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전히 괴로운 아침의 시작이었다. 필리페때문에 카페에 일하러 가기 싫을 정도였고 도저히 이 기분을 이겨낼 방법이 생각나지않았다. 거기다 이번주 스케줄이 살인적이었다. 오늘은 마감을 해야했고 작은 희망의 불씨같았던 칠레애들과의 여행마저 갈수없게되어 더욱더 절망의 나락에 빠지게되었다.
겨우 시간에 딱 맞춰 준비를 끝냈고 출근을 했다. 출근길 아기도리_마음공부 라는 유튜브를 우연히 알게되어 지금 내 심정을 절실한 마음으로 메일을 써서 보냈다.
칠레 애들이 모두 있었고 필리페와는 여전히 어색한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나눴다. 괴로웠다. 칠레 애들은 오늘도 여전히 스페니쉬로만 이야기를 나눴고 나는 오늘도 소외감을 느꼈다.
그래도 좀 다행인건 필리페와 다시 이야기를 나눌수있는 정도가 되었다. 최대한 이전 일들은 잊으려고 애썼다. 내가 지금 고통으로부터 살아날 길은 필리페와 친구라도 되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필리페와 잘 되지않아서, 필리페가 더이상은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 견디기 힘든것도 있었지만 마음이 잘 통했던 친구를 잃었다는 것도 나에게 큰 외로움의 고통으로 다가왔었던것같다.
그래서 다시 친구로라도 남자고 마음을 먹었다. 예전 처럼 날 다시 좋아해주길 바라지는 않는다.
계속해서 필리페를 쳐다보게되고 혹시나 이탈리아여행 같이 가자고 해주지는 않을까 아주 작은 기대를 품기도 했지만 최대한 친구로 생각하자고 노력했다.
마감할 생각에 엄청 우울했었는데 대리나를 기다리는 바이런과 필리페덕분에 늦은 시간까지 혼자가 아니었고 9시쯤 대리나와 테브가 도착해서 함께 마감을 했다.
집으로 가는 버스안, 왠지 모르게 기분이 정말 많이 나아졌다. 유튜버로부터 장문의 정성어린 답변메일을 받았고 필리페와도 어느정도 다시 이야기나눌수있는 관계가 되었고, 마감하면서도 대리나와 테브, 바이런의 도움으로 왠지 혼자가 아니라는 기분을 받았다. 또 틴더로 알게된 Deco에게서도 여전히 예쁘다는 말과함께 관심을 받고 있어서 그런가보다.
좀 나아진 기분으로 유튜버의 답변 메일을 읽고서 조금 깨달은게 생겼다. 나는 사랑받기 위해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누군가를 좋아할 때 그 사람이 자신을 좋아해주지 않더라도 그것을 받아드릴수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있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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