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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동물원

by noopy00 2021.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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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테브가 잔소리가 많았다. 날 만만하게보나 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바이런도 똑같이 나처럼 일하는 사람인데 나한테 일을 더 시킨다. 안그래도 할게 많아서 정신없어죽겠는데. 그래도 오늘은 나름 웃으면서 끝까지 한것같다. 원래 6시 퇴근이었지만 테브랑 바이런에게 부탁해서 4시에 퇴근하기로했다. 고맙게도 바이런이 나 대신 5시까지 일해주었다. 보답을 해야겠다.
오전시간은 정말 시간이 안갔는데 오후는 모자랄만큼 금방이었다. 오늘은 테브가 화장실 청소까지 시켜서 손으로 똥까지 닦아야했다. 으휴ㅠ 바리스타로 일하고있는건지 잡일하는 사람인지... 승질난다.
디저트 디스플레이 하고있으니까 테브가 또 내 기분 띄어준답시고 칭찬하면서 다음에 베이킹하는 거 폴에게 배울수있다는 말을 하길래 그 속이 너무도 뻔히보여서 한마디했다. 커피도 만들줄모르는데 무슨 베이커리냐고. 로리가 곧 떠나니까 그 다음 자리를 나에게 줄 생각인가보다. 그래봤자 나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4시 정각 땡하자마자 카페를 뛰쳐나왔다. 닉 얼굴 안봐서 넘 좋다.
동물원 갈 생각에, 친구들 만날 생각에 모처럼 또 기분이 너무 좋았다.
동물원앞에 도착하니 사야카가 보였다 ㅎㅎㅎ 헤헤 넘 반가웠다. 잠시뒤 파오와 파오 직장동료도 도착했다. 뉴질랜드에서 알게된 유일한 친구들. 지슬랭을 통해 알게되었지만 너무너무 좋다ㅠ 평생연락하고지내고싶을만큼. 내가 영어만 조금 더 잘 했더라면 좀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텐데...

기대했던것만큼 동물원은 그리 좋진않았다. 처음 들어섰을땐 설레임에 좋긴했는데 왠지모르게 어릴때만큼 동물에 관심이 많이 없어진것같다. 어릴땐 동물들 움직임 하나하나가 그렇게 신기하고 너무 좋아서 동물 우리마다 지겨운줄을 모르고 한참을 머물러 봤었는데... 오늘은 정말 그냥 그저 그랬다.
그래도 어쨌든 남은 3개월 버킷리스트 중 하나 이룬거라 좋았고 친구들과 함께해서 너무 행복했다^^
이곳을 혼자 왔을 거라고 생각하니 정말 우울했다 ㅋㅋ 예전만큼 동물에 관심이 있었더라면 또 모를까 그것도 아닌데 이 넓은 동물원을 1시간 넘도록 혼자 돌아보고 해질무렵 버스타러 휑한 거리를 혼자 걸었을걸 생각하니... ㅋ

동물원 관람을 끝내고 다같이 밥먹으러 갔다. 시티가서 한국 식당을 갈까도 생각했었는데 사야카가 미리 알아둔 태국 식당이 있단다.
나와 파오는 레드 커리를, 파오 친구는 야채 커리, 사야카는 카오팟(볶음밥)을 시켰다. 다 너무 맛있었다. 다같이 즐겁게 이야기 나누며 먹어서그런가 ㅎㅎ헤헤헤
파오 친구도 성격이 참 맘에 들었다. 콜롬비아에서 왔다기에 파울라처럼 여우같을걸 생각했는데 전혀아니었다.

파오는 3월 13일날 남섬으로 3주동안 뉴질랜드에서의 마지막 여행을 떠나고 사야카도 비자문제 때문에 3월 23일날 일본으로 떠난다. 나도 이제 곧 4월 말이나 5월초면 뉴질랜드에 있지않다. 너무 슬프다. 이 좋은 사람들을 여기서 헤어지고나면 앞으로 평생을 만나기 힘들거라는 걸 알기에... 이런걸로 아쉬워하고 슬퍼하다니 아직도 내가 어린걸까? 나중엔 나도 나이들어서 이러는 어린애들 보면 고작 이런걸로 슬퍼한다고 생각할까? 싫다ㅠㅠ 그러고싶지않다ㅠ
나중에 다들 뿔뿔히 흩어지더라도 꼭 각자 나라에가서 만나고말거다.

집에 오는길 사야카랑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나중에 한국이나 일본에서 꼭 만나자고 ㅎㅎ 나고야 한번도 안가봤는데 가봐야겠다 ㅎㅎ

오늘 일하는데 쉐인에게도 또 장문의 문자가 자꾸만 왔다. 어제밤새 냉동실 문이 열려있어 안에있던 것들이 다 녺았단다. 그러면서 냉장실 문을 세게 닫으면 가끔 냉동실 문이 열린다고 앞으로 다들 잘 확인해줬으면 좋겠단다. 거기까진 뭐 그런가보다 했는데 사키 답문을 보고 정말 어이가 없었다.
“정말 안된일이다. 그런데 나는 아니다. 어제밤 이른 저녁 먹은 이후로 오늘 아침까지 부엌엔 들어간 적이없다. 내 음식들은 안상했으면 좋겠다.”
나도 뭐라 부정을 하고싶었지만 너무 유치하기도하고 누구 잘잘못 따지는게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도 싶어서 아무 대꾸도 안했다. 뭐 내가 그랬을 수도 있지만 확실한 증거도 없고 사키도 주방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없었다. 쉐인이나 벨라가 그랬을 수도 있는거고. 혹여나 내가 했다해도 문 잘 열리는 냉장고를 산 쉐인 잘못이지 내 탓은 아니다.
한참뒤에 또 문자가 와서는 냉동실에 있던 대부분의 고기나 생선 등 음식들을 버려야했다며 거의 100불 치란다. 그렇게 계산해서 말하는 것도 웃기고 거기다 대답하는 사키도 더 웃겼다. 자기가 안한건 확실하지만 자기는 n등분해서 25불 보태줄 생각이 있단다.
그러던지 말던지 난 괜히 이걸로 또 보증금 깍거나 안줄까봐 걱정이다ㅠ
이와중에 벨라는 내 커피 먹어도 되냐, 우리 같이 시티가서 밥먹으러가기로한건 못하게된거냐 이런 소리를 갠톡으로 보내왔다. 뭔 속인지를 모르겠다.
만약 보증금 떼먹게되면 앞으로 얼굴보기는 힘들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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