더 펴봤는데 아무런 느낌이없었다. 원래 담배 처음 피면 머리 띵 하다던데 전자담배여서그런가 아무렇지도않았다. 카요가 자기집에 대마초있다고 권했는데 그 자리에서는 혹해서 가고싶다고 했지만 맨정신에 다시생각해보니 정말 위험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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