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8 화
바보같이... 취업박람회는 오늘이 아니라 내일이었다ㅠ 난 왜 항상 이렇게 덤벙대는걸까.. 어떻게 일주일동안 한번도 날짜 체크할 생각을 못한걸까? 하...
다행히 내일 스케줄을 빼긴했지만 뒤에서 엄청 욕해대겠지. 후.. 남한테 피해줬다는 것땜에 너무 신경쓰인다ㅠ
어쨋든 시티나온거 바로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도 그렇고 유이에게 연락해봤다. 혹시나 안받거나 다른 약속이 있다고하면 그냥 스시집에 일하러 갈까도 생각했지만 다행히 오늘 프리하단다. 막 일어난듯했다. 전에 말한대로 음료수랑 초콜릿 사들고 집에 놀러갔다. 집주인 타이완 아저씨랑 이야기도 나누고 아침도 먹고 유이 화장하는 것도 구경했다.
유이가 타카를 좋아한다는 건 알았지만 타카가 뉴질랜드 떠나기직전에 타카 또한 유이에게 마음을 표했다는 걸 듣고 충격적이었다. 다른 사람들 몰래 호주머니에 넣고있던 유이손을 잡았다는 것이다.
일본에 와이프도 있는 사람이... 다들 그렇게 극찬을 하던 타카였지만 왠지모르게 뭔가 뒤가 구린 느낌을 받았는데 역시나였다.
그 전까지 개인적으로 연락한적이 없었는데 뉴질랜드 떠난 이후로 계속 연락이온단다. 분명 그의 옆에는 와이프가 있을텐데...
왜 타카같은 남자를 좋아하는걸까 이해가 안가던 중에 문득 10년 전쯤 병원에서 알바하던 시절이 떠올랐다. 내 나이가 그때 유이나이쯤됬었고 타카 나이의 물리치료쌤을 좋아했던게 생각난다. 나랑 거의 열살차이였고 내가 모르는 많은 것들을 다 아는 것 처럼보였고 연애나 여자에 대해서도 능숙해보이는게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거기에 차도있고 재력또한 학생인 나와 비교했을 때 차원이 달랐기에 플러스요인이 될 수밖에없었다.
그때 그 쌤 나이만큼 먹은 지금 생각해보면, 그 나이에 그정도 재력이 있는건 당연한거고 여자에 대해 그만큼 잘 알고 10살어린 나를 꼬시는 거면 그만큼 놀아봤다는 거겠지. 나라는 사람 자체에 매력을 느꼈다기보다 어린여자라는 것에 이끌렸다는걸 안다. 그 시절 나에게로가서 한마디해줄 수 있다면, 그가 가진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너가 그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이 될수있고 인생에서 진정으로 중요하고 값진 것들을 가진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해주고싶다.
나이차이 10년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아닌건 아닌가보다. 20대 초반의 감성을 쉽게 공감하지 못하고 10년동안 남자(물론 그외에 것들도) 보는눈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보면 내가 경험해온 것들을 한마디 말로 설명하기란 참 어렵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유이에게 안되는 영어로 꼰대가되어 설명을 해줬지만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수 밖에 없겠다는 걸 알았다.
일하러 가는길 블라도와 승기를 만났다. 한동안 문자도 안하고 정말 오랜만이었다. 시간때문에 길게 얘기나눌 수가없었고 유이도 불편해해서 금방 헤어졌다.
오늘도 엄청 초스피드로 클리닝을 끝냈다. 목금처럼 시간이 좀 있을때 제대로 해야겠다. 빨리 끝낸 덕분에 필레가 태워다줘서 편하게 금방 집에 올 수있었다. 걸어왔을 생각하면 정말...후...
집에와서 후다닥 세탁기 돌려놓고 샤워했다. 한국 친구들한테 전화가와서 두시간넘게 통화했다. 스시집 매니저들 욕도하고 일본친구들 얘기, 일한 얘기 등등등 여기에서 있었던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애들 이야기도 듣고 넘 재밌었다. 시간이 늦어 내일이 걱정되었지만 오랜만에 애들 개그도 듣고하니 뭔가 힐링된 기분이다. 왠지모르게 마음이 너무 편안했다. 샤워를 해서인가 이렇게 안정된 마음상태는 정말 오랜만이다. 늘 여유없이 바쁜 한국 생활이야기를 들으니 상대적으로 너무 여유롭게 느껴져서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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