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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생활 2019/...일기

하나를 버리니 두개가 들어왔다

by noopy00 2021.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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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넘 늦게 자서 오늘아침 영어수업을 갈까말까 망설였지만 어쨌든 세수도 안하고 가긴갔다. 주립도서관으로 당당하게 갔다가 완전 다른 곳을 왔다는 걸 알고 급하게 트램을 탔다. 그래도 Zac덕분에 몇번 타봤다고 능숙하게 탈수있었다. 걸어갔으면 백방 늦었을텐데 딱 맞춰 도착했다 ㅎㅎ

이번 수업은 지난번에 비해 별로였지만 어쨌든 이것도 공짜로 생긴 기회인건데 이 자체를 즐기자고 마음먹었다. 무료봉사해주시는 쌤도 지난번보다 훨씬 별로였지만 나중에보니 생각하는게 깨어있으신 분이었다. 내 왼쪽 분이 본명은 발음하기 어려워 영어이름으로 자기소개를 하는데 거기에다가 오히려 쌤이 자기들 발음이 구리니 이해해달라면서 시간을 조금 주면 연습해서 잘 할 수 있을거란다. 거기다 내 옆에 말많은 이란 여자애가 나와 내옆 언니한테 어떻게 아시아인들은 서로를 구별하냐면서 물어보니까 거기에 하시는 말씀이 사실 생긴걸로 구별한다는것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아무리 중국사람같이 생긴사람도 한국인일 수 있는거고 서양인들도 마찬가지라며. 무료 봉사로 여러나라사람들에게 영어를 가르치시는 만큼 생각도 그만큼 깨어있으신것같다.

내 오른쪽에 앉은 이란 여자는 처음부터 자기가 원래 엄청 바쁜 사람이라고 소개를 하더니 다른 사람들 말할 기회조차 안주고 혼자 자기얘기하기 바빴다. 물어보지도 않은 사생활까지 줄줄줄 쉬지않고 말을 하는데 참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ㅋㅋ 
브라질 아주머니께서 뭔가를 질문하면 그 질문을 제대로 듣지도않고 자기말 하기바빴다 ㅋㅋㅋ 솔직히 처음엔 왜 하필 이런 사람이랑 같이 하게됬을까 좀 짜증나기도했는데 뭐... 이런때도 있고 저런때도 있는거니까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했다. 그랬더니 이 시간이 그렇게 막 엄청 쓸모없고 재미없는 시간으로 느껴지지가 않았다.

특히 내 왼쪽에 앉은 언니가 알고보니 한국인이었고 일본에서 오랫동안 IT 일을 해온 분이었다. 일본에서 일하면서 호주 영주권을 딴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고 일본내 외국계 회사 지원이 가능한 유용한 사이트도 알게되었다. 또 생각있으면 일본 한국 회사에 소개를 시켜줄수도있다는 것. 
옛날 같았으면 이런 호의에 대해 의심부터 했을꺼고 받았으니 뭐든 줘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렸을거지만 이제는 내가 남에게 베푼만큼 그게 돌아오는 구나, 이 고마운 마음은 나중에 내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다시 베풀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 언니도 참 깨어있으신 분이었다. 여느 40대 한국 아줌마와 달리 늘 자신을 개발하고 어떻게든 인생을 즐기면서 살수있는 길을 찾아나서는 분이었다. 

언니 덕분에 저녁에 밋업도 같이 참여하게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밋업은 이성 꼬시기위한 만남의 장소같아서 꺼려지기시작했는데 교회에서 주최하는 이번 밋업은 꽤 괜찮았다. 다만 내 레벨에 자리가 꽉차서 완전 초급 레벨에 들어갔더니 제대로된 영어를 쓸수없었다는게 좀 아쉬웠지만 ㅋ

끝나고 언니가 이미 친해진 외국 애들과 같이 대화를 나누면서 다음주 같이 밥을 먹기로 약속잡았다.

정말 신기하게도 일을 구해야겠다는 욕심을 버렸더니 더 좋은 일들이 생겼다.
뭔가 하나를 버리니 다른 하나가 들어온다는 말... 그게 이런걸 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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