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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오랜만에 하루종일 친구들과 함께

by noopy00 2021.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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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2 금

 

하루종일 뒹굴거리고 하기싫은 청소 미루고미루다 12시쯤 일어난 벨라에게 겨우 청소용품 물어봐서 2층 목욕탕이랑 방 청소를 끝냈다. 화장실 청소하면서는 정말 내가 왜 이렇게까지 청소를 해야하는지 이해못할 정도로 이사오기전부터 있던 찌든때들이 너무 많았다. 너무 더러워서 꿈에 나올지경이다.
겨우 다 끝내고나니 오전 출근만한 사키가 돌아왔다. 오늘은 데본포트에서 무슨 작은 이벤트가 있는 날이다. 지난주 사야카에게 오랜만에 연락해서 만나기로했었다. 나갈준비를 하는데 비가 쏟아졌다. 머리도 다 말았는데 너무 가기싫었다ㅠ 한참 고민하면서 1층 내려갔는데 벨라 청소하는걸 사키가 도와주고있었다. 어차피 약속시간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 나도 도왔다. 뭔가 가족같은 느낌이다. 다들 언젠가는 헤어지겠지만 쉐인말고는 다들 타지생활인건데 서로서로 도우며 지내는게 정말 좋은 것같다.


비가 잠깐 그친사이 후다닥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시티가는 길 버스안에 앉아있는 시간이 왠지모르게 너무 힐링되고 좋다. 특히 엘러슬리 다운타운 분위기가 너무 좋다.
Ferry 승강장에 도착해 버스를 내렸는데 바람이 미친듯이 불고 너무 추웠다. 신발이 다 젖어서 쪼리 신고왔더니 더 추웠다. 사야카와 통화를 하고 승강장으로 갔더니 파오와 타땡땡 일본 남자애도 같이 있었다. 일본남자애는 예~~전에 한두번 프로바도에서 같이 술마신적 있는앤데 서로 이름을 기억못했다 ㅋㅋ
처음타보는 페리. 날씨만 좀 더 좋았더라면 정말 완벽한 하루였을 것 같은데 아쉽다. 한 10분 갔나, 데본포트에 금방 도착했다. 이벤트 시작보다 일찍 도착한 우리는 빅토리아머시기 동산을 오르기로했다. 역시나 날씨가 참 아쉬웠다. 오르는 동안 파오와 밀린 대화를 나눴다. 파오는 다음주면 자기네 나라 스페인으로 돌아간다. 이후 다시 돌아와 잠깐동안 대학교에서 일을 해주고 남섬여행 후 다시 돌아간단다. 여기 더 있고싶지만 비자때문에 그럴 수가 없단다. 왠지모르게 씁쓸했다. 우리들의 운명이.
다시 내려와 이벤트를 구경했다. 대부분이 키위들이었지만 거의 가족단위였다. 날씨만 좋았다면...좀 덜 추웠더라면 근처 자리 잡고 그냥 앉아서 사람 구경만해도 재밌었을 텐데ㅠ
푸드 트럭있는 곳으로 가서 뭘 먹을 지 한바퀴를 쭉 돌아보고는 감자칩을 골랐다. 엄청 배고프던 차라 정말 맛있게 먹었다. 앉을 곳도 없어서 구석탱이에 자리를 잡고 서서는 이야기를 나눴다. 사야카는 그사이 중국인 남자친구가 생겼단다. 만난지 이제 2달째고 저번달에 이사해서 함께 살고있단다. 정말 행복할 것 같았다. 사랑하는, 그것도 이제 겨우 2달된 애인과 함께 살기까지하는데 천국이 아니면 뭘까싶다.
파오 flatmates들까지 합류해서 같이 이동했다. 별로 구경할게 없어서 금방 다시 페리를 타고 시티로 가기로했다. 얘네는 이런거 별로 안좋아하나보다. 같이 와서 즐겁기도했지만 혼자왔더라면 또 다르게 즐거웠을 것 같긴하다. 이벤트 하나하나 보고 음식도 더 맛보고, 데본포트도 더 구경하고.

시티로 돌아온 우리는 다음에 내가 일하는 실비아파크에서 보는걸로 하고 헤어졌다. 일본남자애와 사야카와 나는 저녁으로 일본 음식점을 가기로했다. 오... 홈스테이시절 버스타려고 늘 지나치던 일본식 술집겸 식당 Genta였다.
우린 여기서 한참을 앉아서 얘기 나눴다. 일본남자애랑은 술집에서 술취하거나 흥분된 상태로만 대화해보다가 정상적이고 평온안 상태로 대활 나누니 더욱더 좋았다. 모르겠다 이게 내가 마음이 안정을 찾아서 그런건지 최근에 만난 사람들이 유독 좋은 사람들이기때문인건지... 서로 말에 귀기울여주고 자기 자랑 하지않고 너무 좋았다.
10시반까지 있을 줄은 몰랐는데 이야기하느라 정신이없었나보다.

집에 오는길 벨라에게서 연락이왔다. 오늘 저녁 약속없으면 flat애들이랑 같이 청소 뒤풀이겸 맛있는 저녁 먹으러 가기로했는데 나는 일이랑 약속땜에 바빠서 나 빼고들 갔다. 데본포트에 있는데 전화오고 난리였었는데 Jan가서 다같이 시샤하고 no1.chicken 가서 치킨 포장해왔나보다. 치킨 좀 남겨놨다고 언제오냐며 기다리겠다는 연락이었다. 11시쯤 도착해서 남은 치킨 혼자 다 해치우며 벨라와 수다 떨었다. 표정이 심각해보였는데 갑자기 일을 하고싶단다. 여기서 알바로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있는데 그걸 벨라가 견뎌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강한 아이이긴하지만 굳이 일 안해도 되는 상황에서 하는거라 힘들다싶으면 바로 그만둘 것 같다.
갑자기 그러길래 사키가 오늘 또 뭐 한소리했나싶었더니 그런건 아니란다. 집에만 있는게 너무 심심하고 무기력해지는게 싫단다. 그러면서 다음주 시간있을때 실비아파크까지 대중교통으로 어떻게 가는지 알려달란다 ㅋㅋㅋ 쉐인도 차만 타고다니니 잘 모른단다. 아이고...ㅋ
CV란 것도 잘 모르는 것같았다. 그러면 다음주 가기전까지 CV작성해놓고 실비아파크 갈때 다 제출하고 오자고했다. 신나서 좋단다 ㅋㅋ CV 도 보내달래서 보내주기로했다.
신나게 떠들다보니 시간이 벌써 1시였다. 어쩐지 눈커풀이 무겁더라니...

뉴질랜드에서 살다보니까 익숙해져 여기서만나는 인연들이 당연한 것 처럼 느껴지는데 나도 언젠가는 돌아가야할 날이 올테고 그렇게되면 여기서의 생활은 영원히 추억으로 남게될테고... 이 친구들도 당연한게 아닌게 되어버리겠지. 나중에 스페인을 가거나 일본을 가거나해야지만 다시 만날 수 있는 걸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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