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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생활 2019/...일기

운수좋은 날

by noopy00 2021.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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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에 미련없이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는 삶을 살자

출근하는 필리핀 형제들때문에 아침일찍 잠 설치고 계획보다 조금 늦게 일어났다. 학교갈 준비하는 존과 인사하고 후다닥 준비하고 나왔는데 어제 미리 사놓은 물이랑 음료수도 빠트리고 나오고 열쇠까지 잊고왔다. 찝찝한 마음으로 동물원 출발 ㅜ

트레인타고 가는데 여기도 뉴질랜드에서처럼 역무원이 불시에 카드 검사를 한다. 뒤에서부터 찍으면서 오는데 내 뒤에 나이드신 할아버지한명이 역무원에게 오히려 신분증을 요구해서 깜짝 놀랐다. 

동물원 앞에 내렸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엄청 작아보여서 좀 실망했다. 동물원은 조용한 주택가에 있었고 한눈에 다 들어올 정도의 규모였다. 
입구를 겨우 찾아서 들어갔다. 매표소 할머니가 손이 엄청 느려서 예약한 표 받는데만 한참 걸린 것 같다.

시간대별로 거의 30분마다 각가지 동물들 먹이주는 쇼를 했다. 10시랑 10시반꺼는 늦어서 결국 놓쳤지만 나머지는 동물원 문 닫을 때까지 하나도 빼놓지않고 다봤다. 10시반쯤 입장해서 3시15분 딩고 먹이주는 것까지 5시간동안 혼자서 동물원을 돌아다녔다 ㅋㅋㅋㅋ 나도 참 대단하다 정말 ㅋㅋㅋ 

동물원은 외관보고 실망한 것에 비해서는 꽤 넓었다. 캥거루랑 왈라비도 얼마든지 직접 만져보고 가까이서 사진찍을 수 있어서 좋았다. 추가요금 주고 신청했던 코알라 개인 투어(?)는 걍 잠자고있는 코알라 엉덩이 만지면서 사진찍는게 다였다 ㅋㅋ 10불주고 보정 1도 없는 DSLR 사진하나 구매한 셈이다.

동물 먹이주는 쇼타임 중에 1시부터 2시까지 여유가 길게 있어 점심으로 Fish&chips를 사먹었다. 호주 와서 가장 먼저 눈에 띄였던 새중에 하나가 White ibis라는 새 인데 여기 동물원안에도 엄청 많았다. 인터넷 검색해보니 여기서는 쓰레기새, 거지새라고 불린단다. 하....
이 새새끼때문에 먹는 내내 불편했다. 나중에는 그 커다란 몸집으로 테이블까지 올라와서 기다란 부리로 잽싸게 내 칩을 노렸다. 언제 그랬는진 몰라도 테이블위에다 똥까지 거하게 지려놨다. 양이 어마어마하다. 무시하고 먹으려는데 자꾸만 커다란 몸집으로 내 얼굴 앞까지 다가오는 통에 휴지랑 플라스틱 포크를 던져서 위협해봤지만 자기가 지려놨던 똥을 밟아 뭉게며 미끄러지면서까지 도망가질 않는다. 결국 먹다말고 일어났다.

마시다만 콜라를 손에 쥐고 Tasmania Devil 먹이 쇼를 구경하러갔다. 고기씹어먹는 걸 집중해서 보고있는데 갑자기 머리위에서 푸더덕 소리가 나더니...쒯.......
내 위에서 어떤 새가 똥을 쌌다ㅠㅠ 
기분나쁠 새도 없이 얼른 처리해야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쪽팔림은 덤이었다. 바로 화장실로 가서 보이는 곳을 다 닦았지만 머리 위는 확인 할 수가없어서 찝찝한채로 동물원 나갈때까지 있을 수 밖에없었다ㅠ 아까 쓰레기새한테 못되게 굴어서 벌받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ㅠ

동물원 막판에 생리도 터져서 이래저래 찝찝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뭘 특별히 한 것 같지도않은데 어찌나 피곤한지... 돌아오는 기차안에서 코까지골면서 졸았다.

그래도 씻어야했기에... 헬스까지가서 열심히 운동하고왔다.(집 욕실에선 도저히 샤워를 못하겠다.) 졸음이 몰려와서 저녁먹고는 방으로 들어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데 존이 방까지 찾아와서는 말을 걸었다. 오늘 헬스장에 마우이 닮은 사람 봤냐면서 ㅋㅋㅋ 다시 거실로 나가 한참을 떠들고 놀았다. 존 너무 귀엽당 ㅜㅜ 

10시쯤 자려고 방에 들어왔는데 필리핀 형제도 방으로 왔다. 형이랑 단둘이 있을때 잠깐 이야기를 나눴는데 애가 참 유쾌하고 괜찮아보였다. ㅎㅎㅎㅎㅎㅎㅎ
잠시 뒤 동생이 들어와 침대에 눕는데 어두운 방안에서 폰 불빛으로 흘끗보이는 웃통벗은 몸을 보는데 왜케 설레는건지.... 아놔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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