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14 토
게을러 터졌다 정말..
홈스테이에서 마지막 하루를 여유롭게 보낸답시고 늘어지게 자고 반나절 폰만 들여다보다가 3시 겨우 맞춰서 짐을 다 쌌다. 양도 엄청났다. 고작 8주 있는동안 자제한다고 했는데도 왜케 늘어난건지...
지슬랭도 3시 딱맞춰 도착해서 한 10분 식탁에 둘러앉아 얘기했나? 그러고 바로 출발했다. 빠뜨린거없는지 제대로 둘러보지도 않고나왔다. 하.. 이렇게 잠깐 사는데도 무슨 짐이 이렇게 많은지.... 버릴거 버려야지, 욕심 비워야지하면서도 막상 살다보면 이것저것 계속 사게되고 버리는 것도 너무 아깝다.
새로운 집에 지슬랭과 함께 도착해서 고맙게도 짐까지 날라줬다. 놀라운 사실은 이 집에 고양이가 산다는 것이다!! 집보러 왔을 땐 분명 안보였는데... 도착하자마자 거실에 고양이 화장실을 발견했다. 집에 동물이 있다는 사실에 좋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알러지때문에 불편할 것 같기도하다ㅠ
여기엔 이 집 주인인 듯한 키위 & 인도네시아 커플과 사키라는 남자가 산다. 이름만 듣고 일본인인 줄 알았는데 인도인이었다. 처음이라그런지 엄청 어색하다. 내 방도 첨에 봤을 때만큼 좋아보이지않는다. 앤마리 집에비해 너무 더럽다ㅠㅠ 슬리퍼가 필수일 것 같다.
하. 기분이 너무 우울해서 약속이라도 없었으면 8시도 안되서 바로 잤을 것 같다. 7시 좀 넘어서 내려오니 다들 나잇마켓 갔는지 집이 조용했다.
얼마 안기다리고 운좋게 70번버스를 바로 탈 수 있었다.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오늘 도착한 목걸이 기념샷을 남기기위해 사진을 몇장 찍었는데 여자운전기사가 큰소리로 누가 버스안에서 사진찍냔다... 아니 여긴 사진도 못찍나??? 아무리 살펴봐도 음식물 금지 표시 말고는 사진금지란 표시는 어디에도 없었다. 기분이 더 우울해졌다ㅠㅠ
내가 뉴질랜드에 온 목적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앤마리 집에있으면서 너무도 편하게 두 달을 살다보니 외국에 와있다는 긴장감따위는 잊고살았던 것 같다. 집에는 잠깐씩만 머물면서 여행 다니는 목적으로 이 집에 이사 온거라면 이집도 나쁘지는 않다. 그치만 난 여기에서 제대로 된 일을 해보고 제대로된 해외 생활을 해보고싶어서 온 것이기 때문에 이런 환경을 더 견디기가 어려운 것 같다.
방갈로 8에서 있는 라틴파티에 카요가 유이를 초대해서 같이 가기로했다. 라틴 음악은 역시 즐거웠다. 파티라고 해도 별다른 큰 이벤트는 없었지만 마음을 비우고 놀았더니 잘 즐기고온 것 같다.
유이랑 아스카가 아무도 카요한테 연락을 안하길래 그냥 내가 했다. 내가 초대받은 것도 아니라서 안하려고했었는데... 한시간정도 지나서 도착했다는 연락이 와서 인사하려고 갔는데 다른 여자랑 붙어서 춤추고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우리 셋 다 주춤했다. 아스카말로는 그 여자랑 키스하고있었단다. 그 순간 웃는게 웃는게 아니었다. 표정 관리가 어려웠다. 어쨌든 결국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춤을 추는데 카요가 내 손을 또 끌었다. 넘 어색했다ㅠ 애들앞에서 키스하면 어쩌나하는 걱정도 들었고 머리가 혼란스러워서 그 순간을 제대로 즐기지못했다. 카요도 그걸 느낀걸까? 나와 춤을 춘후 다른 애들도 돌아가면서 한번씩 일부러 다 춰주고는 친구들에게 가봐야겠다며 가버렸다. 끝이다.
술집을 나와서 나와 유이는 버스정류장으로 가고 아스카는 바로 집으로 향했다. 바람이 엄청 세차게 불었다. 유이 Ferry는 거의 한시간 뒤에 온대서 그냥 친구집에 가서 잘거란다. 유이 폰에 자꾸 연락오는걸 보아하니 그 재수없는 콜롬비아 남자애랑 계속 잠자리를 가지는 중인가보다.
집으로 돌아와 잘준비를 하고 누웠는데 정말 오래 살집은 아니란 생각이들었다. 이불도 너무 습해서 곰팡이 있을 것 같고 바닥도 너무너무너무 더럽다. 뭔지 모를 작은 벌레들도 기어다닌다. 잠깐 주인 방을 들어가봤는데 엄청나다... 처음에 집보러왔을때 왜 몰랐을까? 이런집에서 어떻게 생활이 되는건지 신기하다. 와이프는 housewife라는데 이게 청소하는 집인지 도대체 알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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