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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난 여기서 뭐하는거지...

by noopy00 2021.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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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8 월

 

오늘은 아홉 시간을 잤다. 그랬더니 컨디션이 좀 괜찮아 진 것 같았다. 나는 잠을 충분히 자줘야 하는 것 같다.
3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바닐라라떼 마시면서 쇼파에 앉아 여유를 즐겼다. 시간 맞춰서 스시 집에 들어갔는데 ㅎㅅ 오빠가 내 얼굴을 보며 대뜸 하는 말 “오늘은 안 예쁘게 하고 왔네?”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한마디 쏘아 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도대체 남의 외모에는 왜 그렇게 관심이 많은지 내가 이쁘게 해 오든 안에 오든 자기랑 무슨상관인 건지. 자기 입으론 한국에서 오래 떨어져 살아서 이제는 뉴질랜드 사람이나 다름없다고 그러지만 뼛속까지 한국인이다.

ㅊㄹ이랑 같이 일하니까 시간도 금방가고 일할 맛이 난다. 지난 주말 마커스 후유증으로 침체 되어 있었던 내 기분이 다시금 밝아 지는 느낌이었다. Marcus와 어떻게 되가느냐는 ㅊㄹ이의 물음에, 잘 안 될 것 같다며 대답했다. 어두운 내 표정을 읽었는지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에 사랑을 받는 것도 시간이 모자란데 그런 사람 더 이상 생각하지 말라며 위로 해준다.

마감을 끝내고 핫푸드 쪽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ㅎㅅ오빠가 내 눈치를 보며 백스터까지 태워다줄까 물었다. 최근 몇 주간 ㅎㅅ오빠의 호의를 그냥 받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일부러 거리를 두고 있었는데 너무 피곤한 나머지 차를 얻어타버렸다. 오랜만에 탄 ㅎㅅ오빠의 차 안에서 백스터 가는 내내 잔소리를 들었다. 꼰대 근성은 여전했다. 자기나 제대로 잘 살 것이지 나한테 왜 자꾸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지. 내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경험을 해왔는지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단지 나보다 나이가 더 많다는 이유만으로 내 삶의 방식에 대해 훈계를 두며 가르치려 든다.

요즘 자꾸만 내가 뉴질랜드의 와서 뭘 하고 있는건지 회의감이 들려고 한다. 일주일 쉬는 날 하나없이 아침, 저녁으로 알바 두탕 뛰면서 돈은 모여가고 있지만 발전이라곤 하나도 없이 그렇게 하루하루 늙어 가고 있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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