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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

[D+29] 하루에 약속 3탕뛴날...

by noopy00 2020.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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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6

 

 

 블라도 만나서 자전거 탈랬는데 준비성없이 걍 만나는 바람에 자전거 빌리는데 한시간이나 소요되버렸다. 그래도 여차저차 빌려서 미션베이까지 찍고왔다. 오랜만에 타는건데 여전히 무서웠다. 여긴 대여 자전거들이 전부 로드바이크라 엄청 높게 느껴졌다. 거기다 바로 도로 옆을 따라서 달리는 거라 목숨이 왔다갔다.. 

 

 

 



 한시에 미키, 아스카, 코쯔에랑 만나서 원트리힐을 갔다. 왠지모르게 기분이 너무 다운됬다. 블라도와 자전거타는거에서 괜히 내가 짐짝된 기분이라 그랫나보다. 거기다 일본애들조차 뭔가 침울해서 더 짜증이났다. 

 


원트리힐은 기대했던것보다 별 것 없었다. 중간에 소나기가 엄청 쏟아져서 집에가고싶었다. 그래도 오클랜드 살면서 꼭한번은 가봐야할 곳 하나 완료했으니 그거에 만족한다.

 

비온 뒤 무지개

 

 시티로 돌아와서는 코쯔에가 추천한 한국식 고기뷔페를 갔는데 오랜만에 포식했다. 떡볶이가 있길래 퍼와서 먹는데 미키가 맵냐고 물어왔다. 아무 생각 없이 전혀 안맵다고 적극적으로 먹어보라며 추천했는데 한입 먹고는 순식간에 얼굴이 시뻘게지더니 물을 벌컥벌컥 들이킨다. 일본인들 매운거 잘 못먹는다지만 이정도 일줄은 몰랐다.

 


 밥 다 먹어갈때쯤 지슬랭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자기있는 곳으로 오겠냔다. 친구집으로 모이는 줄 알았는데 도착한 곳은 호텔 방이었다. 브라질 덩치 친구랑 단둘이 있었다. 오늘 뭐했냐고 물어보니 그 둘도 오늘 원트리힐을 다녀왔단다. 남자 둘있는 호텔방에 여자혼자 있어도 되나 1초 고민하고는 세상편하게 자리잡고 앉았다. 월드컵 경기 다같이 보려고 호텔까지 예약했단다. 결과적으론 기술적인 문제로 경기는 못보고 대신 넷플릭스로 스탠딩 코미디나 보면서 3시간동안 내내 지루하게 있다가 결국 막차 놓치고 근처까지 가는 다른 버스타고 집에가는 길이다. 당연히 지슬랭이랑 같이 집에 올거라고 생각하고 그시간까지 앉아있었던건데....... 믿고있었던 지슬랭은 폴라랑 호텔에서 1박할 생각인가보다. 왠지모를 배신감이... ㅠㅠ 그래도 멋진 스카이타워 뷰 본걸로 만족하자

 

 

 문득, 우리집이 그렇게 가난했음에도 왜 난 돈에대한 결핍이 없었던 걸까 생각을 해봤다. 김수영작가를 포함해 현재 성공해서 부를 누리고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 어릴적 찢어지게 가난했던 경험으로 돈에 대한 욕구가 자연스레 강해졌는데 왜 난 아니었을까.
그러고보면 엄마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렇게도 힘든 결혼생활을 지내오면서도 자기 연민과 신세한탄을 한 적이 없었다. 물론 본인의 상처로 인해 자식인 우리들에게 때로 또다른 상처를 주기도 했지만 결코 우리를 탓하거나 엄마 자신을 놓아버린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돈에 쪼들려 비굴해지거나 비참해진 모습을 본적이 없다. 생각해보면 꽤 여유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 힘든 와중에서도 생활속 조그마한 즐거움을 찾으려했었고 본인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공감할 줄 알았고 적어도 남들에겐 한없이 너그럽고 베풀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
내가 돈에대해 결핍을 느끼지 못했던 이유는 처음엔 돈보다 중요한건 (정신적인)생존이었기때문이고, 우리가족의 불행은 돈때문이 아니었다는걸 어릴때부터 알았기때문이다. 행복은 돈이 아닌 사람에게서 오는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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